최근호

가정과삶의질연구(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42 , No. 4

[ Article ]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42, No. 4, pp. 135-146
Abbreviation: JKHMAJFBL
ISSN: 2765-1932 (Print) 2765-24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4
Received 23 Sep 2024 Revised 28 Oct 2024 Accepted 26 Dec 2024
DOI: https://doi.org/10.7466/JFBL.2024.42.4.135

청년의 은둔이 우울감 및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가족 및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장원빈1 ; 문의정2, *

The Effect of Young Adults’ Social Withdrawal on Depressive Symptoms and Life Satisfaction: The Moderating Role of Communication with Family and Peers·Colleagues
Wonbin Jang1 ; Ui Jeong Moon2, *
1Department of Counseling, Hannam University, Ph.D. candidate
2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and Guidance, Hannam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Ui Jeong Moon,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and Guidance, Hannam University, 70, Hannam-ro, Deaduck-gu, Deajeon 34430, Rep. of Korea. E-mail: ujmoon@hnu.ac.kr

Funding Information ▼

초록

본 연구는 청년의 은둔이 우울감 및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가족 및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를 살펴봄으로써, 청년기 은둔 예방과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청년삶실태조사에 참여한 19~34세 청년 14,966명의 응답자료를 활용하여 기술통계, 상관관계분석, 위계적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은둔청년은 비은둔 청년에 비해 높은 우울감과 낮은 삶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둘째, 가족과의 소통 단절은 청년의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은둔의 부정적 영향을 증가시켰다. 마지막으로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은 청년의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은둔의 부정적 영향을 증가시키고,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은둔의 부정적 영향 또한 증가시켰다. 이는 은둔이 우울감 증가와 삶의 만족도 감소에 영향을 미칠 때 청년의 관계 영역별 소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은둔 청년의 우울감 증가 및 삶의 만족도 감소는 친구·동료 등 사회적 관계의 소통이 단절될 때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친구나 동료와의 소통 여부가 청년의 전반적인 삶의 질 평가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기반 집단 상담, 사회적 관계 역량 강화 교육을 기획 및 제공과 그들의 가족과 또래집단 및 동료집단에게 은둔 청년과의 소통 기술 훈련을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의 운영을 제안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whether communication disconnection with family and friends⋅colleagues moder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 withdrawal and depressive symptoms and life satisfaction among young adults, aiming to inform policy measures for prevention and social reintegration. Using data from the 2022 Youth Life Survey, responses from 14,966 individuals aged 19–34 were analyzed through descriptive statistics, correlation, and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es. Key findings include: first, socially withdrawn young adults reported higher depression and lower life satisfaction compared to their non-withdrawn peers; second, communication disconnection with family intensified the negative impact of social withdrawal on depressive symptoms; and lastly, disconnection with friends⋅colleagues exacerbated both increased depressive symptoms and decreased life satisfaction. These findings highlight the critical role of social communication in mitigating the adverse effects of social withdrawal, particularly in relational domains. The study recommends implementing psychological and emotional support programs for socially withdrawn youth, such as online group counseling and social skills training. Additionally, communication training for families, peers, and colleagues is suggested to strengthen support networks and improve interactions with socially withdrawn individuals. These measures aim to enhance young adults’ life quality and foster their social reintegration.


Keywords: Young adults’social withdrawal, communication disconnection with family, communication disconnection with friends/colleagues, depressive symptoms, life satisfaction
키워드: 은둔 청년, 가족과의 소통 단절,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 우울감, 삶의 만족도

I. 서 론

“줄어드는(shrinkig) 삶, 왜 일부 아시아 청년들이 세상에서 손을 떼는가”. 이는 얼마 전 미 CNN에서 보도된 한 기사의 제목이다. 오랫동안 은둔형 외톨이는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 문화에 얽매인 현상으로 이해되었으나,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보고되는 현상이 되었다(Yeung & Jeong, 2024).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터넷 이용의 증가와 대면 교류의 감소로 인해 더 이상 지역에 국한하지 않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Yeung, Jeong, 2024.5.), 은둔 청년들에 대한 개별적 이해와 치료적 개입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립·은둔 청년은 2021년 기준 전체 청년인구 대비 5%로, 약 54만명으로 추계되었다(보건복지부, 2023). 청년기의 은둔은 중장년기 은둔형 외톨이나 노년기 사회적 고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단순히 청년기만의 문제가 아닌,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다(김성아, 2023; 김혜원, 2022).

청년의 사회적 고립과 은둔은 우울감, 외로움, 고립감, 강박증, 대인예민성, 불안감을 증가시키고(김혜원, 2022; 이수비 외, 2022; 정진영 외, 2023; Noguchi et al., 2021; Wong et al., 2019), 정신적·신체적 소진 및 자살사고, 자살위험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노가빈 외, 2021; 류주연 외, 2023; 박주홍, 2023; 여인중, 2005; McClelland et al., 2020; Wong et al., 2019). 이러한 정신건강 측면의 취약성은 고립·은둔 청년들의 일반적 특성으로 은둔의 장기화 및 만성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김혜원, 2022; 노가빈 외, 2021; 박주홍, 2023).

