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기 부부의 대화꺼림 및 짜증표현이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
초록
본 연구는 중년기 부부의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결혼만족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검증하였다. 50세 이상 65세 이하의 기혼자 254명을 대상으로 2024년 6월부터 9월까지 전국 단위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대화꺼림, 짜증표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 결혼만족도를 측정하였으며, 상관분석과 다중회귀분석,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대화꺼림은 결혼만족도를 유의하게 낮추고 배우자도움을 감소시키며 배우자간섭을 증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예측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짜증표현은 결혼만족도 및 배우자도움과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으나, 배우자간섭에는 미약한 정적 경향이 관찰되었다. 경로분석에서 대화꺼림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배우자도움을 매개로 부분적으로 설명되었으며, 배우자간섭을 통한 간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중년기 부부관계의 질을 저하시키는 핵심 요인이 감정의 표현 자체보다 ‘대화를 회피하는 행위’임을 시사한다. 상담적 함의로는 대화꺼림을 감소시키고, 감정을 구체적이고 존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돕는 개입이 결혼만족도 향상과 관계유지에 효과적임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중년기 부부의 의사소통 양식을 구조적으로 분석하여, 상담 및 가족복지 실천에서 활용 가능한 경험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communication avoidance and irritability expression on marital satisfaction, spousal support, and spousal interference among middle-aged couples in Korea. Data were collected from 254 married individuals aged 50 to 65 between June and September 2024. Correlation, multiple regression, and path analyses were conducted to explore direct and indirect relationships among variables. Results revealed that communication avoidance was the most powerful and consistent predictor, significantly decreasing marital satisfaction and spousal support while increasing perceived interference. In contrast, irritability expression showed no significant association with marital satisfaction or spousal support, and only a marginal positive tendency toward spousal interference. Path analysis confirmed that the negative effect of communication avoidance on marital satisfaction was partially mediated by reduced spousal support, whereas the indirect path via interference was non-significant. These findings highlight that the core relational risk factor in midlife couples is not the expression of negative emotion itself but the avoidance of dialogue. Practical implications emphasize the need for counseling interventions that reduce avoidance, promote concrete and respectful emotional expression, and strengthen supportive partner interactions to enhance marital satisfaction and relationship quality. This study contributes empirical evidence for midlife couple counseling and family welfare practices by clarifying the structural pathways linking communication patterns and marital well-being.
Keywords:
middle-aged couples, communication avoidance, expression of irritability, marital satisfaction, spousal interference키워드:
중년기 부부, 대화꺼림, 짜증표현, 결혼만족도, 배우자 간섭Ⅰ. 서론
중년기는 개인과 가족 모두에게 중대한 전환의 시기이다. 자녀가 성장하고 독립하는 시기이며, 노부모를 부양하기 시작한다. 또한, 직업적인 지위와 업무의 강도도 높아진다. 건강 문제가 눈으로 확인되기도 하며, 은퇴를 포함한 심리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가족관계의 질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생애주기라 할 수 있다(박정민 외, 2023).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생활양식의 변동을 넘어 부부관계 내부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의 재배치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상호작용의 질은 중년기 개인의 심리 정서적인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가족 체계 전체의 적응력에 있어서도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관련성을 주기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특별히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친다(최빛나, 김정민, 2019). 특히 자녀의 독립 이후 부부가 가족 내에서 다시 관계망을 재편하게 되기에 일상에서 주고받는 지지와 정서적 유대가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이때의 상호작용은 노년기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동반자로서의 부부관계의 자원을 축적하게 하여 노년기의 정신적 건강과 삶의 만족도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고령화 시대에 가족구조가 다변화되고 있고, 황혼기 이혼률도 증가하고 있는 사회 변화는 중년기 부부관계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가족의 기본단위인 부부의 상호작용에 대한 안정성을 제고하고, 가족 내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실천적 대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부부관계의 대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 특성을 연구하고 실제적 변화를 추구하는 실증적 데이터가 요구되고 있다.
부부관계의 질을 매개하거나 조절하는 핵심 경로는 의사소통으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신뢰와 친밀성의 축적, 갈등의 표면화, 부부관계의 핵심과제인 조율과 협상, 상호 존중과 정서적 지지의 제공 등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주요 기능이다(Stafford & Canary, 2006). 중년기에는 건강, 자녀 및 부모, 경제 등 생활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가족관계가 건강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정윤주, 박환주, 2025). 그러나 실제 생활 장면에서는 갈등이나 민감한 주제를 피하고 감정을 억제하거나 누적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짜증을 내거나 서로를 비난하는 방식 등 부정적 정서를 즉각적이고 공격적으로 표출하는 양식이 빈번히 관찰된다. 이러한 패턴은 오해를 만들고, 정서적인 거리감을 확대시켜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기도 한다. 부부가 어떻게 서로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했는지가 결혼 잔반에 대한 만족감과 관련이 크며, 결과적으로 관계 만족의 저하와 부정적 상호작용을 가져온다(남정희, 김진숙, 2024; 박정민 외 2023). 더 나아가, 중년기 한국 가족문화에서는 갈등은 드러내지 않는 것이 낫고, 겉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은 가족이 잘 사는 가족이라는 암묵적인 통념이 있어, 자녀나 친족, 이웃의 시선을 고려하여 표현을 자제하고 회피적인 의사소통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여 구조적으로 서로를 멀리하고 무늬만 부부인 양상으로 노년기를 맞이하게 하며, 노년기의 우울감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최빛나, 김정민, 2019, 허선영, 하정화, 2021).
