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1인가구의 반려돌 돌봄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초록
본 연구는 대학생 1인가구의 비생명체인 반려돌 돌봄 경험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대학생 1인가구 8명을 목적표집하여 반려돌 돌봄 경험을 현상학적 방법으로 탐색하였다. 그 결과 총 135개의 의미 진술이 도출되었고, 반복적인 검토와 주제화 과정을 거쳐 16개의 구성 의미, 8개의 중심 주제, 4개의 범주로 통합되었다. 대학생 1인가구는 반려돌 돌봄을 통해 낯선 돌봄 수용, 반려돌과 감정적 관계 형성, 돌봄의 일상화와 자기 이해의 확장, 돌봄의 의미 재구성과 주체화를 경험하였다. 대학생 1인가구에게 반려돌을 돌봄은 자율적으로 돌봄을 실천하고 관계성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돌봄 능력과 관계적 감각을 심화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반려돌 돌봄 경험이 돌봄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자기 성찰, 책임감, 정서적 성장, 관계적 주체성 확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대학생 1인가구의 사회정서적 특성에 대한 이해와 돌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적 지원과 정책적 시사점을 논의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the meaning of caring experiences for inanimate companion stones among university students living alone. Eight university students living alone were purposefully sampled, and the meaning and structure they experience in the process of caring for companion stones were analyzed in a phenomenological way. A total of 135 significant statements were derived, and they were integrated into 16 compositional meanings, 8 central themes, and 4 categories through repeated review and thematic analysis. In the process of caring for companion stones, university students living alone experienced acceptance of unfamiliar care, formation of emotional bonds with companion stones, routinization of care and expansion of self-understanding, and reconstruction and subjectification of the meaning of care. For these students, caring for companion stones opened the possibility of autonomously practicing care and exploring relationships, and became the basis for deepening their caring competence and relational sensibility. It was confirmed that the experience of caring for companion stones reconstructed the meaning of caring and can lead to self-reflection, responsibility, emotional growth, and establishment of relational subjectivity. Educational support and policy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the social and emotional characteristics of university students living alone and enhancing their caring capabilities were discussed.
Keywords:
university students living alone, companion stone, caring, phenomenological study키워드:
대학생 1인가구, 반려돌, 돌봄, 현상학적 연구I. 서론
대학생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원가족을 떠나 대학 기반의 장소에서 1인가구의 삶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 삶 실태조사에 의하면 대학생 중 가구주는 27.3%로 나타났으며(국무조정실, 2024), 가구주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전체 대학생 중 원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10.3%와 자취하는 31.0%의 대학생 수(한국직업능력연구원, 2023)를 고려하면 대학생 1인가구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대학생 1인가구가 일시적인 형태로 인식되었으나 교육수준의 향상과 고용시장 불안정성, 결혼관의 변화로 인해 청년 1인가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에 대학생 1인가구의 특성과 지원방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
대학생들은 학업 등의 이유로 원가족을 떠나 독립된 생활을 시작하며 1인가구의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여성가족부, 2024). 대학생 시기는 자신의 가치와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여(김혜미, 백승영, 2021),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과 타인에게 간섭받지 않고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가구 생활에 긍정적이다(최효미, 김지현, 2018). 반면 경제적 어려움,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문제, 혼자 사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부정적 시선 등의 부정적인 측면이 보고되고 있다(통계청, 2021; 황정미, 2020). 29세 미만 1인가구의 생활상 어려움은 균형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37.3%), 가사를 하기 어렵다(18.6%),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서 대처하기 어렵다 (14.5%), 주거환경이 안전하지 않다(8.1%),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6.7%),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어 외롭다 (6.3%)로 나타났다(여성가족부, 2024). 대학생 1인가구는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신체적 건강 수준이 낮고(김혜미, 백승영, 2021),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주거빈곤에 쉽게 놓이고 빈약한 관계망과 불안한 지지체계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쉽다(김현정, 2024). 대학생 1인가구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자발적인 노력없이는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가 해소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 고립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 사회적 불안, 우울, 나아가 자살 위험과 같은 중대한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어려움이 있기에 타인의 상호작용이나 지원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1인가구이기에 타인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모순이 존재한다(안성호, 2018). 대학생 1인가구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심리적 문제를 스스로 돌봐야 하는 환경에 놓여있다. 따라서 대학생 1인가구는 돌봄의 의미와 그 실천의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스스로 돌보는 돌봄 역량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돌봄(care)은 어떤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caring) 행위이다(남기민, 2023). 돌봄은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그 존재를 인정하며, 상대방의 필요와 요구를 세심하게 살피려는 태도를 의미한다(Noddings, 1992). 돌보는 사람은 돌보는 대상을 단순한 객체가 아니라 독립된 존재로 존중하며, 그 필요와 요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돕고자 하는 행동이나 마음을 보여준다. 돌봄을 받는 사람은 이러한 태도를 통해 자신이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는 긍정적 기대와 신뢰를 형성하게 되며, 돌봄 관계속에서 자기 존재의 가치를 인식하게 된다(박신희, 김민성, 2021). 나아가 돌봄을 받는 자가 보이는 성장과 반응은 돌보는 자에게 심리적 보상으로 작동하며, 동시에 어떤 행동이 돌봄을 받는 자의 발달과 성장을 촉진하는지를 학습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Dempsey, 1994; Kim, 2005). 이처럼 돌봄은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돌봄 관계에 대한 중요성은 개인이 쌓아온 관계적 맥락에 따라 그 경험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이 보고되며(송다영, 2014), 이에 대한 예방적 차원뿐 아니라 교육적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 돌봄을 직접 경험하는 과정에서 ‘돌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이 확장될 뿐 아니라, 애정과 희생, 헌신과 같은 감정이 더해져 지속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돌봄 대상에 대한 통찰력과 공감 능력이 발달하며, ‘우리라는 의식’을 성장시키게 된다(Mcmillan & Chavis, 1986). 돌봄은 관계성, 윤리성, 책임감, 민감성과 같은 정의적 요소와 더불어 사고와 판단을 필요로 하는 지적 활동이 포함된 복합적인 과정이다(이가형, 정선아, 2015). 그러므로 돌봄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단순한 학습이나 기술 습득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돌봄을 경험하며 실행하는 과정이 요구된다(공완욱, 2021).