Adler(1924)는 인간의 본성이 사회적 존재임을 강조하며, 건강한 심리적 발달을 위해 타인과의 관계와 사회적 유대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Adler의 개인심리학 관점에 따르면, 개개인의 사회적 관심이 높다면 개인의 삶이 건강하고 윤택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개인 차원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전체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Adler 김민정, 2020). 청년기 고립·은둔으로 인한 부정적 정서 경험이 사회적 안전망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명진 외, 2014)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연구와 개입이 필요하다. 사회적 고립과 은둔은 경제활동 인구 감소와도 관련이 있으며, 이들을 위한 자활·재활 및 돌봄, 그리고 심리적 지원 등 사회적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게 된다(김성아, 2022a). 이러한 고립과 은둔 상태는 수년 이상 이어질 경우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사회로의 복귀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과 조기 개입이 절실하다(김광희, 2020).

이러한 기조에서 고립·은둔 청년을 신(新)취약계층으로 고려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지원 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2019년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의 제정을 시작으로(광주광역시조례 제5282호, 2019.10.15.), ‘2023-2027년 장애인 정책 종합계획’에서도 장애의 개념을 기존 의학적 기준뿐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환경적 장벽으로 인한 장애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관계부처합동, 2023). 최근에는 ‘2024년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시범사업’ 운영이 추진되면서(보건복지부, 2023) 제도적 기반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은둔형 외톨이의 특성상 대면접촉을 기피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책적 지원 수요자 규모 및 생활실태 등을 확인하는데는 한계를 보인다(보건복지부, 2023). 또한, 용어의 사용에서도‘고립·은둔’, ‘사회적 고립’, ‘은둔형 외톨이’, ‘고립’, ‘은둔’, ‘소외’ 등이 혼재되어 사용되므로 정책이 대상으로 하고자 하는 청년 고립 및 은둔의 특성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그에 따른 지원 내용의 초점은 보완이 필요한 상태라 볼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 현상은 1990년대 일본에서 초기 명확한 용어가 없이 ‘콕 박혀있다’의 의미인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 Hikikomori)’라는 일본의 신조어(斎藤環, 1998)를 차용하였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두드러진 사회현상으로 드러나 ‘은둔형 외톨이’라는 용어가 생겨났으며, 특정 정신장애가 은둔의 원인이 되지 않으면서 6개월 이상 집에서 은둔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김혜원, 2022). 통상적으로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집안이나 특정 공간에 홀로 틀어박혀 타인과의 소통과 경제활동을 끊은 이들을 통칭(김광희, 2020)하기도 하며, 가족 이외의 사회적 교류를 단절하고 한정된 공간에 최소 3개월 이상의 장기간(노가빈 외, 2021), 또는 일정 기간 이상 칩거한 경우(여인중, 2005), ‘집’이라는 공간적 측면과 ‘나가지 않는다’의 행동적 측면이 결합된 상태(유민상 외, 2023)로 정의하기도 한다. 은둔형 외톨이의 조건으로‘가족(특히 부모) 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거의 맺지 않는 것’을 제시하기도 한다(김혜원, 2022). 즉, 집 또는 방 등 한정된 물리적·공간적 단절에 대해 공통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나, 학자마다 사회적 접촉 범위, 은둔 특성, 은둔 기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은둔형 외톨이와 개인의 사회적 고립은 우울감, 외로움, 고립감, 슬픔 등 정신건강 측면에서의 취약성을 갖는다는 점(Noguchi et al., 2021)에서 유사성을 가지며, 대부분의 연구에서도 은둔과 사회적 고립을 유사한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고립에는 사회적 관계 요소와 개인의 소통 기능이 포함된다. 황수진 외(2021)의 연구에서는 사회적 고립은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와 문제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지각 정도와 높은 관련성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김성아(2022b)도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배제의 관점에서 ‘정서적 교감을 포함한 도움이 필요한 곤란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가 부재한 상태’를 사회적 고립의 주요 요소로 정의하였다. 또한 청년들은 취직, 구직활동 등과 같은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도 특히나 ‘의미있는 교류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사회적 고립 상태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류주연 외, 2023). 그 외에도 소통의 부재(김광희, 2020), 고립된 인적 교류 양상(이명진 외, 2014), 타인과의 유의미한 교류의 부재(김성아, 2023) 등 사회적 고립의 정의에는 관계적 요소가 공통적으로 언급된다. 즉, 관계적 교류 여부는 사회적 ‘고립’에 대한 준거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물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공간적 단절 상태인 은둔과는 구별되는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몇몇 한국 청년들의 고립·은둔 연구에서는 은둔의 기준을 사회적(관계적) 고립 개념에 포함하고 있어, 요즘 청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원인이 사회적 고립인지 은둔으로 인한 것인지 모호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관련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다양한 은둔의 기준에 따르면(김혜원, 2022; 노가빈 외, 2021; 여인중, 2005) 사회적 관계 양상에 차이가 있어도 방 또는 집에서 칩거한다면 모두 은둔에 포함될 수 있다(예: 친구, 직장동료, 지인 등 사회적 관계에서 철수하였으나 가족과는 활발하게 소통하는 경우 / 가족과도 직접 소통하지 않는 경우 / 현실 관계는 단절한 채 온라인상의 사회적(관계적) 소통만 하는 경우). 또한 은둔 청년의 사회적 고립에 대한 자발성 여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방 또는 집에서 칩거한다면 은둔으로 분류될 수 있다(예: 자신의 편의와 만족을 위한 칩거 상태 /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통제에 따른 칩거 상태). 비슷한 시기에 연구된 Coplan et al.(2021)의 개인이 혼자 있는 시간의 영향 연구에서는 자발적으로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철수한 것인지, 비자발적으로 소외된 것인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렇듯 최근에는 사회적 고립 연구는 고립감, 외로움 등 심리(정서)적 측면을 다루고, 은둔 관련 연구는 공간적, 물리적인 제한에 초점(곽미선, 박지영, 2024)을 두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물리적 은둔과 사회적 단절을 별개로 봐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Roza et al., 2021). 또한 사회적 관계 자본이 부족하거나 결핍된 상태, 외출빈도가 낮거나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가 심화될 경우 은둔으로 고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곽미선, 박지영, 2024; 김성아, 2023)는 사회적 고립과 은둔의 상호작용 또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특히 은둔 상태에서 경험하는 소통의 단절은 은둔의 만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타인과의 소통과 외부의 도움은 은둔 생활의 탈피에 결정적 도움을 준다는 연구(노가빈 외, 2021)는 사회적 소통의 조절효과를 유추해 볼 수 있게 한다. 여기서 사회적 소통은 부모 및 가족과의 소통과 친구 또는 직장동료 등 가족 외 확장된 환경에서의 소통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어릴 적 주양육자인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애착을 바탕으로 한 부모와 가족과의 소통(Barholomew & Horowiz, 1991)은 사회적 유대감, 친밀감, 소속감을 바탕으로 한 성인기 친구와 동료와의 소통(Erikson, 1968)과 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 청년의 정신건강에 대한 영향요인을 탐색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친구와의 빈번한 교류가 청년층 자살사고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임지혜, 김재우, 2020). 또한, 사회적 상호작용(Stolle, 2002), 사회적 관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청년의 우울감과 관련이 있으며(박채림, 한창근, 2023), 사회적 배제로 인한 노인의 우울감을 구조적, 기능적 사회관계망 수준이 일부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김나영, 2023).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는 청년의 은둔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관계적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가능성을 지지한다.