이러한 맥락에서 중년기 부부의 의사소통 방식 가운데 대화회피(대화꺼림)와 짜증표현에 주목한다. 본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실제 생활 언어와 친숙성을 반영하고, ‘대화회피’나 ‘부정적 정서표현’보다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인식되는 ‘대화꺼림’, ‘짜증표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는 중년기 부부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설명하는 언어를 그대로 포착하려는 조작적 정의에 따른 것이다. 선행연구는 회피적 의사소통이 결혼만족도 저하, 배우자 지지 감소, 부정적 상호작용 증가와 밀접히 연결됨을 반복적으로 보고해 왔다(남정희, 김진숙, 2024). 부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있어서는 회피가 긍정적 상호작용의 기회를 잠식해 친밀성과 신뢰의 자원을 고갈시키고(Stafford & Canary, 2006),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는 서로의 통로를 차단하여 상호간에 조절가능한 모든 기능을 약화시킨다(Bodenmann, 2005). 부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는 그 방식과 맥락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낳으며, 대표적인 비난⋅경멸⋅방어⋅담쌓기와 결합된 공격적 표현은 언제나 갈등을 악화시킨다(Bodenmann, 2005; Gottman & Silver, 1999). 이처럼 대화회피는 구조적 위험성이 높고, 짜증을 표현하는 것은 조건에 따라 그 결과가 차이를 보이며, 관계의 안전성이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 역량이 어떠한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따라서도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친다(Theiss & Solomon, 2006).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년기 표본을 대상으로 대화회피와 짜증표현을 동시에 포함하여 결혼만족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의 다차원적 지표에 미치는 효과를 통합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배우자도움과 배우자간섭은 각각 정서적이며 도구적인 지원과 과도한 개입 및 통제를 포착하는 상보적 지표로서, 관계의 긍정과 부정 작동을 동시적으로 조명할 수 있음에도, 두 지표를 함께 투입해 의사소통 양식의 차별적 영향력을 비교한 실증적인 근거는 제한적이다(Knobloch & Solomon, 2002). 또한 성별과 연령대에 따른 영향의 일관성 여부, 즉 중년기 하위집단 간 효과 안정성에 대한 확인 역시 부부상담 및 교육, 정책적 함의를 위해 중요하지만, 관련 검증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년기 기혼자 자료를 바탕으로, 대화회피와 짜증표현이 결혼만족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에 미치는 효과를 통합적으로 검증하고, 그 비교적 영향력을 규명함으로써 중년기 부부상담 및 가족복지 개입에 활용 가능한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회피⋅표현의 이분법을 넘어, 표현의 질과 맥락을 고려한 개입 설계가 필요하다는 이론적⋅실천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중년기 부부의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배우자 도움 및 배우자 간섭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결혼만족도에 어떠한 매개적 경로로 작용하는가?
- 둘째, 중년기 부부의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배우자 도움을 매개로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한가?
- 셋째, 중년기 부부의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배우자 간섭을 매개로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한가?
Ⅱ. 이론적 배경
1. 중년기의 부부관계의 중요성
중년기는 과업의 동시다발적 재배열이 이루어지는 시기로서, 개인은 직업적으로나 정신 및 신체 건강적 변화가 크고, 부모⋅배우자⋅자녀와의 관계를 재정의해야 하는 단계이다. 자녀 독립 이후 부부가 가족의 중심적 정서 단위로 재편되면, 일상적 상호작용의 미세한 질적 차이가 정서적인 안정감이나 가족의 전반적 기능에서 누적되어온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년기 부부관계의 안정성은 단기적 갈등 감소만이 아니라, 장기적 친밀성 유지, 상호의존성의 건강한 조율, 노년기 전환을 준비하는 관계 기반의 자원을 축적해 나가는 것과 직접적으로 직결된다. 또한, 부부관계의 질은 신체 건강과 생리적 과정과도 유의하게 연결되며, 결혼만족 저하⋅관계 갈등은 다양한 건강 위험의 증가와 관련됨이 메타분석으로 확인되었다(Robles, Slatcher, Trombello, & McGinn, 2014). 더 구체적으로, 적대적 상호작용이나 부정적 의사소통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와 상처치유 지연 등 염증 경로의 활성화와 연관되어, 관계 스트레스가 생리적 수준까지 파급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Kiecolt-Glaser, Loving, Stowell, Malarkey, Lemeshow, Dickinson, & Glaser, 2005; Kiecolt-Glaser, Malarkey, Cacioppo, & Glaser, 1993). 종단 연구에서는 결혼 스트레스가 이후의 세포성 면역 기능 저하를 예측함이 보고되어, 부부관계의 만성적 부정성이 면역체계 취약성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Jaremka, Glaser, Malarkey, & Kiecolt-Glaser, 2013). 중년기 부부관계 연구에서는 Bowen의 가족체계이론 관점에서 자기분화, 가족투사과정, 부부-가족 상호작용 등의 변인이 지속적으로 주목되어 왔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중년기의 역할전환과 부부체계 변화에 대한 심층적 탐색이 부족하다(김미라, 하영윤, 2020).
중년기에는 여러 가지 갈등상황을 부부가 어떻게 조율하냐에 따라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김은경, 조규영, 2024). 개방적 의사소통과 상호지지는 스트레스의 정서적 파급을 완충하고 심리적 안녕을 지지하지만, 부정적 상호작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적 고통을 높이고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를 만든다(Caughlin, 2002; Schrodt, Witt, & Shimkowski, 2014; Theiss & Solomon, 2006). 실제로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 우울감과 불안에 유의하게 관련되며, 정신건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Fincham & Beach, 2010; Landolt, Weitkamp, Roth, Sisson, & Bodenmann, 2023; Falconier & Kuhn, 2019). 중년기에 부부관계에서 원만한 소통을 하지 않으므로 발생하는 누적된 스트레스는 삶의 만족과 정서적 안녕을 약화시킨다는 근거가 되기에, 중년기 부부관계의 질을 정신건강 증진 개입의 핵심 표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최빛나, 김정민, 2019).