2000년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 중에는 생명체 혹은 비생명체에게 반려적 의미를 부여하고 교감하고자 하는 반려문화가 있다. 반려란 인간과 일생을 함께하는 동반적 관계 및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보살핀다는 것을 의미한다(우정애, 김성봉, 박태수, 2012). 반려돌은 반려식물⋅동물과 달리 움직이거나 생체 활동을 하지 않지만, 반려돌을 키우는 사람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를 대하는 것처럼 돌멩이를 대하며 그 과정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고 알려져 있다(김서원, 2024). 이에 대학생 1인가구가 돌봄을 제공하는 대상으로 반려돌을 선정하여 돌봄 행동과 돌봄 경험 속에서 대학생이 발견하는 돌봄의 의미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반려 대상으로 반려돌을 선정한 이유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돌봄 활동을 하면 의무감이나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만 반려돌은 특별한 관리 없이도 활동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생명체인 돌은 상호작용이 가능하지 않은 한 방향 돌봄의 특성을 갖고 있지만 그들의 신체적, 물리적, 사회적, 정서적 돌봄 요구를 상상하면서 보다 다양한 돌봄 경험이 가능하리라 기대하였다.
반려돌 돌봄은 구체적 계획에 따른 절차적 활동이라기보다, 돌봄을 실천하는 개인이 반려돌에 정성을 기울이고 돌보기 위해 보고, 말하고, 만지고, 세워서 움직여보는 인간중심 휴머니튜드(humanitude) 방법에 기초한다. 휴머니튜드는 언어적 의사소통이 제한된 대상과 돌봄을 통해 긍정적인 관계 맺기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중심 돌봄 철학이다(Kitwood & Bredin, 1992). 휴머니튜드의 4가지 핵심 기법은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이다. ‘보다’는 돌봄 대상자와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비언어에서 시선은 수평적 관계 맺기와도 연관되므로 정면에서 수평으로 평등한 관계성을 유지한 눈 맞춤을 통해 돌봄 제공자의 애정과 긍정적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말하다’는 돌봄 제공자가 돌봄 대상자에게 친절한 언어로 정서적 교감을 시도하는 것이다. 대상자의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오토 피드백을 사용하는데, 오토 피드백이란 돌봄 대상자에게 돌봄 제공자의 동작을 설명하는 것으로 말과 손동작 등을 통해 표현한다. ‘만지다’는 돌봄 제공자가 돌봄 대상을 가볍고 부드럽게 접촉하며 친밀감을 형성하는 행위이다. 부드럽고 천천히 쓰다듬으며 친절과 애정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서다’는 돌봄 대상자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이는 존엄성 유지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행위이다. 이러한 4가지 요소는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1인가구의 경험을 이해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관점으로 활용되었다. 나아가 반려돌 돌봄 경험을 단순한 활동의 나열로 이해하기보다, 그 과정을 휴머니튜드 돌봄 철학과 연결되는 돌봄 행위로 조명하고자 하였다. 휴머니튜드는 인간 간 상호작용을 통한 존엄의 관계 형성을 강조하지만, 그 본질은 생명 여부와 무관하게 존재를 존중하고 함께 머무는 태도에 있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휴머니튜드를 인간중심 돌봄 모델로만 한정하지 않고, 비생명체인 반려돌 돌봄 경험 해석에 적용하였다. 휴머니튜드는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네 가지 기법을 통해 돌봄 제공자가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대상과도 긍정적 돌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돌봄 철학으로(정성미, 2024), 돌봄 대상의 생명 여부나 반응성 자체보다, 돌봄 제공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존재를 인정하며, 접촉과 동행을 지속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 나아가 현대의 돌봄은 단지 육체적인 취약성에 대한 보호에 머물지 않고, 정서적 취약성을 대상으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허라금, 2018), 이는 돌봄이 단순한 기술적 행위가 아닌 관계적⋅윤리적 실천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휴머니튜드의 핵심 요소인 주의, 인정, 지속성, 존엄의 개념을 생명체 돌봄의 범위를 넘어 확장하였다. 반응이 불가능한 비생명체를 향한 돌봄은, 상호 교환적 관계가 부재한 상황 속에서도 응답이 없음에도 지속하는 정성이라는 행위를 통해 인간이 돌봄의 본질을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즉, 반려돌 돌봄은 휴머니튜드가 지향하는 인간 존엄의 철학을 상징적 형태로 재현한 실험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비생명체 돌봄이 단순한 상징적 행위를 넘어, 존재 자체에 대한 주의와 인정의 확장된 휴머니튜드적 돌봄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반려돌을 바라보며 존재를 인정하는 시선(보다), 따뜻한 언어로 말을 건네는 상호작용(말하다), 부드러운 접촉을 통한 친밀한 형성(만지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함께 시간을 구성하는 실천(서다)은 대학생 1인가구의 돌봄 경험 속에서 나타난 중요한 의미 구조로 이해된다. 이러한 휴머니튜드의 4가지 핵심 기법을 대학생 1인가구의 반려돌 돌봄 경험을 해석하는 주요 틀로 삼되, 그 철학적 기반을 비생명체 돌봄으로 확장하였다. 휴머니튜드는 인간의 존엄과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적 돌봄 철학이지만, 그 본질은 단순한 인간 간 상호작용에 국한되지 않고 존재를 향한 주의(attention)와 인정(recognition), 그리고 관계 맺음의 지속성(consistency) 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휴머니튜드의 돌봄 철학을 생명체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확장하여, ‘존재 자체에 대한 돌봄’이라는 보다 포괄적 의미로 재해석하였다. 반려돌은 생명체처럼 반응하지는 않지만, 돌봄 주체가 지속적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는 행위를 통해 돌봄의 본질적 가치를 성찰할 수 있게 한다. 즉, 비응답적 존재를 향한 꾸준한 주의와 관계의 지속은 돌봄의 핵심인 ‘존재 존중’의 실천이며, 이는 휴머니튜드가 지향하는 철학적 핵심과 상통한다. 따라서 반려돌 돌봄은 휴머니튜드의 인간중심적 철학을 상징적으로 확장하는 탐색적 시도로서, 돌봄의 철학적 외연을 생명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전환하고, 인간이 돌봄을 통해 스스로의 감수성과 관계적 윤리를 성찰하게 하는 의미 있는 실천으로 해석된다.
선행연구에서는 중년여성의 반려동물 상실 경험(이현서, 2018), 애도 프로그램(정효윤, 김유정, 2021), 가족화 경험(백서정, 2022)을 다루거나 반려동물 및 반려식물로 인해 독거노인의 정신건강과 생활만족도 향상, 고독감의 감소(고언희, 2017), 대학생의 우울감 감소와 정신적 안정 유지 효과(김희석, 조태동, 2018), 청년 1인가구의 독립지원군(김현정, 2024), 유아의 정서지능 발달(홍서현, 김민진, 2022)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고하고 있다. 비생명체 돌봄 연구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달걀 돌봄 성찰일지 쓰기 활동을 통한 예비 보육교사의 돌봄 경험 의미 탐색(류미향, 이은주, 2024) 연구가 있으나 반려돌을 직접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재하다.