관련 선행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본 연구는 청년의 은둔과 사회적 교류의 특성은 구분되어야 하며, 은둔 청년의 정신건강은 사회적 교류의 여부 및 관계 영역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일반적으로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는 삶의 질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되는데, 우울감은 정서적 상태이고(Beck, 1974) 삶의 만족도는 행복감 등의 정서적 상태와 구분되는 인지적인 차원의 평가(Diener, 1974)이기 때문에 동시적으로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청년 은둔이 우울감 및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사회적 교류를 가족과의 소통과 친구·/동료와의 소통으로 구분하여 관계적 소통의 조절효과 정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은둔 청년들의 부정적 정서의 누적적 경험에 개입할 수 있는 보호요인을 탐색하고, 은둔 청년의 심리적 에너지 기반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 모색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설정한 연구문제와 모형은 다음과 같다<그림 1>.


그림 1.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관계적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 연구문제1. 청년의 물리적 은둔, 가족과 소통 단절, 친구·동료와 소통 단절은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가?
  • 연구문제2.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가족과 소통 단절과 친구·동료와 소통 단절은 조절효과를 갖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가설 검증을 위해 국무조정실 및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재)한국통계진흥원에서 실시한 2022년 청년삶실태조사의 19세~34세 청년의 응답 자료를 활용하였다. 청년삶실태조사는 다양한 청년의 삶을 종합적으로 포착하여 청년층의 욕구와 인식을 파악하고, 결과적으로 청년 삶의 질을 제고하는 기초자료의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정세정 외, 2022). 2022년 1월 1일 기준 만 19-34세의 청년을 포함하는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17개 시도 및 인구 규모와 지역적 차이를 고려한 층화확률비례계통추출법에 근거해 표본을 선정하였다(정세정 외, 2022).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선정된 19~34세 청년과 그 청년이 속한 15,000가구를 대상으로 대면 면접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자료검토 및 집계 과정에서 발견되는 특이사항, 이상치를 제외하고 총 14,966명 청년의 응답 자료를 확보하였다(정세정 외, 2022). 이에 본 연구에서는 14,966명의 청년 응답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2. 측정도구
1) 우울감

우울감은 우울증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를 활용하여 측정하였다.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흥미나 재미가 거의 없음’, ‘가라앉은 느낌, 우울감, 혹은 절망감’, ‘잠들기 어렵거나 자꾸 깨어남, 혹은 너무 많이 잠’, ‘피곤함, 기력이 저하됨’, ‘식욕 저하 혹은 과식’등 총 9개 문항에 대한 1-4점 범위(1=전혀없음~4=거의 매일) 응답 자료를 활용하였다. 전체 척도의 총점 범위는 9-36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해당 척도의 Cronbach’s Alpha는 .876으로 나타나 높은 수준의 신뢰도를 확인하였다.

2) 삶의 만족도

청년 삶의 만족도는 순차적으로 개발될 청년 지표에 활용 가능성과 타 조사와의 일부 비교 가능성을 고려하여 2022년 청년삶실태조사에 포함된 문항이다(정세정 외, 2022). ‘귀하는 요즘 귀하의 삶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십니까?’의 단일 문항에 대해 0-10점(0=전혀 만족하지 않는다~10=매우 만족한다)의 응답 범주로 측정하였다.