2. 대화꺼림의 개념
중년기 부부에게서 관찰되는 대화꺼림은 갈등이 예상되거나 관계 정의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대화 자체를 위험으로 인식하여 의도적으로 피하는 상호작용 경향을 의미한다(Knobloch & Theiss, 2011). 즉, 일상적 잡담이나 정보교환의 부재보다는 관계의 유지나 갈등, 감정 표현 등 부부관계의 핵심 주제에 대한 회피적 태도를 포착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회피적 의사소통이 대체로 갈등 상황 전반에서의 회피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라면, 본 연구의 대화꺼림은 ‘관계의 질에 관한 대화를 피하는 부부 내적 특성’으로 개념적 범위를 한정하였다. 이는 배우자 간 정서적 거리감, 자기노출 회피, 관계 재조정의 어려움 등 중년기 부부관계의 핵심 특성을 반영한다. 관계유지 관점에서 대화꺼림은 개방성과 서로에 대한 확신, 문제해결 등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행동의 기회를 축소시키고, 장기적으로 신뢰와 친밀성의 정서적 예금을 고갈시키는 경로로 작동한다(Stafford & Canary, 2006). 특히 가족 내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거나 갈등 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화꺼림이 반복되면, 문제의 의미에 대해 접근하고 적절한 협상을 하는 것이 지연되어 불확실성과 모호성이 확대된다(Knobloch & Theiss, 2011). 이때 파트너는 상대의 침묵을 무관심과 거절로 해석하기 쉬워 부정적인 정서를 강하게 느끼게 되며, 상호작용의 정서적 온도가 빠르게 냉각된다(Caughlin, 2002). 부부관계에서 대화를 꺼리는 현상은 한쪽의 문제 제기 강도를 높이고 다른 쪽의 철수를 심화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Schrodt, Witt, & Shimkowski, 2014). 이 악순환은 단기적으로 충돌을 피하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부관계에서의 결혼만족도는 하락된다는 것을 예측한다(Caughlin, 2002). 대화꺼림의 빈도와 지속시간이 높을수록 정서적 고립감이 커진다는 것은 분명하다(Papp, Kouros, & Cummings, 2009).
대화꺼림이 결혼만족의 저하와 배우자의 지지와 공감을 감소시키며,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증가하여 유의하게 부부관계를 깨뜨리는 가정의 해로움을 반복시킨다(김미라, 하영윤, 2020). 중년기의 위기 상황에서 대화꺼림은 스트레스를 더욱 강화하여 미해결 과제를 누적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부부간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모습이 된다(정윤주, 박환주, 2025). 대화꺼림은 부부간의 가장 안좋은 의사소통의 방법인 비난, 경멸, 방어와 결합하여 담쌓기(stonewalling)로 굳어지게 하며, 관계를 단절시키고 이혼에 이르게 한다(Gottman & Silver, 1999). 따라서 대화꺼림은 단지 어떤 대화방식을 선호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고 개인의 건강과 생활에서의 복지 전반에 직접적으로 관련을 미치는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볼 수 있다(Stafford & Canary, 2006; Robles et al., 2014).
본 연구가 사용한 Knobloch과 Theiss(2011)의 부부 소통방식에 대한 척도에서 대화꺼림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항들은 관계를 위협하거나 손상시킬 수 있는 위협적인 지표로서 인식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항 모두가 부부관계에서 대화의 부정적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평가함으로써, 대화꺼림이 얼마나 위험한 요소인지에 대한 인지적 스키마를 간결하게 반영하고 있다(Knobloch & Theiss, 2011). 6점 리커트 형식은 중간값 회피를 줄이고 응답 변별력을 높이며, 기존 연구에서도 높은 내적 일관성이 반복 보고되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것으로 측정모형이 한국 중년 표본에서도 개념적 등가성을 상당 수준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관계유지 틀로 보면, 대화꺼림은 개방성⋅확신⋅과업분담⋅사회망 활용 같은 유지전략을 수행할 공간을 협소화하여, 만족 저하⋅지지 감소⋅간섭 체감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Stafford & Canary, 2006). 한국 사회의 문화적 규범에서는 ‘체면’과 ‘침묵의 미덕’이 중시되어, 감정 표현보다 참는 것이 성숙하다는 통념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화적 요인은 대화를 꺼리는 행동을 사회적으로 정당화하며, 갈등 해결의 기회를 차단하고 문제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 대화꺼림은 중년기의 다중 스트레스 환경에서 단기적으로는 갈등을 피함으로써 안정감을 주는 듯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지연시키고 정서적 단절과 관계 만족 저하를 가속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보고된다(Schrodt, Witt, & Shimkowski, 2014; Falconier, Jackson, Hilpert, & Bodenmann, 2015; Randall & Bodenmann, 2017). 따라서 상담 및 교육 현장에서는 대화꺼림을 미덕으로 보는 사회적 통념을 전환하고, 정서 표현과 대화기술을 훈련하여 관계 조율 역량을 높이는 개입이 필요하다(박지연, 주수산나, 2021; Falconier & Kuhn, 2019; Randall & Bodenmann, 2017). 결론적으로, 대화꺼림은 중년기 부부관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위험요인으로서, 대화꺼림이 어떻게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짜증표현의 맥락적 효과와 표현방식의 조건
부부 상호작용에서 짜증을 표현하는 것은 불만이나 좌절, 과부하 등의 부정 정서의 직접적으로 상대에게 알리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부정적인 정서의 노출은 관계에 해롭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들은 정서의 내용보다 표현 방식과 상호작용의 맥락이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보고한다(Falconier, Jackson, Hilpert, & Bodenmann, 2015; Falconier & Kuhn, 2019; Landolt, Weitkamp, Roth, Sisson, & Bodenmann, 2023). 즉, 비난이나 경멸과 결합된 공격적 표현은 갈등을 악화시키지만, 구체적이고 공감적인 표현은 문제를 확인하고 함께 해결하므로 부부관계를 끈끈하게 할 수 있다.
본 연구가 활용한 Theiss와 Solomon(2006)의 부부 상호작용 척도에서 짜증을 표현하는 문항은 ‘짜증 유발 행동을 명시적으로 알렸는가’와 ‘직접 대화를 했는가’를 묻는다. 두 문항은 단순 빈정거림이나 차갑게 굴기 같은 간접적이고 수동적인 공격이 아니라, 명명(naming)하고 대화(talking)하려는 문제 해결 지향적 행위를 핵심으로 포착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항 1은 “행동-효과의 연결”을 명확히 하여(‘무엇이 나를 짜증나게 하는가’를 구체화) 상대가 수정 가능한 단서를 인식하도록 돕고, 문항 2는 그 내용을 대면 상호작용의 장으로 옮겨 의미 협상과 합의 형성을 촉발한다. 따라서 높은 점수는 ‘감정의 억압’이나 ‘회피’가 아니라, 불편함을 관계 맥락으로 가져와 다루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α=.85)는 한국 중년 표본에서도 이 직접 표명⋅대화 구성개념이 일관되게 작동함을 시사한다.