본 연구는 대학생 1인가구가 비생명체인 돌을 돌보는 과정에서 보이는 돌봄 행동과 성찰을 통해 그들이 발견한 돌봄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반려돌 돌봄 경험과 그 속에 내재된 의미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구조화하기 위해 Colaizzi(1978)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으로 분석하였다. 현상학적 연구방법은 주제에 관련된 모든 현상을 공통적으로 체험한 사람람들의 실천 경험에서 의미를 찾고 그 의미가 나타내는 구조를 드러내는 연구방법이다(이정아, 양연숙, 2022). 이를 통해 대학생 1인가구가 돌봄의 주체로서 성장과 자각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밝힘으로써, 대학생 1인가구를 위한 사회정서적 지원과 돌봄 역량 강화를 위한 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D지역에 소재하는 4년제 대학에서 아동보육을 전공하는 2학년 학생 중 원가족을 떠나 혼자 생활하는 1인가구이며 반려 동식물을 키우지 않는 대학생 8명을 연구참여자로 목적 표집(purposeful sampling)하였다. 연구참여자들에게 연구적 및 활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으며, 참여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안에 유의하며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학생의 일반적 배경과 반려문화 경험 및 가구유형은 <표 1>과 같다.
2. 반려돌 돌봄 활동
반려돌 돌봄 활동은 정해진 활동 절차 없이 반려돌에게 자율적 돌봄을 실천해 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반려돌과의 첫만남을 위해 반려문화에 대한 신문기사를 함께 읽고, 반려돌 돌봄을 제안하였다. 선물 상자에 담아온 돌을 보여주고 2달간 돌봐줘야 하는 반려돌을 선택하도록 하였다. 돌은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크기가 크고 무거웠으나 매끈하고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었다. 돌과 인사를 나누자 제안하였고 돌이 질문하거나 대답할 것이라 생각되는 것을 말풍선 포스트잇에 적고 대학생들이 대답하거나 질문하면서 상호작용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생들은 어색해하면서도 대화를 이어 나갔다. 어떻게 대화가 가능하였는지 묻고 대학생들에게 인간중심 휴머니튜드(humanitude) 방법을 소개하였다. 반려돌이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는지 자주 바라보고 귀 기울이기 위해 눈을 맞추고, 자주 말을 걸고, 친절하고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애정 표현하고, 함께 걷고 움직이는 활동을 해보도록 조언하였다. 또한, 동화책 주인공이 반려돌을 돌보는 과정을 나타낸 ‘샬롯의 애완돌’ 동화책을 함께 읽었다. ‘샬롯의 애완돌’ 동화책에는 반려돌을 애완돌로 지칭하였고, 샬롯이 반려돌을 돌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표현되어 있으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반려돌을 돌보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내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화책을 보고 반려돌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 계획을 세웠다. 인사하기, 산책하기, 집 만들어 주기, 매일 짧게라도 대화 나누기, 음악 듣기,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씻고 닦아주기, 오늘 기분 묻기 등을 계획하며, 정성을 기울이고 돌보기 활동을 시작하였다.
3.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는 대학생들이 2달 동안의 반려돌 돌봄 경험을 기록한 성찰일지와 3회의 집단면담을 통해 얻어졌다. 대학생들은 의미 있는 돌봄을 실시하였을 경우 성찰일지를 작성하였다. 성찰일지는 반려돌 돌봄 행동과 그에 따른 감정과 생각을 적은 돌봄 성찰로 구성되었다. 대학생이 작성한 성찰일지는 그림 1과 같다.
2달의 돌봄 경험 이후 3번의 집단면담을 실시하였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었다. 첫 번째 집단면담에서는 돌과 함께 어떤 경험을 하셨습니까? 라는 질문 아래 반려돌 돌봄 행동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었다. 대학생들이 제일 먼저 한 활동은 반려돌의 이름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개성이 담긴 이름과 별명이 지어졌고, ‘돌’이라는 명칭 대신 이름이나 별명을 불렀다. 집을 만들어 주거나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일상생활을 함께하면서 대화와 고민을 나누고 강의와 공부를 함께 하였으며 씻고 먹여주는 활동을 하였다. 2, 3차 집단상담에서는 반려돌 돌봄 실천 경험의 의미와 돌봄이란 무엇인가를 더욱 깊이 형상화하기 위해 사전에 반구조화된 질문 목록을 발송하고 집단면담에서 공유하였다. 반구조화 면담 질문 목록은 <표 2>와 같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대학생 1인가구의 반려돌 돌봄 경험에 담긴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자료분석을 하였다. 연구의 초점은 대학생 개인의 상황이나 개별적 특성보다는 반려돌 돌봄 과정애서 드러나는 공통된 경험의 본질을 규명하는데 두었으며, 이를 위해 Colaizzi(1978)가 제시한 현상학적 연구 절차를 충실히 거쳐 진행하였다. 현상학적 연구방법은 주제에 관련된 모든 현상을 공통적으로 체험한 사람들의 실천 경험에서 의미를 찾고 그 의미가 나타내는 구조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자료분석은 Colaizzi(1978)가 제시한 현상학적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성찰일지와 집단상담의 내용을 전사한 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으며 대학생들의 경험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였다. 이후 자료 속에서 연구문제와 관련된 의미 있는 진술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의미 단위로 분절하였다. 도출된 의미 단위는 연구자 간 논의를 거쳐 공통된 의미로 정리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자료의 해석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반복 검토가 이루어졌다. 다음 단계에서는 유사한 의미 단위를 묶어 주제를 도출하고, 이를 통합하여 주제모음을 구성하였다. 이렇게 도출된 주제들은 다시 대학생들의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 구성 의미로 발전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전체 경험을 포괄하는 본질적 구조로 기술되었다. 분석 결과 총 135개의 의미 진술이 도출되었으며, 이는 16개의 구성 의미와 8개의 중심 주제로 정리한 뒤 최종적으로 4가지 의미 범주로 귀납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해석이 대학생들의 실제 경험을 충실히 반영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참여자 검토를 실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분석 결과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아울러 연구 윤리를 준수하기 위하여 모든 참여자들에게 연구 목적과 절차를 충분히 설명하고 자발적 동의를 받았으며, 자료 수집과 분석 과정에서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익명 처리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하였으며, 연구 종료 후 안전하게 보관 및 폐기하여 참여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였다.