3) 물리적 은둔

청년의 물리적 은둔은 2022년 청년삶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간된 정책보고서(정세정 외, 2022)의 ‘은둔’ 집단 구분 기준을 따랐다. 이는 관련 선행연구에서 은둔 및 고립 수준 평가 내용 중 공통적으로 확인된 외출 빈도와 목적을 기준으로 구성되어있다. ‘귀하는 평소 얼마나 외출하십니까?’의 문항에 대해 청년 본인의 응답 8가지 범주를 이분형 으로 재부호화 해 분석에 활용하였다. ‘보통은 집에 있지만, 자신의 취미생활만을 위해 외출한다’, ‘보통은 집에 있지만, 인근 편의점 등에 외출한다’, ‘자기 방에서 나오지만 집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 ‘자기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의 응답은 ‘1=은둔’, ‘직장이나 학교로 평일은 매일 외출한다’, ‘직장이나 학교로 일주일에 3~4일 외출한다’, ‘여가생활을 위해 자주 외출한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끔 외출한다’의 응답은 ‘0=비은둔’으로 구분하였다.

4) 가족 및 친구·동료 소통 단절

2022년 청년삶실태조사에서 청년의 사회적 교류 여부는 ‘가족 또는 친척(동거 가족 제외) ’ 혹은 ‘가족 또는 친척 외의 사람(업무상 접촉 대상 제외)’과의 소통에서, 평소에 대면, 인터넷(SNS), 전화 등의 방식으로 교류하는 사람의 유무를 묻고, ‘예/아니오’의 이분형 응답범주로 측정하였다(정세정 외, 2022). 본 연구에서는 관계 영역별 소통 단절의 여부를 분석에 활용하고자 ‘가족 또는 친척’은 ‘1=가족과의 소통 단절’, ‘0=가족과의 소통’으로, ‘가족 또는 친척 외의 사람 중’은 ‘1=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 ‘0=친구·동료와 소통’으로 구분하였다.

5) 통제변수

관련 선행연구의 검토를 통해 종속변수인 청년의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청년의 성별, 최종학력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경제활동(참여, 미참여), 가구 유형, 가구소득에 대한 주관적 인식, 1년 이내의 번아웃 경험 여부를 통제변수로 설정하였다.

성별은 1=여자, 0=남자로 구분하여 더미변수를 생성해 분석에 활용하였다. 최종학력수준의 경우 0-7 범위(0=무학, 1=초등학교 졸업~6=석사 졸업, 7=박사 졸업)의 응답자료를 활용하였다. 경제활동 상태의 경우 1=경제활동 미참여, 0=경제활동 참여의 더미변수로 분석에 활용하였다. 가구소득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우리 사회의 소득계층을 다섯 집단으로 구분할 때, 귀하는 다음 중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의 문항에 대한과 1-5 범위(1:하층-5:상층) 응답 자료를 활용하였다. 부모교육수준은 부/모 각각의 응답에 대해 고등학교 졸업 이하, 대학재학 이상의 범주로 재부호화한 후 고등학교 졸업 이하를 기준변수로 사용하였다. 가구 유형은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정신건강 및 사회적 관계의 측면에서 취약성을 갖는다는 점(박민진, 김성아, 2022)을 고려하여 ‘1=1인 가구’, ‘0= 2인 이상 가구’로 구분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소진(burn out) 경험은 우울과도 관련성이 있다(노가빈 외, 2021). 이에 ‘최근 1년 동안 업무, 학업, 취업준비 등으로 스스로 소진(번아웃) 되었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의 문항에 대한 이분형 응답을 재부호화(1=번아웃 경험, 0=번아웃 경험 없음)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3. 분석방법

연구가설 검증을 위해 2022년 청년삶실태조사 자료의 재부호화(recoding) 및 검토 작업(data cleaning)을 진행하고 SPSS 29.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고 연구변인 간 상관관계를 검토하였다. 연구가설 검증을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조절효과 검증은 다중공선성 감소를 위해 측정변인을 평균중심화(mean centering)한 변인 간 곱으로 상호작용항을 산출하여 사용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인구사회학적 변인을 통제하였으며 통제변수는 청년의 성별, 최종학력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경제활동(참여, 미참여), 가구 유형(1인 가구, 2인 이상 가구), 가구소득에 대한 주관적 인식, 1년 이내 번아웃 경험 여부이다. 연구변인 간 분산팽창계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는 1.019(성별)~2.581(가구 유형)의 범위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음을 검증하였다(VIF≤10).


Ⅲ. 연구결과
1. 기술통계 및 성별 비교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 
기술통계 (N=14,966)
구분 전체
M/% SD Range
남성 47.9%
우울감 11.74 3.81 9-36
삶의 만족도 6.74 1.92 0-10
물리적 은둔 2.7%
가족 소통 단절 12.9%
친구·동료 소통 단절 8.8%
최종학력수준 4.65 .75 0-7
부모교육수준
고등학교 졸업 이하 58.5%
대학재학 이상 41.5%
고등학교 졸업 이하 59.8%
대학재학 이상 40.2%
경제활동
참여 64.5%
미참여 35.5%
가구 유형
1인 가구 35.8%
2인 이상 가구 64.2%
가구소득인식 2.99 1.42 1-5
번아웃 경험 32.5%

우울감은 9-36점 범위 내 전체 평균은 11.74점(SD=3.81)이었으며, 삶의 만족도는 0-10점 범위 내 6.74점(SD=1.92)의 평균을 나타냈다. 은둔 청년은 전체의 2.7%였으며, 가족과 소통을 단절 집단은 전체의 12.9%이고,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 집단은 전체의 8.8%였다. 청년의 최종학력은 4년제 대학교 졸업(68.5%)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전문대학 졸업(16.0%), 고등학교 졸업 이하(11.8%)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교육수준은 부, 모 모두 고등학교 졸업 이하(각각 58.5%, 59.8%)가 많았으며, 청년들은 대다수가 취업자(64.5%)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유형은 1인 가구(35.8%)에 비해 2인 이상 가구(64.2%)가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가구소득에 대한 주관적 인식의 평균은 1-5 범위 내 2.99점(SD=1.42)으로 중앙값보다 높았다. 최근 1년 이내 번아웃(소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년은 전체의 32.5%로 나타났다.