이론적으로, 짜증표현은 관계유지(relationship maintenance)의 하위 전략들과 맞닿아 있다. 불만을 명료화하고(개방성), 기대⋅경계를 재확인하며(확신/assurances), 상호 과업을 조정하는(과업분담) 과정에서 ‘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원리가 작동한다(Stafford & Canary, 2006). Gottman의 연구가 보여주듯, 부정 정서 자체보다 표현의 형태가 결정적이며, ‘나-메시지(I-message)–구체적 요청–수용적 경청’으로 구성된 순환은 비난⋅경멸⋅방어⋅담쌓기로 대표되는 파국적 패턴을 예방한다(Gottman & Silver, 1999). Theiss & Solomon(2006) 역시 커뮤니케이션 효능감⋅대처 효능감이 높을수록 부정 정서를 조절된 방식으로 표명하고 심리적 고통이 낮다고 보고한다. 즉, 짜증을 “어떻게” 말하느냐가 부부관계의 건강성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경험적 근거도 일관되는 선행 연구들이 있다. 회피가 만성화된 관계에서는 문제 정의가 지연되고 왜곡되어 만족감이나 지지를 저하시키지만, 적절한 부정적 정서를 표명하는 것은 상호간 오해를 줄이고 갈등을 관리 가능한 과제로 바꾸어 준다(Caughlin, 2002; Schrodt, Witt, & Shimkowski, 2014). 직접적으로 갈등의 주제를 초점화하여 표현하는 것이 수정 가능한 행동을 서로 합의하게 해주는 반면, 간접적으로 불만을 빈정거리거나 냉담한 태도로 표현하는 것은 관계를 철수하게 만들고 더욱 방어적 자세를 강화한다(Papp, Kouros, & Cummings, 2009). 짜증을 표현하는 것은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구체성과 상호 존중감을 갖춘다면 관계를 유지시키는 전략(개방성, 확신, 과업분담)으로 대체 될 수 있으며, 결혼에 대한 만족감과 정적 관련을 보일 수 있다(Bodenmann, 2005; Stafford & Canary, 2006). 중년기의 다중 스트레스 환경에서 표현 억제는 정서적 거리와 오해의 누적을 키우는 경향이 있어, 안전한 표명–대화–합의의 루틴을 마련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따라서 짜증표현 척도를 통해 건설적 표명 역량과 대화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무조건적 위험요인이 아니라, 표현의 질과 맥락에 따라 관계유지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부 요인으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4. 부부관계 질 지표: 결혼만족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의 상호관계
부부관계의 질은 하나의 단일 차원이라기보다, 긍정적 평가/경험(결혼만족도⋅배우자도움)과 부정적 경험(배우자간섭)이 동시에 존재하며 상호작용하는 다차원적 구성개념이다. 먼저 결혼만족도는 결혼생활 전반에 대한 평가와 정서적 판단으로, 관계의 심리적 건강성, 관계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요약 지표이다(정현숙, 2001). 만족도는 일상 상호작용의 누적 결과이자, 향후 상호작용의 기대, 투자, 헌신을 형성하는 전제 변수로 작동한다. 다음으로 배우자도움은 정서적(공감과 격려), 도구적(실질 지원), 정보적(조언) 지원에 대한 일상적 체험을 반영하며, 친밀성과 신뢰, 상호의존의 질을 구체적 행동 수준에서 포착한다(Knobloch & Solomon, 2002; Bodenmann, 2005). 마지막으로 배우자간섭은 과도한 개입이나 통제,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삶을 운영하기 힘든 느낌을 뜻하며, 개인의 자율성 침해와 불신을 통해 부정 정서를 누적시키고 갈등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기능한다(Knobloch & Solomon, 2002). 이 세 지표는 서로 독립적이기보다, 의사소통 양식과 일상 운영의 규범에 의해 동시적으로 조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관계유지 관점에서 보면(Stafford & Canary, 2006), 개방적 대화, 긍정적 정서 확인, 공정한 과업분담과 같은 유지 전략은 배우자도움의 빈도와 질을 높이고, 간섭을 줄여 결혼만족도를 견고하게 만든다. 반대로 대화꺼림이나 회피가 나타나면, 협력적 문제해결과 상호 확인의 기회가 줄어들어 지지적인 느낌은 낮아지고 간섭과 통제의 지각은 커지며, 결과적으로 만족도가 하락한다(Caughlin, 2002; Schrodt, Witt, & Shimkowski, 2014). 즉, 배우자도움은 결혼만족도를 매개하는 긍정 경로의 핵심 지표이고, 배우자간섭은 만족도를 잠식하는 부정 경로의 경보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양방향 경로는 일상 상호작용의 피드백 고리 속에서 강화 또는 완화되며, 특히 중년기의 다중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더 뚜렷해진다. 연구에서 중요하게 사용한 세 지표 간에는 예상 가능한 공분산 구조가 반복 보고된다. 배우자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많이 경험할수록 전반적인 결혼만족도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배우자 지지는 일상 스트레스의 공동관리와 더불어 의사소통⋅자아존중감 등을 매개로 관계 평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보고된다(이지민, 2015; 서종수, 2019; 박지연, 주수산나 2021; Falconier, Jackson, Hilpert, & Bodenmann, 2015). 배우자의 개입이나 통제를 강하게 느낄수록 결혼만족도는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과도한 관여는 자율성 침해와 불신으로 해석되기 쉬워, 정서적 거리감을 키우고 갈등의 누적을 초래하여 전반적 만족을 떨어뜨린다(Knobloch & Solomon, 2002). 배우자도움과 배우자간섭은 단순히 독립적으로 움직이기보다 서로 대체하거나 경쟁하는 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동일한 행동이라도 표현 방식과 상황 맥락에 따라 ‘지지’로도, ‘간섭’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일정 조정에 대한 파트너의 관여가 사전에 합의된 협력의 일부로 전달되면 도움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승인이나 허락을 요구받는 듯한 톤으로 전달되면 간섭으로 인식되기 쉽다. 이런 해석의 분기점은 의사소통의 질(개방성, 존중, 구체성)과 더불어 공정한 과업분담과 상호성의 분배 규범이 얼마나 잘 지켜지느냐에 크게 좌우된다(Stafford & Canary, 2006; Gottman & Silver, 1999).