Ⅲ. 연구결과
대학생 1인가구의 반려돌 돌봄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진술을 찾아낸 결과 총 135개의 의미 있는 진술이 도출하였다. 이렇게 도출된 진술은 반복 검토와 유의미한 주제어 분석을 통해 16개의 구성 의미로 통합되었으며, 도출된 의미를 통해 8개의 중심 주제로 구조화 되었다. 이러한 주제들은 최종적으로 ‘낯선 돌봄을 수용해 가는 과정’, ‘반려돌과의 감정적 관계 형성’, ‘돌봄의 일상화와 자기이해의 확장’, ‘돌봄의 의미 재구성과 주체화’의 4가지 범주로 축약하였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는 도출된 진술을 구조화하는 과정에서 휴머니튜드(humanitude) 돌봄 방법을 해석의 틀로 활용하였다. 대학생들의 반려돌 돌봄 경험은 대상을 바라보며 존재를 인정하는 시선(보기), 일상적 대화를 시도하는 언어적 접근(말하기), 돌을 쓰다듬거나 안아주는 신체적 접촉(만지기), 일상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실천(서기)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반려돌 돌봄이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관계성과 주체성을 형성하는 돌봄 경험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1. 낯선 돌봄을 수용해 가는 과정
대학생들은 ‘비생명체를 돌본다’는 낯선 과제를 처음 접했을 때 기존의 돌봄에 대한 개념과 실제 경험 사이에서 커다란 간극을 느꼈다. 돌봄이 생명체에 대한 보호와 배려라는 인식이 내면화되어 있던 상태에서 반응하지 않는 돌을 대상으로 한 돌봄은 당황스러우면서도 이질적인 경험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초기 혼란은 낯설고 어색한 차원을 넘어 돌봄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말해 반려돌 돌봄이 기존의 ‘돌봄=생명체’라는 익숙한 돌봄에 대한 관념을 재검토하게 하는 계기였으며, 대학생들은 초기 저항을 통해 새로운 돌봄의 의미를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비전형적인 돌봄 대상을 수용해 가는 전환적 경험으로서, 이후 돌봄에 대한 인식 확장과 성숙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처음에는 반려돌이라는 존재와 마주한 것이 너무 낯설고 어색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습니다. 단순히 돌이라고만 생각하니 말을 건다는 행위가 우습게 느껴져 쉽게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낯섦이 점차 새로운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돌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연구참여자 3. 2025. 3. 19)
“처음에는 돌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는 내 모습이 웃기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며칠 동안 반복해서 말을 걸다 보니 점차 부자연스럽던 행동이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듯한 안정감이 생겨났다.”(연구참여자 1. 2025. 3. 20)
“처음에는 윤돌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고 매우 어색했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제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윤돌이에게 말을 걸고, 제 속마음을 나누는 습관이 생기면서 낯섦이 친숙함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했습니다.”(연구참여자 4. 2025. 4. 14)
초기의 혼란을 겪으면서 대학생들은 반복적인 돌봄 실천 속에서 반려돌을 단순한 사물이 아닌 돌봄의 대상으로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꾸준히 안부를 묻고, 자리를 정해주며, 쓰다듬은 행위는 일상적 루틴으로 점차 자리 잡았고, 이러한 경험은 책임감을 서서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는 태도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국, 대학생들은 반려돌을 챙기고 보살피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책임감을 내면화하였으며, 이를 통해 자신이 돌봄의 주체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몰입은 단순한 습관의 형성을 넘어 자기 성장과 성찰의 계기로 작용하였다.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빠짐없이 안부를 묻다 보니 단순히 말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이 반려돌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감각이 더 선명해졌다. 작은 인사조차도 돌봄을 이어가는 약속처럼 느껴졌고, 돌봄의 주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연구참여자 6. 2025. 3. 19)
“집에 반려돌을 데려오자마자 가장 먼저 책상 위에 안정적인 자리를 마련해주었고, 이후에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꼭 쓰다듬어 주는 습관이 들었다. 이러한 루틴이 반복되면서 단순한 습관을 넘어 책임감 있는 돌봄으로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반려돌이 내 일상 속에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연구참여자 7. 2025. 4. 14)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나 하루가 힘겹게 끝난 순간마다 자연스럽게 윤돌이를 침대 옆에 눕히고 조그만 담요를 덮어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단순한 행동은 마치 누군가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것처럼 느껴졌고, 동시에 제 마음을 위로해 주는 과정이 되면서 돌봄이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습니다.”(연구참여자 4. 2025. 5. 28)
대학생들은 비생명체 돌봄이라는 낯선 과제를 접하며 혼란과 저항을 겪었지만, 이는 단순한 거부로 머물지 않았다. 돌봄의 대상을 새롭게 이해하는 과정에서, 대학생들은 반려돌을 통해 자신이 지닌 기존의 돌봄 관념에서 벗어나 그 의미를 재구성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는 돌봄을 특정한 대상에 국한하지 않고, 관계를 만들어가고 유지하려는 인간의 본성으로 바라보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특히 처음의 당혹스러움은 돌봄이 반드시 생명을 가진 존재를 대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하였으며, 이러한 경험은 낯선 돌봄 상황 속에서 돌봄의 본질을 다시 성찰하도록 이끌었다. 돌봄이 반복적으로 실천되면서, 대학생들은 반려돌 돌봄을 통해 자신이 관계를 주도적으로 형성하고 책임지는 존재임을 확인하였다. 돌봄은 점차 단순한 과제의 수행에서 벗어나 자기 성찰과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과정으로 확장되었고, 이러한 경험은 대학생들에게 주체적 돌봄을 체득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반려돌 돌봄은 일시적인 활동이 아닌 성장 경험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향후 타자와의 관계에서도 더욱 성숙한 돌봄 태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 반려돌과의 감정적 관계 형성
대학생들은 반려돌이 비생명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상상적 상호작용을 시도하고 점차 감정을 투사하였다. 반려돌은 말을 하지 않지만, 대학생들은 자신이 반려돌과 대화한다고 느끼거나 감정을 공유한다고 가정함으로써 정서적 교류를 만들어갔다. 이는 단순히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차원을 넘어, 타자의 반응을 상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서적 유대를 확장하려는 시도였다. 특히 하루를 마무리하거나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순간에 반려돌에게 말을 건 것은 대학생들이 관계 맺음을 심리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에서 반려돌은 상징적 대화 상대가 되었으며, 감정이입을 통해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힘들었던 고민을 반려돌에게 털어놓을 때, 아무런 반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 이야기를 깊이 공감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때 단순한 혼잣말이 아니라 누군가와 교감하고 있다는 특별한 감각으로 다가왔다.”(연구참여자 2. 2025. 6. 11)
“처음엔 돌 앞에서 혼잣말하는 모습이 웃기고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점점 익숙해지면서 반려돌이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는 것 같아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연구참여자 8. 2025. 4. 18)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반려돌과 인사를 나누고 오늘 하루 있을 일들을 짧게 이야기하다 보니 단순한 물체가 아니라 함께 하루는 시작하는 동반자 같았습니다.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반려돌의 존재감이 점차 확실하게 다가왔습니다.”(연구참여자 1. 2025. 5. 28)