2. 주요 연구변인 간 상관관계

주요 연구변인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 
주요 연구변인 간 상관관계분석 (N=14,966)
구분 1 2 3 4 5
1 1 .058** .073** .116** -.150**
2 1 .525** .044** -.096**
3 1 .053** -.082**
4 1 -.396**
5 1
주. 1.물리적 은둔, 2.가족 소통 단절, 3.친구ㆍ동료 소통 단절, 4.우울감, 5.삶의 만족도
**p < .01

청년의 물리적 은둔은 가족 소통 단절, 친구·동료 소통 단절, 우울감과 정적(+)인 관계를 보였으며, 삶의 만족도와는 부적(-) 관계를 보였다(p<.01). 가족 소통 단절은 친구·동료 소통 단절, 우울감과 정적(+) 관계로(p<.01), 삶의 만족도와는 부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청년들의 친구·동료 소통 단절은 청년의 우울감과는 정적(+), 삶의 만족도와는 부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p<.01).

3.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가족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청년의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물리적 은둔과 가족 소통 단절의 주효과 및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결과는 <표 3>과 같다. 주효과 및 상호작용 효과를 모두 포함할 수 있도록 위계적 회귀분석의 마지막 모델만을 제시하였다.

표 3. 
청년의 물리적 은둔과 우울감, 삶의 만족도 관계에서 가족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N=14,966)
투입 변인 우울감 삶의 만족도
Coeff(SE) BETA Coeff(SE) BETA
물리적 은둔(S) 1.673(.217) .069*** -1.254(.114) -.104***
가족 소통 단절(F) .375(.092) .032*** -.417(.049) -.072***
(S)*(F) 1.225(.439) .025** -.156(.231) -.008
Constant 11.876(.281)*** 5.590(.148)***
R2 .207** .119
주. 분석과정에서 청년의 성별, 최종학력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경제활동, 가구유형, 가구소득인식, 번아웃 경험을 통제하였음.
**p < .01, ***p < .001.

청년의 성별, 최종학력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경제활동, 가구유형, 가구소득인식, 번아웃 경험 여부를 통제한 후 우울감에 대한 주효과를 살펴본 결과, 물리적 은둔(β=.069, p <.001)과 가족 소통 단절(β=0.32, p <.001)은 각각 청년의 우울감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은둔과 가족 소통 단절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여 분석한 결과,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에서 유의한 가족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를 확인하였으며(β=.025, p <0.01) 이를 설명하는 그래프는 [그림 2]와 같다.


그림 2.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에서 가족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그림 2>는 물리적으로 은둔하는 청년이 비은둔 청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우울감을 경험하며, 물리적으로 은둔하는 상태에서 가족 소통이 단절될 경우 청년의 우울감이 더욱 가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청년의 물리적 은둔(β=-.104, p <.001)과 가족 소통 단절(β=-.072, p <.001)은 삶의 만족도 감소에 각각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년의 물리적 은둔과 가족 소통 단절의 상호작용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통제변수와 관련하여 청년이 여성인 경우(p<.001), 최종학력수준이 낮을수록(p<.001), 부의 최종학력이 고졸 이하인 경우(p <.05),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p<.001), 가구소득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낮을수록(p<.01), 최근 1년 간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p <.001) 더 높은 우울감을 나타냈다. 또한, 여성일 경우(p<.01), 최종학력수준이 낮을수록(p<.001), 아버지의 교육수준이 고졸 이하인 경우(p<.001), 가구소득에 대한 인식이 낮을수록(p<.001), 최근 1년 간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p <.001) 더 낮은 삶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4.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친구·동료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청년의 물리적 은둔과 친구·동료 소통 단절이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주효과와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청년의 물리적 은둔과 우울감, 삶의 만족도 관계에서 친구⋅동료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N=14,966)
투입 변인 우울감 삶의 만족도
Coeff(SE) BETA Coeff(SE) BETA
물리적 은둔(S) 1.745(.212) .072*** -1.150(.112) -.095***
친구·동료 소통 단절(I) .581(.109) .043*** -.385(.058) -.057***
(S)*(I) .931(.466) .018* -.672(.246) -.026**
Constant 11.841(0.281)*** 5.570(0.148)***
R2 .207* .118***
주. 분석과정에서 청년의 성별, 최종학력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경제활동, 가구유형, 가구소득인식, 번아웃 경험을 통제하였음.
*p < .05, **p < .01, ***p < .001.

청년의 물리적 은둔(β=.072, p <.001), 친구·동료 소통 단절(β=.043, p <.001)은 각각 청년의 우울감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나타냈다.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결과, 물리적 은둔이 청년의 우울감 증가에 미치는 영향에서 친구·동료와의 소통이 단절될 경우 더 높은 수준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018, p <.05). 친구·동료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를 설명하는 그래프는 <그림 3>과 같다.