중년기라는 생애주기 맥락은 이 관계를 더욱 증폭시킨다. 자녀 독립, 부모 돌봄의 시작, 직업 및 건강의 재조정 등 과업의 동시다발적 재배열은 일상 운영과 시간 관리에 대한 합의 필요성을 크게 만든다. 이때 배우자도움은 스트레스의 관계 내 전이를 완충하는 반면, 배우자간섭은 자율성 침해로 인식되어 스트레스 반응을 증폭한다. 국내 연구에서도 중년기 부부의 의사소통 기술 저하와 회피 성향이 삶의 만족, 정서적 안녕을 약화시킨다는 증거가 보고되며, 지지 경험은 만족과 유의한 정적 관련, 간섭 경험은 부적 관련을 보인다(김미라, 하영윤, 2020; 이은지, 전혜정, 2015). 요컨대, 중년기에는 지지–간섭의 경계가 바빠진 생활⋅역할 재조정 속에서 더 쉽게 흔들릴 수 있으므로, 표현 방식과 의미 협상이 결정적이다. 부정적 상호작용의 누적은 혈압⋅염증⋅면역기능 등 생리 지표 악화와 연관되며, 이는 관계 만족과 상호작용 양식(지지/간섭)이 단지 심리 지표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Robles, Slatcher, Trombello, & McGinn, 2014). 특히 간섭이 높은 관계에서는 부정 정서가 만성화되고 스트레스 회복력이 약화되어, 건강행동(수면⋅운동⋅약물복용 준수)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 반대로 지지가 높은 관계는 건강행동의 준수와 정서 조절을 촉진하여, 만족의 상승과 함께 건강상 이득이 간접 경로로 축적된다. 본 연구가 사용한 척도들은 이론적 틀과 우수한 신뢰도로 결혼만족도(정현숙, 2001) 4문항은 관계 평가를 간결하게 포착하고, 배우자도움⋅배우자간섭(Knobloch & Solomon, 2002) 5문항씩은 일상 운영과 시간, 목표, 계획의 구체적 단서를 통해 지지/간섭의 행동적 실체를 측정한다. 본 연구에서 α=.93(도움)과 α=.93(간섭), α=.91(만족)은 한국 중년 표본에서도 내적 일관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 주며, 세 지표를 동시에 투입해 경로를 추정할 때 변별성과 설명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도움과 간섭 문항이 모두 일상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어, 중년기의 과업 재배열과 정확히 맞물린다는 점도 장점이다.
세 지표의 인과적 결속은 다음과 같이 개념화할 수 있다. (a) 의사소통 양식(개방/회피, 표현의 질)이 도움/간섭의 해석을 규정하고, (b) 그 해석이 다시 만족으로 귀결되며, (c) 만족 수준은 차후 상호작용에서 도움과 간섭을 증폭/완화하는 피드백을 만든다. 예컨대 대화꺼림이 높을수록(의사소통 저하) 도움의 기회 창출이 줄고 간섭 지각이 커져 만족이 떨어지며, 낮은 만족은 다시 도움 행동의 동기를 떨어뜨리고 간섭을 과대평가하게 만든다(순환적 악순환). 반대로, 구체적이고 존중감이 있으며 상호성에 기반한 표현은 도움을 강화하고 간섭을 낮추어 만족을 회복하며, 만족의 회복은 곧 유지전략의 루틴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Stafford & Canary, 2006; Gottman & Silver, 1999).
종합하면, 결혼만족도–배우자도움–배우자간섭은 부부관계의 질을 평가하고 상호간의 행위의 체감정도를 확인하는 관련 요인이다. 중년기 표본에서 세 지표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것은, 관계 유지 개입의 설계(지지 증진과 간섭 완화)와 정책적 함의(가족, 직장, 지역사회 기반의 지원 체계)를 구체화하는 데 실질적 근거를 제공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50세 이상 65세 이하의 중년기 부부 254명으로, 2024년 6월부터 9월까지 사회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회사를 통해 자료가 전국 단위로 수집되었다. 참여자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통해 설문에 응답하였다. 50대가 31.9%(81명), 60∼65세가 68.1%(173명)으로 60대 비중이 높았다. 성별은 남성이 50.8%(129명), 여성이 49.2%(125명)로 거의 유사하였다. 결혼상태는 초혼이 85.4%(217명)로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재혼은 8.3%(21명), 별거 또는 기타는 6.3%(16명)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 동거 중인 경우가 92.9%(238명)로 대부분이었고, 자녀수는 3명(58.6%)이 가장 많았으며, 2명(23.9%), 1명(8.1%), 4명 이상(9.4%) 순으로 나타났다. 기혼 자녀가 있는 경우는 57.5%(1명 32.3%, 2명 이상 25.2%)로, 절반 이상이 이미 자녀 독립 이후 단계에 해당하였다. 또한 동거 자녀가 없는 경우가 58.3%(148명)으로 과반을 차지하였다. 종교는 개신교가 46.5%(118명)로 가장 많았고, 불교 18.9%, 천주교 10.6%, 무교 및 기타 24.0%로 분포하였다. 경제활동 상태는 유(활동 중)가 49.2%, 무(비활동)가 50.8%로 거의 비슷하였으며, 거주지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60.6%로 과반을 차지하였다.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세종)는 22.0%, 기타 지역은 17.3%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고졸 이하가 35.4%, 전문대 및 대졸이 44.1%, 대학원 이상이 20.5%로, 전문대 이상 학력자가 전체의 약 64.6%를 차지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본 연구의 참여자는 대체로 60대 초반의 중년 부부로, 배우자와 동거하며 자녀는 이미 독립한 경우가 많고, 수도권 거주 및 중상 수준의 교육수준을 가진 안정적 가족 구조군임을 알 수 있다.