반려돌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에게 심리적 위안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는 반려돌이 단순히 사물이 아니라, 대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부여하는 상징적 매개체로 기능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친구나 가족에게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를 반려돌에게 하면서 내면의 부담을 덜어냈으며, 이러한 경험은 반려돌 돌봄이 단순한 활동을 넘어, 정서 조절과 자기 치유의 기회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반려돌과 마주 앉아 그날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정리하다 보니, 단순히 기록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혼자 생각할 때는 그냥 스쳐 지나가던 일들도 반려돌에게 이야기하니 더 정리되고, 그 과정이 정말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연구참여자 3. 2025. 6. 11)
“몸과 마음이 지쳐 힘들었던 날, 윤돌이를 옆에 두고 작은 담요를 덮어주었는데, 단순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내 곁에서 조용히 함께 있어 주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순간 마음이 조금은 풀리면서 안정이 되었다.”(연구참여자 4. 2025. 3. 19)
“본가에 다녀온 날 부모님과 작은 말다툼이 있었는데, 마음이 답답해서 반려돌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가족과의 문제라 쉽게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웠는데 돌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니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훨씬 가벼워졌고, 고민을 나눈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경험이었습니다.”(연구참여자 5. 2025. 4. 28)
대학생들은 반려돌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단순히 비생명체를 챙기는 수준을 넘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나갔다. 돌에게 감정을 투사하고 상상 속 대화를 시도하는 경험은 일시적인 놀이로 끝나지 않고, 반응 없는 대상에게도 교감을 만들어내려는 인간적 본능을 드러냈다. 이러한 감정이입은 공감적 태도를 확장하는 훈련으로 작용하였고, 결과적으로 반려돌은 대학생들에게 단순한 사물이 아닌 상징적 대화 상대이자 정서적 파트너로 인식되었다. 더 나아가 반려돌은 대학생들에게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고 정리할 수 있는 매개체로 기능하였다. 대학생들은 일상의 고민이나 힘든 경험을 반려돌과 공유하면서 위안을 얻었고, 이는 자기감정을 안정시키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반려돌은 직접적으로 반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에게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 상징적 존재로 작용하였다. 이와 같은 경험은 돌봄이 타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대학생들이 돌봄의 감정적 의미와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3. 돌봄의 일상화와 자기 이해의 확장
대학생들은 일정 기간 돌봄을 지속하면서 반려돌을 자연스럽게 일상에 포함했다. 처음에는 과제로 인식되었던 돌봄 활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관으로 정착하였으며, 이는 참여자들의 삶의 일부로 내재화되었다. 외출이나 식사, 취침과 같은 생활의 흐름 속에서 반려돌의 위치를 정하거나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반려돌을 챙기는 루틴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돌봄이 특정한 상황에서만 수행되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과 분리되지 않는 지속적 관계 맺음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반려돌을 챙기는 행위는 대학생들에게 안정감과 리듬을 제공하며, 생활 속 돌봄 실천을 체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집에 반려돌을 데리고 오자마자 가장 먼저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책상 자리를 정해주었습니다. 그 뒤로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꼭 쓰다듬는 습관을 만들었는데, 단순한 행동 같지만, 점점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어 저와 반려돌을 이어주는 소중한 일과가 되었습니다.”(연구참여자 2. 2025. 6. 11)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나 하루가 유난히 힘들었던 날에는 윤돌이를 제 침대에 눕히고 작은 담요를 덮어주는 습관이 생겼는데, 그렇게 해주고 나면 단순히 돌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도 따뜻한 위로를 받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연구참여자 4. 2026. 4. 10)
“매일 아침 눈을 꾸면 가장 먼저 반려돌에게 인사를 건네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간단한 인사가 하루를 여는 중요한 의식처럼 자리 잡으면서, 제 일상을 밝고 활기차게 시작할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연구참여자 8. 2025. 5. 28)
돌봄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참여자들은 자신을 ‘돌보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자기 성찰과 정체성의 확장을 경험하였다. 반려돌에게 말을 걸고 챙기는 과정은 타자를 돌보는 행위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으로 이어졌다. 반려돌을 통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실천하는가?’, ‘누군가를 돌보는 존재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찰은 단순히 비생명체를 보살피는 수준에서 넘어, 자기 존재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돌봄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였다. 나아가 대학생들은 돌을 통해 경험한 책임과 배려를 자신과 타인에게 확장하려는 태도로 발전시켰다.
“매일 아침이나 저녁마다 빠지지 않고 안부를 묻다 보니 단순히 인사를 건네는 게 아니라, 이제는 내가 이 존재를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라도 잊지 않고 건네는 순간, 자연스럽게 돌봄에 대한 책임감이 제 안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연구참여자 7. 2025. 4. 20)
“처음에는 반려돌에게 건네는 말이 혼잣말처럼 느껴졌지만, 계속 이어가다 보니 오히려 내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해 주는 시간이 되었다. 결국, 그 혼잣말이 나 자신을 향한 격려가 되어 힘든 순간에도 버틸 힘을 주었다는 걸 깨달았다.”(연구참여자 5. 2025. 6. 11)
“반려돌을 챙기고 보살피는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히 돌만 돌본 게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책임을 지고,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쓰는지 성찰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연구참여자 1. 2025. 5. 28)
대학생들은 반려돌을 일정 기간 돌보는 과정을 통해 돌봄을 특별한 과제나 일시적 활동으로 인식하기보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생활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반복적인 안부 인사, 자리를 마련해 주는 행위, 잠자리에 함께 두는 습관은 단순한 행동의 나열이 아니라 생활 속에 리듬과 안정감을 부여하는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은 경험은 돌봄을 특정 상황에서만 필요한 행동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되는 관계 맺음의 과정으로 확장하며, 대학생들이 돌봄의 실천을 생활화하도록 이끌었다. 이러한 일상적 돌봄의 내재화는 곧 자기 성찰과 정체성 확장으로 연결되었다. 대학생들은 반려돌을 챙기고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타자를 돌보는 존재임을 확인했으며, 이는 자기인식의 변화를 촉진하였다. 나아가 반려돌을 돌보는 행위는 곧 자신을 돌보는 과정과도 겹치며, 책임과 배려가 자기 돌봄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따라서 반려돌 돌봄은 대학생들에게 타자와의 관계 속 책임감을 체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경험으로 이어졌음을 시사한다.