그림 3.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에서 친구⋅동료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청년의 물리적 은둔(β=-.095, p <.001)과 친구·동료 소통 단절(β=-.057, p <.001)은 각각 삶의 만족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물리적 은둔이 청년의 삶의 만족도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서 친구·동료 소통 단절은 <그림 4>와 같이 유의한 조절효과를 나타냈다(β=.-026, p <.01).


그림 4.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친구⋅동료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

<그림 4>는 은둔 청년이 비은둔 청년보다 대체로 삶에 대해 더 낮은 만족감을 경험하며, 은둔 청년일 경우 가족과의 소통이 단절이 이러한 차이를 증가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제변수와 관련하여 청년이 여성인 경우(p<.001), 최종학력수준이 낮을수록(p<.001), 부의 학력이 고졸 이하인 경우(p<.05),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p<.001), 가구소득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낮을수록(p<.01), 최근 1년 간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 더 높은 우울감을 나타냈다. 또한, 여성일 경우(p<.01), 최종학력수준이 낮을수록(p<.001), 부의 학력이 고졸 이하인 경우(p<.001),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p<.05), 1인 가구인 경우(p <.05), 가구소득에 대한 인식이 낮을수록(p<.001),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p<.001) 더 낮은 삶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Ⅳ.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물리적 은둔과 관계적 고립의 개념을 기반으로, 청년의 물리적 은둔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관계적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를 검증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청년의 은둔·고립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통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김성아, 2022a; 정세정 외 2022). 즉, 이들의 부정적 정서 경험을 줄이고, 사회적 지지체계와 관계망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은둔의 다양한 유형과 그들의 심리적 경험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물리적 은둔과 관계적 단절을 구분하고, 은둔 청년의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의 관계에서 가족 및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의 조절효과를 검증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주요 연구결과와 그에 따른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물리적 은둔은 청년의 우울감 증가 및 삶의 만족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시사점을 제안할 수 있다. 먼저, 이러한 결과는 청년의 사회적 고립과 은둔이 우울감, 고립감, 외로움,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 자살사고 등 정신적 건강 상태의 저하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 결과(노가빈 외, 2021; 류주연 외, 2023; Raymo, 2015; Wong et al., 2019)와 맥락이 같으며, 청년의 은둔을 예방하고 은둔 청년의 조기 발굴과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가족과의 소통 단절과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 여부를 각각 통제하고도 물리적 은둔 청년이 그렇지 않은 청년에 비해 높은 우울감과 낮은 삶의 만족도를 보였다. 이는 물리적 은둔이 관계적 요소를 중점으로 다루는 사회적 고립의 개념적 의미와 구분되어야 한다는 주장(Roza, et al., 2021)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즉, 포괄적인 ‘은둔·고립’의 개념이 아닌, 외부와의 접촉 여부를 고려한 물리적·공간적으로 제한되는 고립의 상태의 부정적 영향을 염두하여야 한다.

둘째, 물리적 은둔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 소통 단절과 친구·동료 소통 단절은 청년의 우울감 증가와 삶의 만족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관계와 대인관계 요소를 중심으로 사회적 고립과 은둔을 구분하는 관련 선행연구들(곽미선, 박지영, 2024; 김성아, 2023; 류주연 외, 2023)의 관점과 맥락이 같다. 고립·은둔의 용어 및 개념을 구분하는 요소로 물리적 측면과 관계적 측면의 기준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물리적 은둔 여부와 별개로 청년의 관계적 소통 단절은 청년의 정신건강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의 부족을 인식하고, 사회적 접촉에 대한 낮은 만족감으로 인해 스스로 인지하는 고립감이 높아져 청년이 높은 우울감과 낮은 주관적 안녕감을 경험하게 된다는 연구결과(최성수 외, 2023)는 이러한 주장을 지지한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포괄적으로 다루어졌던 고립·은둔의 용어 사용과 개념에서 나아가 물리적 은둔과 관계적 단절의 이질성을 제고함으로써 정책 대상의 초점화 및 세분화를 기대하고, 가족 및 사회 등 영역별 관계 지원 등 구체화된 프로그램 기획을 제안한다.