2. 연구도구
대화꺼림은 배우자와의 갈등이나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의도적으로 대화를 회피하거나 침묵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 척도는 개인이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관계의 긴장을 피하려는 행동양식을 포착하며, 부부 간 정서 교류를 제한하여 결혼만족도와 상호지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대화꺼림 척도는 ‘부부관계’와 관련된 대화를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불편하게 느끼는 정도를 측정한 것이다. 즉, 단순한 일상적 대화 회피가 아니라, 관계에 대한 감정 표현, 만족도, 갈등, 미래 계획 등 부부관계의 핵심 주제에 대한 대화 기피 경향을 의미한다. 중년기 부부가 부부관계에 대한 민감한 주제나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피하는 경향을 측정하기 위해 Knobloch과 Theiss(2011)가 개발한 대화회피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3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6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6=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대화회피 예시 문항은 다음과 같다. ‘우리 부부관계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것은 우리 관계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부부관계와 관련된 대화 회피 경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대화회피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는 Cronbach’s α= .89로 확인되었다.
짜증표현은 불만이나 긴장 상태에서 상대에게 부정적 정서를 언어적⋅비언어적으로 드러내는 행동적 특성을 측정한다. 표현의 질과 맥락에 따라 관계의 악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의 정서표현은 회피를 대체하고 문제해결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는 양면적 특성을 지닌다. 부부관계 내에서 자신의 짜증이나 불만을 배우자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Theiss와 Solomon(2006)이 개발한 짜증표현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2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6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6=매우 그렇다)로 평정된다. 짜증표현 예시 문항은 다음과 같다. ‘나를 짜증나게 하는 남편/아내의 행동들에 대해 배우자에게 분명히 말한 적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배우자에게 직접 표현하는 경향이 높음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85로 나타났다.
배우자도움은 일상생활 속에서 배우자가 정서적⋅실질적 지지를 제공하는 정도를 평가한다. 배우자로부터의 지지는 일상 스트레스의 공동관리와 자아존중감 향상을 매개로 결혼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반복 보고되어 왔다(이지민, 2015; 서종수, 2019; 박지연, 주수산나 2021; Falconier, 2015). 일상생활에서 배우자로부터 받는 정서적⋅실질적 지원과 격려 경험을 측정하기 위해 Knobloch과 Solomon(2002)이 개발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배우자도움 문항은 5개 항목으로, 6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6=매우 그렇다)로 평정하였다. 배우자도움 예시 문항은 다음과 같다. ‘내 남편/아내는 내가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로부터 도움과 지지를 많이 경험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93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배우자간섭은 개인의 생활이나 의사결정에 대한 배우자의 개입⋅통제 수준을 측정한다. 과도한 간섭은 자율성 침해와 불신으로 해석되어 결혼만족도를 낮추는 반면, 협력적 조율로 인식될 때는 관계유지의 기능을 일부 수행하기도 한다(Knobloch & Solomon, 2002).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영향을 미치는 배우자간섭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기 위해 Knobloch과 Solomon(2002)이 개발한 척도로 배우자간섭을 측정하였다. 배우자간섭 문항은 5개 항목이며, 각 항목은 6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6=매우 그렇다)로 평정하였다. 배우자간섭의 예시 문항은 다음과 같다. ‘내 남편/아내는 내가 세운 계획에 간섭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의 간섭 경험이 많음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 배우자간섭의 문항 내적일관성은 Cronbach’s α= .93으로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혼만족도는 배우자와의 전반적 관계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의미한다. 배우자지지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증가하고, 배우자간섭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일관되게 보고되며, 동일한 행동이라도 표현 방식과 상황 맥락에 따라 지지나 간섭으로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Stafford & Canary, 2006; Gottman & Silver, 1999). 결혼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정현숙(2001)이 개발한 결혼만족도 척도를 활용하였다. 본 척도는 4개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6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6=매우 그렇다)로 평정된다. 결혼만족도 예시 문항은 다음과 같다. ‘귀하는 배우자로서 남편(아내)에 대하여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문항은 내용은 인격적⋅역할적 특성에 대한 평가 및 상호관계의 질과 정서적 상호작용에 대한 총체적 만족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결혼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91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주요 예측변수(대화꺼림, 짜증표현)가 부부관계 관련 종속변수(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통제변인으로 포함하였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성별, 연령, 교육수준, 경제활동 여부, 자녀 수, 종교 유무, 거주지 등은 결혼만족도나 배우자 간섭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경변인으로 반복 보고되어 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인들이 회귀식에서 주요 변인의 효과를 교란하지 않도록 위계적 회귀모형의 1단계에 투입하여 통계적으로 통제하였다. 통제변인의 투입은 부부 간 의사소통 양식(대화꺼림⋅짜증표현)의 고유한 영향력을 추정하기 위한 절차이며, 이는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기초 단계로 활용되었다.
3.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26.0과 Python(statsmodels) 패키지를 이용해 분석하였다. 먼저 결측치를 점검하고 척도별 문항 평균을 산출하여 주요 지표를 구성하였다. 변수 간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주요 변수(대화꺼림, 짜증표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 결혼만족도)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제시하였다. 이후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부부관계 변수(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모형의 적합성은 Adjusted R²로 평가하였으며, 다중공선성(VIF)과 잔차의 정규성⋅등분산성을 점검하였다. 마지막으로, 배우자도움과 배우자간섭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경로분석을 수행하고, 부트스트래핑(3,000회)으로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모든 경로계수는 표준화 계수(β)로 보고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주요 변수 간의 기술통계 및 상관분석
본 연구의 주요 변수에 대한 기술통계와 상관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대화꺼림은 평균 2.34(SD=1.29), 짜증표현은 평균 3.81(SD=1.18), 배우자도움은 평균 4.32(SD=1.08), 배우자간섭은 평균 2.77(SD=1.19), 결혼만족도는 평균 4.80(SD=1.39)로 나타났다. 변수 간 상관을 살펴본 결과, 대화꺼림은 결혼만족도(r=–.69, p<.001) 및 배우자도움(r=–.50, p<.001)과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으며, 배우자간섭(r=.35, p<.001)과는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즉, 부부 간 대화를 회피할수록 결혼만족도와 상호지지 경험은 낮고, 상대의 간섭을 더 많이 지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짜증표현은 결혼만족도 및 배우자도움과의 상관이 유의하지 않아 부정적 정서표현 자체보다는 회피적 의사소통이 관계의 질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배우자도움은 결혼만족도(r=.60, p<.001)와 가장 강한 정적 상관을 보여 관계 유지와 만족을 증진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함이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는 부부관계에서 감정의 표현 여부보다 대화를 회피하는 행위 자체가 관계 만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임을 시사하며, 상호지지의 증진과 개방적 의사소통이 결혼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경로임을 보여준다.
