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호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 No. 2

[ Article ]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No. 2, pp. 1-14
Abbreviation: JKHMAJFBL
ISSN: 2765-1932 (Print) 2765-24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1
Received 16 Mar 2021 Revised 16 Apr 2021 Accepted 07 Jun 2021
DOI: https://doi.org/10.7466/JFBL.2021.39.2.1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의 관련성
진미정1 ; 성미애2, *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xperience and Acceptance of Cohabitation and Marriage Intention of Young Adults
Meejung Chin1 ; Miai Sung2, *
1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and Family Studies and the Research Institute of Human Ec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2Division of Human Ecology,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Miai Sung, Division of Human Ecology,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86 Daehak-ro, Jongno-gu, Seoul 03087, Rep. of Korea. E-mail: eliza_s@hanmail.net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experience and acceptance of cohabitation among young adults and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xperience and acceptance of cohabitation and marriage intention. Using online survey data of 446 young adults aged 25 to 39 living in metropolitan cities, we conducted descriptive analysis, logistic regression, OLS regression, and multinomial logistic regression. The results show that one out of ten young adults have been in cohabiting living situations. This study measured cohabitation attitudes by asking how strongly the respondents would agree on three types of cohabitation. We found that acceptance as a marriage process was ranked the highest followed by cohabitation as marriage alternative and acceptance of partner’s previous cohabitation. The cohabitation experience and attitudes were related to gender, age, and child-related values. Cohabitation experience was not associated with marriage intention but cohabitation attitudes were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marriage intention of young adults.


Keywords: young adults, cohabitation experience, cohabitation acceptance, marriage intention
키워드: 청년층, 동거 경험, 동거 수용성, 결혼 의향

I. 문제제기

결혼이 누구나 꼭 해야 하는 보편적 삶의 경험으로 인식되던 때에는 동거를 규범적 이탈이나 비정상적 삶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어 놓고 사회적, 학문적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 변화에 따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다양한 파트너십 유형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늘어나면서 동거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기는 친밀한 관계성에 대한 욕구를 실현하는 시기이고,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다양한 파트너십 유형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보이므로 동거에 대한 관심도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에 관한 수용적 태도, 그리고 이러한 동거 관련 경험 및 수용성과 결혼 의향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거에 대해 허용적인 서구사회에서도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는 결혼이 보편적인 삶의 양식이었다. 따라서 1970년대까지는 동거에 대한 통계도 없었으며, 동거가 사회적으로 가시화되는 삶의 양식도 아니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동거가 가시화되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동거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동거가 하나의 가족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Kiernan, 2001). 즉, 서구사회에서도 동거는 다양한 단계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Hœm과 Hœm(1988)은 이러한 남녀 파트너십의 시대적 전이 과정을 네 개의 단계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단계인 1970년대에는 동거를 소수집단이 행하는 이탈로 보는 견해가 다수였다. 두 번째 단계는 동거를 결혼이라는 헌신 관계에 가기 전에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 즉, 결혼의 서곡 정도로 보는 단계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동거가 자녀를 출산하기 전까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단계는 사회적으로 동거가 결혼의 대안으로 수용되며, 부모 세대도 자녀 세대의 동거를 수용하는 정도가 높아지는 단계이다. 네 번째 단계는 동거와 결혼이 규범이나 법적 규정에서 동일한 용어로 인식되며, 동거와 결혼을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로 인식하면서 동거 상황에서도 자녀 출산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단계이다.