셋째, 가족 소통 단절은 물리적 은둔으로 인한 청년의 우울감 증가를 강화하였으나, 물리적 은둔으로 인한 삶의 만족도 감소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먼저, Coplan et al.(2021)은 사회적 철수에 대한 개인의 이유나 내적 동기(수줍음, 사교성 등)에 의해 사회적 안녕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상당수의 청년들은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경험하고 있으며(윤경철, 서보람, 2020), 개인적·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형성된 비자발적 1인 가구의 경우는 정신건강에 취약성을 갖는다(Raymo, 2015). 최성수 외(2023)의 연구에서는 청년의 인지된 고립감이 우울 증가에는 더 크게 기여하지만 주관적 안녕감 감소에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러한 사회적 고립은 청년들의 부정적 정서에 더욱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둘째로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라는 심리적 구인의 차이를 고려해볼 수 있다.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는 그 관계성이 높지만 우울감은 근심, 침울, 무력감, 무가치감 등의 정서적 상태이며(Beck, 1974), 삶의 만족도는 주관적인 안녕감을 측정하는 인지적 차원의 평가로(Diener, 1984) 정서적 경험과 구분된다. 청년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인지적으로 평가할 때, 가족과의 소통 여부는 사회적 관계와 다르게 특별하게 인식되는 요소가 아닐 수 있다. 반면 가족 이외의 사회적 관계는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사회적 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Stolle, 2002), 사회적 자본으로 인식되어(박채림, 한창근, 2023) 청년이 자신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인지적 요소로 고려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친구·동료와의 소통 단절은 물리적 은둔으로 인한 청년의 우울감 증가와 삶의 만족도 감소 모두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다. 이는 청년층의 경우 빈번한 친구와의 교류가 자살사고 위험을 낮추고, 일주일에 한 번 가까운 친구와 만남을 가질 경우 자살생각을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임지혜, 김재우, 2020)와 맥락이 같다. 청년에게는 사회적 관계의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조미형, 고아라, 2022). 본 연구결과를 통해 일상적인 소셜 활동이나 사적인 대인관계 등 비업무적인 사회적 관계 내 소통 여부는 청년의 전반적인 삶의 질 평가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그에 대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 청년의 연령대를 세분화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만19~34세의 청년 모두를 연구대상으로 하였으나, 조사 응답자 현황은 초기 청년보다는 중기와 후기 청년의 응답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후기 청년의 비중이 높은 만큼 청년의 학력 수준 또한 ‘대학졸업 이상(67.3%)’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연령의 차이에 따라 개인의 욕구나 필요는 달라질 수 있다. 외로움, 사회적 고립, 우울 및 자살사고 경험에 따른 1인 가구의 유형화 연구에서도 소득 및 연령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는데(박민진, 김성아, 2022), 경제적 취약 계층의 비율이 높은 외로움군의 경우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적극적 수요를 가지고 있었고, 중·고소득층이 많은 고립우울군의 경우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대한 정책적 수요는 적게 나타났으며, 노년층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 외로움우울군의 경우 경제 및 주거지원에 대한 정책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박민진, 김성아, 2022). 즉, 물리적 은둔이 청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청년의 세분화된 연령(대)별 집단에 따라 가족 관계 내 소통이 갖는 의미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여 추가로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연령은 최종학력, 경제활동여부, 가구유형(1인 가구인지 아닌지), 소득 등 사회적 역할과 관련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r =∓.50, p<.01). 즉, 20대 초반 청년들의 경우 30대 청년에 비해,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고, 이는 부모를 포함한 가족과의 소통을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연령과 같이 청년의 일반적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고려하여 은둔·고립 양상을 살펴보고 정신건강과 가족 관계 내 소통 단절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로, 은둔의 지속 기간을 고려하여 관계적 소통 단절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련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은둔·고립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력을 보고하고 있으나(김혜원, 2022; 이수비 외, 2022; Noguchi et al., 2021; Wong et al., 2019), 은둔의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3개월 이상, 6개월 이상 등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광주광역시조례, 2019; 노가빈 외, 2021; 여인중, 2005). 반면, Wong et al.(2019)의 연구에서는 은둔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서 전체 지속 기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 연구의 은둔 정의에는 가족과의 소통 여부가 혼재되어있어 물리적 은둔과는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의 물리적 은둔 여부를 평소 외출 빈도와 목적에 따라 측정하였지만(정세정 외, 2022), 추후 연구에서는 물리적·공간적 은둔 여부와 지속 기간을 함께 고려하여 은둔의 장기화 및 지속화에 따른 청년의 심리적 경험, 그리고 관계적 소통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첫째, 연구의 주요 결과는 은둔 경향을 보이는 청년들이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가족과 사회화의 교류 증대를 통해 정신건강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즉, 물리적 은둔 청년의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해서는 반드시 관계 향상 및 건강한 소통 방식에 대한 교육,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온·오프라인의 구분 없이 관계적 소통 단절 여부를 살펴봤다는 점을 고려하여,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을 제안한다. 은둔과 사회적 고립의 개념은 물리적·공간적 요소와 관계적·교류적 요소를 기준으로 구분하여 접근을 달리해 볼 수 있다. 예로, 현재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발굴 체계 및 다양한 지원 사업에서 대상자의 평가 기준을 제고해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물리적 은둔 여부, 관계적 단절 여부 등 대상자의 맥락적 특성을 고려하여 신체활동 및 사회참여 증진 프로그램, 가족관계 내 소통 증진 프로그램, 은둔 청년 본인 외 가족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올바른 의사소통 방법, 은둔 청년의 심리정서적 경험에 대한 이해 등), 또래 또는 동료와의 사회적 관계 유지 및 소통 기술 교육 프로그램,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직접 참여 프로그램 등 구성을 통해 은둔 청년 개별 맞춤 및 연계형 접근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4년도 한남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References