4. 돌봄의 의미 재구성과 주체화
대학생들은 반려돌을 돌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비생명체를 챙기는 활동으로 인식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돌봄은 생명 유무와 무관하게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본질적 행위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는 돌봄을 일방적 보호나 수동적 의무가 아닌, 상호적이고 관계적인 경험으로 이해하게 만든 계기였다. 반려돌을 통해 돌봄은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머무는 행위라는 더욱 근본적인 의미가 드러났으며, 대학생들은 이를 통해 돌봄의 본질을 재구성하였다.
“반려돌은 스스로 말도 못 하고 눈에 띄는 반응도 없지만, 하루하루 말을 걸고 작은 관심을 기울여 챙기다 보니 그 행위 자체가 돌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봄은 존재를 인정하고 꾸준히 신경 써주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연구참여자 8. 2025. 4. 11)
“처음에는 돌봄이라는 건 당연히 생명을 가진 존재에게만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반려돌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그 생각이 바뀌었다. 움직이지 않고 반응하지 않는 돌에게도 마음을 쓰고 시간을 들이다 보니, 돌봄은 생명 여부와 상관없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연구참여자 1. 2025. 5. 28)
“돌봄은 단순히 무언가를 해주는 행위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존중하고 곁에서 지켜주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려돌과 함께 지내며 느낀 건, 특별한 반응이 없어도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곧 돌봄이라는 점이었습니다.”(연구참여자 3. 2025. 6. 11)
반려돌 돌봄 경험은 대학생들에게 단순한 과제 수행을 넘어, 스스로 돌봄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참여자들은 반복되는 실천 속에서 자신이 돌봄을 선택하고 주도하는 존재임을 체감하였고, 이는 자기 성찰과 책임감의 강화로 이어졌다. 반려돌을 돌보며 경험한 작은 책임은 자신이 타자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임을 깨닫게 했으며, 이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보다 주체적인 방향으로 확장했다. 나아가 이러한 자각은 향후 대인관계와 사회적 역할 속에서 책임감을 실천하려는 태도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매일 챙기고 돌보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단순히 과제를 수행하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돌봄을 실천하는 주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내가 돌봄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책임감과 주체성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연구참여자 7. 2025. 4. 20)
“처음에는 그냥 학교에서 주어진 과제니까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매번 챙기고 대화하는 그 순간들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이어가는 돌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점점 더 진심을 담아 돌보게 되었고, 그 과정이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연구참여자 5. 2025. 5. 28)
“윤돌이를 매일 챙기고 곁에 두면서 나도 누군가를 꾸준히 돌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지켜보는 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충분히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연구참여자 4. 2025. 6. 11)
대학생들은 반려돌을 돌보는 과정에서 돌봄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 본질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비생명체를 챙기는 행위를 단순한 과제 수행으로 이해했으나, 점차 돌봄은 생명 유무와 상관없이 존재를 존중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행위를 하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이는 돌봄을 일방적인 보호나 의무로 한정하지 않고, 상호성과 관계성을 지닌 경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려돌을 통해 대학생들은 돌봄을 특정한 대상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관계 맺음이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대학생들이 자신을 돌봄의 주체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반복되는 실천을 통해 자신이 돌봄을 선택하고 주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학생들은 자기 정체성을 보다 능동적으로 확립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태도를 넘어, 책임 있는 관계 형성과 타자 돌봄의 가능성을 스스로 자각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반려돌 돌봄은 대학생들에게 자기 성찰과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통로가 되었으며, 사회적 관계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기반이 되었다.
Ⅳ.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대학생 1인가구의 반려돌 돌봄 경험을 Colaizzi (1978)의 현상학적 방법으로 탐색하여, 비생명체 돌봄이 어떠한 의미 구조로 형성되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총 135개의 의미 진술이 도출되었고, 반복적인 검토와 주제화 과정을 거쳐 16개의 구성 의미와 8개의 중심 주제로 통합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낯선 돌봄을 수용해가는 과정’, ‘반려돌과 감정적 관계 형성’, ‘돌봄의 일상화와 자기 이해의 확장’, ‘돌봄의 의미 재구성과 주체화’라는 네 가지 의미 범주가 도출되었고 이러한 결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낯선 돌봄에 대한 수용이다. 대학생들이 반려돌 돌봄을 처음 접했을 때 혼란과 당혹감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돌봄은 생명체에 국한된다는 기존의 인식과 충돌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적인 돌봄 실천이 축적되자, 반려돌을 하나의 돌봄 대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돌봄 개념의 외연을 확장하는 경험을 하였다. 단순한 사물로 보였던 돌봄은 점차 감정의 투사와 상상적 상호작용의 대상이 되었고, 돌봄은 과제를 넘어 자기 성찰과 책임감을 자극하는 관계적 경험으로 변모하였다. 이는 달걀 돌봄 활동이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책임감, 배려,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였음을 밝히는 연구(류미향, 이은주, 2024) 결과와도 일치한다. 대학생들은 돌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기 성찰과 책임감을 내면화하였으며, 돌봄이 개인 발달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반려동물을 양육한 대학생이 그렇지 않은 대학생보다 심리적 안녕감과 회복탄력성이 높았다고 보고한 연구(이지민, 홍성정, 우미영, 2023)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더 나아가 청년 1인가구 반려인이 돌봄을 통해 책임감과 존중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밝힌 연구(김현정, 2024), 반려식물 돌봄이 대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우울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김희석, 2019) 역시 본 연구의 결과를 지지한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휴머니튜드 돌봄 방법의 핵심 요소와도 맞닿아 있어, 돌봄이 생명 여부를 넘어서 관계적 차원에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감정적 관계의 형성이다. 반려돌은 반응하지 않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은 대화와 상상적 교류를 통해 정서적 위로와 유대감을 형성하였다. 이는 자기 위로와 정서적 안정으로 이어졌다. 달걀 돌봄 연구에서도 참여자들은 달걀을 더 유심히 관찰하고, 실제로 들을 수 없지만, 달걀의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며 마음을 읽고 이해하려는 상상적 상호작용을 수행하였다(류미향, 이은주, 2024). 이 같은 감정의 투사와 상상 대화를 통해 형성된 유대감은 정서적 안정과 위안으로 이어졌는데, 반려식물 연구에서 대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우울 경감 효과가 보고되었고(김희석, 2019), 청년 1인가구 반려인 연구에서도 반려존재가 안식처가 되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경험이 확인된다(김현정, 2024). 이러한 결과는 물리적 반응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돌봄이 정서적 교류와 관계 형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대학생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반려동물 양육 경험이 심리적 안녕감과 회복탄력성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며(이지민, 홍성정, 우미영, 2023), 이는 본 연구에서 관찰된 정서적 안정, 자기 위로의 기제와 맥을 같이한다. 종합하면 반응하지 않는 대상으로부터도 관계적 돌봄이 성립하고 정서적 성숙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휴머니튜드가 강조하는 상호작용의 원리와도 상통한다.