이처럼 서구사회의 청년층에서는 동거가 2인 관계에 진입하는 일상적인 방법으로 보편화 되거나 결혼에 대한 대안으로 인식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동거유형과 결혼이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Ermisch, 2005; Kiernan, 2001; Nazio, 2008). 미국 센서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5~34세 청년층의 15%가 결혼하지 않은 파트너와 동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US Census, 2020). 이런 배경에서 서구에서 이루어지는 동거 관련 연구는 동거의 다양한 의미에 대한 연구(Billari & Liefbroer, 2010; Casper & Bianchi, 2002; Hiekel, Liefbroer, Poortman, 2014)뿐만 아니라 동거와 결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Sassler & Lichter, 2020), 결혼 전 동거와 이혼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들(Kulu & Boyle, 2010; Lillard, Brien, & Waite, 1995; Manning & Cohen, 2012; Stanley, Rhoades, & Markman, 2006)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보편적 결혼관이 강한 사회였고 결혼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문화였기 때문에, 동거를 삶의 대안으로 인식하기에는 장벽이 많다. 후기산업사회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동거를 결혼에 대한 대안적 삶의 양식으로 인식하기보다 결혼 이전의 일시적 경험이나 결혼하기 힘든 집단에서 행해지는 비정상적 혼인 형태의 하나로 인식한 측면이 크다. 동거에 초점을 둔 초창기 선행연구들(김미숙, 1990; 김애령, 1987; 이효재, 1991; 조은, 1990)은 주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동자의 혼인 형태를 살펴보았는데, 동거를 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자신들의 동거를 결혼 규범에서의 일탈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후기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삶에 대한 가치가 ‘당위’에서 ‘선택’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동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가족다양성에 대한 국민여론조사(여성가족부, 2019)에 따르면, 비혼 동거에 대해서 응답자의 67%가 동의했으며, 20대에서는 89.7%, 30대에서는 81.0%, 40대에서는 74.3%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령이 낮은 집단에서 동거를 찬성하는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이후부터 동거의 의미와 다양성을 살펴보는 논의들(김원정, 김순남, 2018; 김지영, 2005; 이연주, 2008; 조오숙, 2012; 함인희, 2002)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거는 성규범, 결혼과 가족제도, 남녀관계 등의 다양한 요소들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가시화되는 복잡한 현상이다(김지영, 2005). 서구에서 이루어진 동거의 시대적 전이에 비춰보면 동거에 대한 인식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또 변화한다. 동거를 결혼의 대안으로 인식하는 것은 결혼제도에 대한 부정이나 기피를 의미하는 것이다. 반면, 동거를 결혼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은 충실한 결혼생활의 준비단계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므로, 가족제도의 측면에서 보면 동일한 형태의 동거라고 해도 그 의미와 시사점은 상이하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을 좀 더 세분화해서 살펴본다면, 동거는 단순히 주거 문제나 삶의 양식 문제를 넘어서, ‘개인화’되는 한국 가족의 변화상을 진단하고, 결혼제도의 변화상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된다.

최근 정부는 전통적 규범에서 벗어난 다양한 가족을 제도화하고 수용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저출산 정책의 기조가 되어야 함을 주장한다(대한민국정부, 2020: 20). 즉,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결혼과 출산에 관한 청년층의 자유로운 인식에 부합하며, 이렇게 가족 다양성을 증진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동거를 경험해 본 비율을 파악하고, 청년층의 동거에 관한 수용적 태도를 알아보며, 이러한 동거 경험과 수용성이 결혼 의향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외국에서는 70년대 이후 동거를 하는 비율이 계속 증가하여 동거 경험과 실제 결혼 행동과의 관련성을 실증적으로 살펴본 연구가 많으나, 우리나라에는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실증적 자료가 현재까지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실제 결혼 여부 대신 결혼 의향을 통해 간접적으로 동거와 결혼의 관련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동거와 결혼 의향의 관련성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는 가족학 연구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동거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기획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연구 문제 1: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관련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 연구 문제 2: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과의 관련성은 어떠한가?

Ⅱ. 선행연구 고찰
1. 동거의 의미와 유형

동거는 부부가 아닌 남녀가 부부 관계를 가지며 한집에서 사는 것(네이버사전, 2020. 10)으로, 결혼의 형식성과 사회적 인정을 중요시했던 규범이 공고한 상황에서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삶의 양식이라는 암묵적인 불안 요소(김애령, 1987)가 늘 존재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거는 산업화 과정에서 결혼할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노동자 계층의 젊은 미혼 남녀가 외로움을 달래고 저임금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김미숙, 1990; 이효재, 1991; 조은, 1990). 개인의 선택을 중시하는 스웨덴에서도 1970년대 이전에 동거는 ‘스톡홀름 결혼(Stockholm marriage)’이라고 해서 결혼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빈곤층에서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혼인 형태로 인식하는 경향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도 ‘(옳다고 믿는 대로 행동하는) 양심의 결혼(marriage of conscience)’이라고 해서 지식인 집단에서 교회에서 하는 결혼만 인정하던 당시의 관행에 대한 저항으로 동거를 하기도 하였다(Trost, 1988).

그러나 1970년대부터 동거가 확산되면서 유럽사회에서 보이는 동거는 세 가지 형태로 유형화 된다. 첫 번째 유형은 주로 네덜란드에서 보이는 형태로, 동거는 자녀를 낳기 전에 이루어지는 아주 짧은 시기의 삶의 형태로 인식되며, 자녀가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전이된다(Mills & Trovato, 2000). 두 번째 유형은 주로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핀란드,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보이는 형태로, 동거는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결혼의 대안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와 인식으로 인해 혼외 출산율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Toulemon, 1997). 세 번째 유형은 덴마크와 스웨덴에서 나타나는 형태로, 동거와 결혼이 아무런 차이 없이 규범이나 법적 규정에서도 동일한 용어로 인정되는 경우이다. 청년층은 결혼과 동거를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인식은 자녀가 수반되는 경우에도 변함없이 적용된다(Hœm, 1995).