1. 곽미선, 박지영(2024). 사회적 고립 및 은둔의 국내 연구 동향 분석: 청년을 중심으로. 청소년학연구, 31(8), 195-218.
2. 관계부처합동(2023). 제6차 장애인정책 종합계획(2023~2027).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401000000&bid=0008&act=view&list_no=375478 에서 인출.
3. 광주광역시조례(2019. 10).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 https://www.law.go.kr/자치법규/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5282,20191015) 에서 인출.
4. 김광희(2020). 한국의 청년 실업과 히키코모리 문제: 일본의 중장년 히키코모리와 8050 문제를 중심으로. 무역연구, 16(3), 467-480.
5. 김나영(2023). 전후기 남녀 노인의 사회적 배제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관계망의 조절효과. 인문사회21, 14(3), 1003-1018.
6. 김민정(2020). 쉽게 풀어 쓴 성격심리학(Personality Psychology). 서울: 학지사.
7. 김성아(2022a). 고립의 사회적 비용과 사회정책에의 함의. 보건복지포럼, 305, 74-86.
8. 김성아(2022b). 사회적 고립의 심리적 비용: 주요국과의 비교. 사회보장연구, 38(3) 115-152.
9. 김성아(2023).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방안. 보건복지포럼, 319, 6-20.
10. 김혜원(2022).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의 특성 및 은둔 경험 분석. 청소년학연구, 29(10), 1-32.
11. 노가빈, 이소민, 김제희(2021). 청년 은둔형 외톨이의 경험과 발생원인에 대한 분석. 한국사회복지학, 73(2), 57-81.
12. 류주연, 성기옥, 김수진(2023). 청년은 어떻게 사회적으로 고립되는가?. 사회과학연구, 34(3), 47-71.
13. 박민진, 김성아(2022). 1인가구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및 정신건강 문제의 특성과 유형: 서울시 1인가구를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42(4), 127-141.
14. 박주홍(2023). 부산 청년 고립·은둔의 증가 ‘사회적 연결’로 해법 찾아야. BDI 정책포커스, 1-12.
15. 박채림, 한창근(2023). 사회 신뢰가 청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성별 차이를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43(1), 141-156.
16. 보건복지부(2023. 12).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결과 사전설명(보도자료). https://www.gov.kr/portal/ntnadmNews/3698819 에서 인출.
17. 여인중(2005). 은둔형 외톨이. 서울: 지혜문학.
18. 유민상, 서고운, 신동훈, 이지연(2023).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 세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19. 윤경철, 서보람(2020). 은둔형 외톨이 현황과 제도적 지원의 정립.서울시 은둔형 외톨이 현황과 지원 방안 토론회 자료집, 6-54.
20. 이명진, 최유정, 이상수(2014). 1인 가구의 현황과 사회적 함의에 관한 탐색적 연구. 사회과학연구, 27(1), 229-253.
21. 이수비, 신예림, 윤명숙(2022). 청년의 상대적 박탈감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 미래전망과 사회적 고립의 순차적 매개효과. 보건사회연구, 42(2), 369-389.
22. 임지혜, 김재우(2020). 자살생각 위험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 및 사회관계와 활동참여의 조절 작용: 생애주기와 성별 차이 비교. 조사연구, 21(1), 117-149.
23. 정세정, 류진아, 강예은, 김성아, 함선유, 김동진, . . . 이원진(2022).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정책보고서 2022-109). 세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4. 정진영, 안지현, 김명현, 박소희, 홍진표(2023). 은둔형 외톨이의 정신질환 유병률 및 정신사회적 특징. Journal of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62(4), 164-172.
25. 조미형, 고아라(2022). 사회적 고립 청년은 누구인가?-고립청년 지원사업 참여 청년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학, 74(4), 127-152.
26. 최성수, 이영주, 박소정(2023). 청년 1인가구의 인지된 고립감이 우울 및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 한국웰니스학회지, 18(4). 217-224.
27. 황수진, 홍진표, 안지현, 김명현, 정서현, 장혜인(2021).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척도의 개발 및 타당화 연구. Journal of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60(4), 291-297.
28. 斎藤環(사이토타마키). (1998). 社会的ひきこもり: 終わらない思春期. 東京: 研究所.
29. Adler, A. (1924). The practice and theory of individual psychology (P. Radin, Trans.). New York: Harcourt, Brace & Company.
30. Bartholomew, K., & Horowitz, L. M. (1991). Attachment styles among young adults: a test of a four-category model.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1(2), 226-244.
31. Beck, A. T. (1974). The Psychology of Depression, Contemporary Theory and Research. NY: John Wiley & Sons.
32. Coplan, R. J., Hipson, W. E., & Bowker, J. C. (2021). Social withdrawal and aloneliness in adolescence: Examining the implications of too much and not enough solitude. Journal of Youth and Adolescence, 50(6), 1219-1233.
33. Diener, E. (1984). Subjective well-being. Psychological Bulletin, 95(3), 542-575.
34. Erikson, E. H. (1968). Identity: youth and crisis. New York: Norton.
35. Noguchi, T., Hayashi, T., Kubo, Y., Tomiyama, N., Ochi, A., & Hayashi, H. (2021). Association between family caregivers and depressive symptoms among community-dwelling older adults in Japan: A cross-sectional study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 96, 104468.
36. McClelland, H., Evans, J. J., Nowland, R., Ferguson, E., & O'Connor, R. C. (2020). Loneliness as a predictor of suicidal ideation and behaviou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74, 880-896.
37. Raymo. J. M. (2015). Living alone in Japan: Relationships with happiness and health. Demographic Research, 32(46), 1267-1298.
38. Roza, T. H., Spritzer, D. T., Gadelha, A., & Passos, I. C. (2021). Hikikomori and the COVID-19 pandemic: not leaving behind the socially withdrawn. Brazilian Journal of Psychiatry, 43(1), 114-116.
39. Stolle, D. (2002). Trusting strangers–the concept of generalized trust in perspective. Österreichische Zeitschrift für Politikwissenschaft, 31(4), 397-412.
40. Wong, V., Yuen, J., Su, X., & Yung, J. (2019). Social isolation experienced by youth in social withdrawal: Toward an interdisciplinary analysis and practice. In Social isolation-An interdisciplinary view. Intech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