2. 통제 변인에 대한 위계적 회귀분석
본 연구에서는 주요 예측변수(대화꺼림, 짜증표현)가 부부관계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회귀모형에 투입하기 전에 모두 더미변수로 변환하여 통제하였다. 성별은 여성(0)을 기준범주로 하여 남성(1)으로 더미화하였고, 연령대는 연속변수로 그대로 투입하였다. 교육수준은 고졸 이하를 기준범주로 설정하여 ‘전문대⋅대졸(1)’과 ‘대학원 이상(1)’ 두 개의 더미변수로 구성하였으며, 거주지는 수도권(기준범주)⋅광역시⋅기타지역으로 구성된 변인을 수도권을 기준으로 두 개의 더미변수로 변환하였다. 자녀수는 그대로 연속변수로 투입하였다. 경제활동 상태는 비활동(0)을 기준범주로 하고 활동 중(1)으로 더미화하였으며, 종교는 무⋅기타(0)를 기준으로 종교 있음(1)으로 변환하였다. 이러한 기준범주 설정과 더미코딩을 기반으로 모든 통제변인을 위계적 회귀분석의 1단계에 투입하여 주요 예측변수가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순수 효과를 검증하였다. 1단계에서 통제변인만 투입한 모형의 설명력은 Adj R²=.08로 낮았으며, 통제변인 중에서는 성별(β=.177, p=.002)과 교육수준(β=.244, p<.001)만이 결혼만족도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보였다. 연령대, 거주지, 자녀수, 경제활동, 종교 유무는 유의하지 않았다. 2단계에서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을 추가하자 설명력이 Adj R²=.53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ΔAdj R²≈.45, p<.001), 특히 대화꺼림은 결혼만족도를 강하게 부적으로 예측하였다(β=−.672, p<.001). 반면 짜증표현은 유의하지 않았다(β=.026, p=.506). 3단계에서는 교육수준 및 경제활동 상태와의 상호작용항을 추가하여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대화꺼림×교육수준(β=.035, p=.345), 대화꺼림×경제활동(β=.009, p=.822) 모두 유의하지 않아, 대화꺼림의 부정적 효과가 개인의 학력수준이나 경제활동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짜증표현의 상호작용항 중 짜증표현×교육수준만이 약하게 유의하였다(β=−.085, p=.038). 이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짜증표현의 영향이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의미하나, 전체 모형에서 짜증표현의 주효과가 유의하지 않기 때문에 해석에 있어 제한점을 가진다. 경제활동 상태와 짜증표현의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β=.010, p=.800).
3. 대화꺼림 및 짜증표현이 부부관계에 미치는 다중회귀분석결과
다중회귀분석 결과, 대화꺼림은 결혼만족도(β = −.677, p < .001), 배우자도움(β = −.492, p < .001), 배우자간섭(β = .357, p < .001)**을 가장 강하게 예측하였다. 반면 짜증표현은 결혼만족도(β = .083, p = .087)와 배우자도움(β = .121, p = .132)**에 유의하지 않았고, 배우자간섭(β = .136, p = .086)에서만 소폭의 정적 경향을 보였다. 각 회귀모형의 설명력은 결혼만족도 R²=.524 (Adj R²=.506), 배우자도움 R²= .268 (Adj R²= .251), 배우자간섭 R²=.146 (Adj R²=.128)**으로 나타났다. 즉,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부부관계 질 지표의 15–50% 수준의 변량을 설명하며, 이 중에서도 대화꺼림이 가장 지속적 이고 강력한 예측요인임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중년기 후반(50–60대)에서도 의사소통 회피의 감소가 결혼만족도 향상과 상호지원성 증진, 배우자간섭 지각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요인임을 시사한다. 아울러 본 분석은 통제변인을 포함한 최종모형을 기반으로 해석되었으며, 주요 예측변수의 기초적 경향을 확인하기 위한 보조분석(<표 5>)에서도 동일한 방향성이 확인되어 결과의 일관성이 뒷받침되었다.
4. 경로분석 결과
경로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화꺼림은 결혼만족도에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β=−.482, p<.001)을 미칠 뿐 아니라, 배우자도움 감소(β=−.512, p < .001) 및 배우자간섭 증가(β=.364, p<.001)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결혼만족도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짜증표현은 배우자도움(β=.098, p=.164)이나 결혼만족도(β=.067, p=.119)에 대해 유의하지 않았으며, 배우자간섭(β=.138, p=.083)에서만 경계 수준의 정적 효과를 보였다. 배우자도움(β=.291, p<.001)은 결혼만족도를 유의하게 높였고, 배우자간섭(β=−.112, p=.037)은 결혼만족도를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종속변수의 설명력은 배우자도움 R²=.268(Adj R²=.251), 배우자간섭 R²=.146(Adj R²=.128), 결혼만족도 R²= .524(Adj R²=.506)으로 나타나, 대화꺼림과 짜증표현 두 변수가 부부관계의 핵심 영역을 약 13∼52% 수준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중년기 후반에서도 의사소통 회피의 감소가 결혼만족도 향상과 상호지원 증진, 배우자간섭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접근임을 시사한다.
매개효과 측면에서 부트스트랩 3,000회를 통해 간접효과를 추정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대화꺼림 → 배우자도움 → 결혼만족도의 간접효과는 −.168(95% CI [−.269, −.088], p<.001)로 유의하였으나, 대화꺼림 → 배우자간섭 → 결혼만족도 경로는 −.019(95% CI [−.072, .030], p=.419)로 비유의하였다. 이에 따라 대화꺼림의 총 간접효과는 −.188(95% CI [−.306, −.087], p<.001)로 확인되어, 회피 감소가 배우자도움 증대를 통해 결혼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매개 경로임이 지지되었다. 한편 짜증표현의 간접효과는 배우자도움 경로에서 **경계 수준(β=.041, 95% CI [−.004, .095], p=.081)**에 머물렀고, 배우자간섭 경로는 유의하지 않아 총 간접효과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β=.035, 95% CI [−.021, .092], p=.199).