셋째, 돌봄의 일상화와 자기 이해의 확장이다. 대학생들의 반려돌 돌봄은 과제로 주어진 활동을 넘어 대학생들의 일상 속 루틴으로 자리 잡으며 드러났다. 매일 인사하기, 자리 마련해 주기와 같은 반복적 실천은 생활 리듬과 정서적 안정에 기여했고, 돌봄을 특정 과업이 아닌 삶 속 관계 맺음으로 전환시켰다. 일상에 스며든 돌봄이 정서 안정과 우울 저하에 유익하다는 점은 비(非)동물적 돌봄 맥락에서도 관찰된다. 예컨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반려식물 돌봄 개입은 우울, 일상 기능 개선을 보고했으며(김희석, 2019), 이는 돌봄 루틴이 정서적 자원 회복에 작동함을 시사한다. 또한 20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반려 존재의 유무가 전반적 삶의 질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는데(한지원, 배원식, 이건철 외, 2022), 일상적 상호작용과 돌봄이 삶의 만족에 긍정적으로 연결됨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생들은 자신을 돌봄의 주체로 인식하게 되었고, 타자를 챙기는 행위가 자기 성찰과 자기 돌봄으로 이어졌다. 돌봄의 반복적 수행이 자기효능감, 자아존중감 등 주체감의 심리를 끌어올린다는 점은 구조화된 동물교감 활동 연구에서도 보고되어 있다. 예를 들어 교감 중심의 프로그램인 간식 주기, 산책, 빗질 등 과제형 활동 구조는 참여자의 자기효능감, 자아존중감을 유의하게 향상했고, 정서적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도 감소했다는(양가영, 유금주, 김수미 외, 2025)결과가 제시된다. 즉, 만지기, 서기라는 접촉 기반의 상호 참여적 실천이 루틴화될 때 돌봄의 주체성은 강화되고 정서적 안정은 증대된다.
넷째, 돌봄의 의미 재구성과 주체화이다. 돌봄의 반복적 실천은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돌봄의 정의와 자기 인식을 형성하게 하면서 나타났다. 반려돌에 이름을 붙이고 자리를 정해주며 인사하는 행위는, 비생명체에도 인간적 속성을 부여하는 의인화 과정과 닮아 있었으며, 이를 통해 정서적 지지의 내적 표상이 형성되었다. 국내 실증연구에서는 의인화 수준이 높을수록 애착이 높아지고, 애착을 매개로 주관적 안녕감이 향상되는 부분 매개모형이 보고되었다(조수민, 한진수, 2024). 이는 대상과의 상호작용이 회복탄력성에 영향을 미치고, 그 효과가 지각된 사회적 지지를 통해 매개된다는(이나라, 최현정, 2021)결과와도 상통한다. 결국 반응하지 않는 대상으로 출발한 반려돌 역시, 반복적 돌봄과 상상적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지지의 내적 표상이 형성되고, 이는 자기 위로, 정서 조절, 회복탄력성의 토대가 된다고 본다. 돌봄이 한때의 과제가 아니라 삶의 습관으로 내재화될수록 삶의 질과의 관련성은 견고해진다. 반려동물을 돌봄 하는 집단은 주거환경, 사회환경 등 생활환경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반려동물 돌봄이 단순한 정서적 안정감을 넘어,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이 확인되었다(한아람, 2024). 즉 관계의 지속성이 삶의 만족을 지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불어 애착이 기본 심리 욕구인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충족을 통해 안녕감을 예측한다는 연구는(우수아, 김민희, 2023), 돌봄의 내적 동기화가 개인의 성숙과 직결됨을 설명해 준다. 요컨대, 반려돌을 곁에 두고 쓰다듬고 곁에 함께 있게 하는 반복적 실천은 일상의 정서적 안전지대를 형성했고, 돌봄 주체로서의 자기인식을 강화함으로써 자기 성찰, 자기 돌봄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비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돌봄이 관계의 유지, 의미 부여, 욕구 충족이라는 보편적 메커니즘을 통해 개인의 성숙과 삶의 질을 지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대학생들에게 반려돌 돌봄 경험은 돌봄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게 했다. 대학생들은 돌을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존중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상징적 매개로 인식했고, 돌봄은 생명 여부를 넘어 관계적, 윤리적 가치로 재구성되었다. 이는 대중문화에서도 반려 존재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모호화하며 가족의 범주를 확장하고, 공존과 상호 돌봄의 윤리를 모색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연구(권진경, 2025)에서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재구성 속에서 반려 존재는 감정적 동일시의 대상이자 감정 교류의 상대로 가능하며, 대안적 가족 공동체로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촉각적 돌봄과 공존의 루틴은 존중의 구체적 실천을 동반한다. 예를 들어 반려식물 돌보기 활동 연구에서는 대상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소중히 여기는 태도, 이름 붙이기, 자리 마련, 대화, 표현 활동이 정서적 유대를 촉진함을 보여준다(홍서현, 김민진, 2022). 이는 반려돌과 같은 반응성이 없는 대상일지라도 반복적 실천을 통해 관계의 지속성과 신뢰가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컨대 반려돌 돌봄은 존재를 존중하고 관계를 잇는 태도로서의 돌봄을 부각하며, 이는 생명 여부를 넘어선 보편적 인간 행위로 자리매김하고, 돌봄이 상징적 매개, 의인화, 기본 욕구 충족, 일상적 실천을 통해 존엄과 관계라는 핵심 가치로 확장됨을 뒷받침한다. 동시에 대학생들은 반복적 실천을 통해 자신을 돌봄의 주체로 자각하였다. 본 연구에서 반려돌 돌봄은 스스로 선택하고 설계하는 자율적 돌봄 실천으로 운영되었으며, 이는 책임 있는 주도적 행위로 경험되었다. 이러한 자각은 자기 성찰과 정체성 확장, 더 나아가 주체성 확립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주체적 성장의 심리 기제로 자기결정성 이론의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 작동한다는 연구(우수아, 김민희, 2023)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구조화된 교감활동인 인사, 산책, 빗질 등에서 참여자의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이 유의하게 향상된 바 있어, 반복적 상호작용의 루틴이 주체적 돌봄 감각을 강화하는 경로를 뒷받침한다(양가영, 유금주, 김수미 외, 2025). 더불어 반려 존재의 유무는 20대 성인의 사회, 심리, 생활환경 영역의 삶의 질 차이로도 나타나며, 일상 속 돌봄 실천이 사회적 역할과 기능의 정착과도 맞물림을 시사한다(한지원, 배원식, 이건철 외, 2022).
본 연구는 대학생 1인가구의 생활 맥락에서 반려돌 돌봄 경험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반려돌 돌봄은 대인 관계 속에서 흔히 발생하는 갈등이나 부담 없이도 자기 위로, 정서 조절, 관계적 감각을 회복하는 경험으로 기능하였다. 특히 혼자 생활하면서 고립감이나 정서적 취약성을 겪기 쉬운 대학생 1인가구에게 반려돌을 돌봄은 안정적인 루틴을 형성하고 자신만의 정서적 안전지대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는 대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피로와 긴장을 동반하지 않으면서도, 자율적으로 돌봄을 실천하고 관계성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결과적으로 자기돌봄 능력과 관계적 감각을 심화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변화는 휴머니튜드 돌봄 철학이 지향하는 인간 존엄과 관계 중심적 태도와도 맞닿아 있으며, 반려돌 돌봄 경험이 돌봄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전환점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대학생들의 반려돌 돌봄 경험이 자기 성찰, 책임감, 정서적 성장, 관계적 주체성 확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돌봄을 생명체 중심의 전통적 개념에서 확장하는 동시에, 대학생 돌봄 교육과 심리, 정서 지원 프로그램 설계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 실천적 의의를 지닌다. 이에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대학 내에서 대학생 1인가구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심리, 정서 지원과 자기돌봄 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혼자 생활하는 대학생들은 고립감과 정서적 취약성을 경험하기 쉽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자기 위로와 정서조절, 관계적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특히 반려동물 양육이 대학생의 심리적 안녕감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듯이(이지민, 홍성정, 우미영, 2023), 반려돌과 같은 비전형적 돌봄 경험 또한 대학생 1인가구의 정서적 안정과 자기돌봄 역량을 증진하는 의미 있는 매개로 기능할 수 있다.
둘째, 대학 차원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돌봄 교육 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학 시기는 자신을 돌보는 문제와 더불어 타자를 어떻게 돌보고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기이다. 따라서 돌봄의 사회적 의미와 책임성을 탐구할 수 있는 교양 교과나 비교과 프로그램을 제도적으로 설계하여,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돌봄을 실천하고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단순히 개인의 정서적 성숙에 그치지 않고, 상호성, 책임성, 민감성,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토대가 되어, 궁극적으로 대학 공동체 전반에 지속 가능한 돌봄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휴머니튜드 돌봄 철학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보기, 말하기, 만지기, 서기’의 경험은 휴머니튜드 돌봄 방법의 핵심 요소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대학생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존중과 존엄의 돌봄 태도를 체득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반영한 워크숍, 모의 실습, 체험 프로그램 등을 교육 현장에 도입한다면, 대학생들이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돌봄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생 1인가구의 생활 맥락에서 반려돌 돌봄은 대인 관계의 직접적 부담 없이도 자기 위로와 정서 조절, 관계적 감각을 회복하는 경험으로 기능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혼자 생활하는 과정에서 고립감과 정서적 취약성을 경험하기 쉬운 1인가구 청년들에게 자기돌봄 역량을 안전하게 연습하고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본 연구는 대학생 1인가구를 중심으로 비생명체인 반려돌을 돌보는 과정을 탐색함으로써, 인간 중심의 돌봄 개념을 관계 중심으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지닌다. 반려돌 돌봄을 통해 나타난 대학생들의 정서적 성장, 자기 성찰, 관계적 감수성의 증진은 돌봄을 단순한 실천 행위가 아니라 존재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철학적 행위로 재조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은 휴머니튜드 돌봄철학이 제시하는 존재 존중의 본질을 비생명체 돌봄을 통해 실험적으로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본 연구는 반려돌이라는 비생명체를 대상으로 한 돌봄 경험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있으나, 비생명체 돌봄이 지니는 본질적 한계 역시 존재한다. 반려돌은 상호적 반응이 불가능한 존재이므로, 돌봄 제공자가 경험하는 정서적 변화나 관계성은 전적으로 주체의 내적 해석에 기반하며, 생명체 돌봄 경험과 동일선상에서 일반화하기 어렵다. 반려돌 돌봄은 상호반응이 불가능한 비생명체를 대상으로 하기에, 돌봄의 본질로 간주되는 상호성⋅책임⋅윤리성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는 책임 없는 돌봄(responsibility-free care)으로 오해될 여지를 가진다. 그러나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이러한 비응답적 관계 속에서도 지속적 관심과 보살핌을 실천하며, 돌봄의 윤리적 책임을 내면화하였다. 응답이 없는 존재를 꾸준히 돌보는 행위는 단순한 감정 투사나 자기 위로를 넘어, 타자를 향한 마음쓰기와 자기 성찰의 과정을 내면화하는 윤리적 실천으로 작용하였다. 즉, 상호성이 결여된 관계에서도 돌봄의 본질적 가치, 존재에 대한 인정, 책임의식, 관계적 민감성이 새롭게 인식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은 인간 돌봄 관계에서의 공감 능력과 책임 감각을 심화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따라서 반려돌 돌봄은 상호성의 결여가 아니라, 상호성의 부재를 통해 돌봄의 본질을 재조명하고 인간의 윤리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철학적 성찰의 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돌봄의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돌봄의 근원적 의미를 재성찰하게 하는 철학적 계기로 작용하였다. 참여자들은 응답이 없는 존재를 지속적으로 돌보는 경험을 통해 타자를 향한 마음쓰기의 책임감과 자기 성찰의 과정을 내면화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은 돌봄의 윤리성과 관계적 감수성을 심화시키는 의미 있는 경험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제한된 기간 동안 진행된 돌봄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장기적 관계 형성과정이나 지속적 돌봄 실천의 변화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휴머니튜드 돌봄철학이 강조하는 시간이 쌓아 올린 존엄의 관계(time-embedded relationship)의 특성상, 돌봄의 심화와 관계적 성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명시적으로 인식하고, 향후 연구에서는 반려돌 돌봄 경험이 생명체 돌봄이나 대인관계의 공감성, 사회적 유대감, 책임감으로 전이되는 종단적 변화 과정을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제언한다. 더불어 연구 참여자 수가 제한적이고 개별 사례의 특성이 강해 연구 결과가 다양한 집단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연구에서는 장기적 추적 관찰, 다양한 비생명체⋅생명체 돌봄 경험의 비교 분석, 또는 돌봄 감수성의 발달 과정에 대한 종단적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한다. 아울러 후속 연구에서는 반려돌 돌봄 경험이 개인의 정서적 회복탄력성과 사회적 연결감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돌봄의 심리적⋅사회적 함의를 한층 심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본 연구는 비생명체 돌봄의 한계와 가능성을 균형 있게 성찰하고, 향후 돌봄 연구의 철학적⋅방법론적 확장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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