경로분석 결과, 대화꺼림은 배우자도움을 낮추고(β=-.512, p<.001), 배우자도움의 증가는 결혼만족도를 유의하게 높이는 간접경로로 작용하였다(β=.291, p<.001). 짜증표현은 배우자간섭이나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배우자간섭은 결혼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β=-.112, p<.01). 최종모형의 설명력은 결혼만족도 R²=.524로 나타났다.
Ⅴ. 논의
본 연구는 중년기 부부를 대상으로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이 결혼만족도, 배우자도움, 배우자간섭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대화꺼림은 세 지표 전반에서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예측요인으로 작동하였다. 즉, 대화꺼림이 낮을수록 결혼만족도와 배우자도움은 높아지고, 배우자간섭은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반면 짜증표현은 결혼만족도와 배우자도움, 배우자 간섭 모두에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배우자간섭이 결혼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직접경로가 확인되었다. 이는 배우자의 과도한 개입과 통제가 부부 간 정서적 거리감을 확대하고, 관계 만족을 저하시킨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화꺼림이 배우자간섭을 증가시키고, 이러한 간섭이 다시 결혼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부정적 간접경로가 추가로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다. 대화꺼림은 결혼만족도를 직접적으로 떨어뜨릴 뿐 아니라, 배우자도움을 약화시키는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만족도를 낮춘다. 또한 대화꺼림이 증가하면 배우자간섭도 증가되면서 결혼만족도도 저하되는 분정적 연쇄 경로도 상대적으로 약하나 확인된다. 짜증표현의 경우, 그 자체가 보편적 위험요인이라기보다 표현의 질과 상황적 맥락에 따라 관계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는 관계유지 관점에서 대화꺼림이 개방적 대화, 확신의 전달, 협력적 문제해결과 같은 유지행동의 자원을 고갈시켜 만족과 지지를 약화하고 간섭 지각을 증폭시킨다는 메커니즘과 정합적이다(Stafford & Canary, 2006). 요구와 회피가 상호 강화되는 악순환을 보고한 메타분석의 관찰과도 부합한다(Schrodt, Witt, & Shimkowski, 2014). 짜증표현에 대한 비유의성은 부정 정서의 표현 그 자체가 아니라 표현 방식과 맥락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선행연구의 논지와 연결된다(Bodenmann, 2005; Gottman & Silver, 1999). 즉, 불편함을 명명하고 대화의 장으로 올리는 행위가 자동적으로 해로운 것이 아니며,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갈등을 줄이고 관계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상담과 교육의 현장에서는 “대화꺼림을 없애라”는 추상적 지시보다, 실제 일상에서 어떻게 말을 시작하고 멈출지를 연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짜증표현은 ‘화를 내지 말라’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하라’로 전환해야 한다. “왜 그래” 대신 “나는 이런 점이 힘들다”고 말하고, 요구를 비난이 아닌 ‘나-메시지’로 전달하도록 코칭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처럼 표현의 질을 높이면 짜증은 간섭이 아니라 이해의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 차원에서는 ‘좋은 대화가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는 추상적 캠페인보다, 중년 부부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짧은 실습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갈등 두려움 해소와 대화꺼림 감소를 목표로 한 표준 모듈을 상설화하고, 기본 과정과 심화 과정을 분화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모 돌봄과 자녀 독립이 겹치는 가구를 대상으로 돌봄과 시간관리 코칭, 의사소통 교육을 통합한 패키지 지원을 도입하면 배우자도움은 증가하고 간섭 지각은 감소하는 직접 경로를 기대할 수 있다. 직장 기반 복지에서는 부부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유연근무와 가사 분담 캠페인을 병행하여 일상 과업의 공정 분배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보건소와 보건지소에서는 만성질환 교육과 함께 관계 스트레스와 건강의 연계를 간단히 브리핑하고 위험군을 가족상담 자원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지털 기반 도구를 활용하여 대화 준비 시트와 타임아웃 알람, 감정 기록 기능을 제공하면 회피를 줄이고 표현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대화꺼림과 짜증표현을 구분하여 ‘말하지 않음의 위험’과 ‘어떻게 말하느냐’의 차이를 동시에 조명했다는 점에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의사소통 빈도보다 표현의 방식이 관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경로분석을 통해 배우자도움과 간섭을 매개로 결혼만족도가 형성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시각화함으로써, 부부관계의 역동적 구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표현의 질이나 톤을 나누어 구체성 등 세부 언어적 특성을 정교하게 측정하여, 짜증표현과 관계 결과 간의 비선형적⋅상호작용적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과업분담의 공정성과 관계 확신을 조절변인으로 포함하여 의사소통이 결혼만족도로 이어지는 경로의 설명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체면이나 침묵규범 등 가족 내 한국 문화로 인해서 형성된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을 고려하여 배우자도움과 간섭의 의미가 어떤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강화되거나 완화되는지를 규명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횡단 설계에 기반하므로 인과 방향성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자기보고 자료의 특성상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짜증표현의 질을 공격적 표현과 건설적 표현으로 구분하지 못해 효과가 희석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향후 연구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관계 변화를 추적하고, 표현의 세부적 특성과 상황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본 연구를 통해 중년기 부부관계의 질을 위협하는 직접적 요인은 감정 자체가 아니라 대화를 회피하는 행동임이 다시 확인되었다. 대화꺼림을 체계적으로 감소시키고 부정 정서를 구체성과 존중, 상호성의 틀로 직접 표명하도록 돕는 개입은 결혼만족도와 배우자도움을 높이고 배우자간섭을 낮추는 효율적인 경로이다. 이러한 접근은 상담과 교육의 현장을 넘어 지역사회 복지와 보건정책으로 확장될 때 중년기의 삶의 질과 건강을 동시에 증진하는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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