2000년대 이후 동거 관련 선행연구는 동거의 의미에 초점을 둔 연구들(김지영, 2005; 변수정, 김혜영, 백승흠, 오정아, 기재량, 2016; 송인하, 임춘희, 2014; 오정아, 변수정, 2019; 이연주, 2008; 이희윤, 박정윤, 2017; 조오숙, 2012; 함인희, 2002; Billari & Liefbroer, 2010; Casper & Bianchi, 2002; Hiekel et al., 2014)과 동거와 결혼 및 이혼을 연결해서 살펴본 연구들(Jose, O’Leary, & Moyer, 2010; Kulu & Boyle, 2010; Lillard et al., 1995; Manning & Cohen, 2012; Sassler & Lichter, 2020; Stanley et al., 2006)로 구분할 수 있다.

동거의 의미에 초점을 둔 연구들을 보면, 동거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삶의 양식임을 알 수 있다. Billari & Liefbroer(2010), Casper & Bianchi(2002)에 따르면, 동거를 결혼의 과정 중 하나로 인식하는 경우에는 결혼을 여전히 가치 있는 제도로 인식한다. 따라서 동거는 결혼에 선행되는 구애의 마지막 단계 또는 약혼의 단계로 보거나 데이트 상대가 결혼 파트너로서도 적절한지 살펴보는 결혼을 위한 시험 단계, 또는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서 관계를 평가하는 단계 정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거를 결혼의 대안으로 보는 경우에는 결혼이 커플의 2인 관계의 정점이 아니며, 점차 동거가 결혼을 대체할 것으로 본다. 즉, 결혼은 부르주아 계층의 산물이며, 구식 제도라고 인식하며, 개인의 자율성이 강조되고 성역할 태도나 역할 분담에서 평등적, 자유주의적 태도가 확산되면 사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 연구들에서도 대부분의 동거자는 결혼으로 전이하는 과정으로 자신의 동거를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미 결혼 계획이 확고하며, 관계를 검증하거나 경제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동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국가에서 나타나는 동거의 의미를 살펴본 연구(Hiekel et al., 2014)에 따르면,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의 경우 동거를 결혼의 대안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중앙유럽이나 동유럽 국가의 경우 동거를 결혼 과정의 하나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동거와 결혼, 동거와 이혼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연구도 많다. 초창기 연구에서는 동거자가 기혼자보다 관계의 질이나 관계에서의 행복은 낮은 데 비해 커플 간 불일치나 갈등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Brown & Booth, 1996; Nock, 1995).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동거하는 커플조차도 동거를 불안정한 제도로 보며, 이에 따라 규범과 역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Nock, 1995). 이런 연유로 결혼 계획이 있는 동거자는 기혼자와 행복 및 관계의 질에 대한 평가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Brown & Booth, 1996). 최근에는 커플 관계를 좀 더 다양하게 분류해서 관계의 질을 살펴보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결혼 전 동거를 거친 기혼자와 동거 과정 없이 결혼한 기혼자의 이혼 및 결혼 불안정성을 살펴본 연구들(Brown, Manning, & Payne, 2017; Jose, O’Leary, & Moyer, 2010; Kulu & Boyle, 2010; Manning & Cohen, 2012; Stanley et al., 2006)에 따르면,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즉, 결혼 전 동거가 이혼의 가능성을 줄인다는 ‘시험적 결혼’ 이론(trial marriage theory)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Kulu & Boyle, 2010; Manning & Cohen, 2012)가 있는 반면, 결혼 전 동거 경험이 없는 기혼자의 관계의 질이 가장 높으며, 결혼 계획이 없는 동거자의 관계의 질이 가장 낮은 등 결혼 전 동거가 결혼 불안정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Brown et al., 2017; Jose et al., 2010; Stanley et al., 2006)가 혼재되어 있다.

2. 한국 청년층의 동거 경험

동거의 의미에 관해 담론적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청년층의 동거 경험을 계량적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한 국내 연구는 많지 않다. 광주, 전남 지역 남녀대학생 213명을 조사한 연구(김해란, 김계하, 2010)에서는 21.1%가 최근 1년 이내 혼전 동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동거 유경험자의 평균 동거 기간은 1개월 미만이 33.3%, 1~3개월은 24.4%, 4~6개월은 22.2%, 7개월 이상이 20.1%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율을 보면, 대학생들의 동거는 대부분 6개월 미만의 단기적 경험인 것을 알 수 있다.

혼인신고 자료를 통해 혼인신고보다 같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빠른 동거자의 특성을 살펴본 연구(이연주, 2008)에 따르면, 동거는 이혼 증가 등 가족제도의 전반적인 변화와 관련되어 있어, 혼전 동거의 비율이 초혼보다 재혼에서 높았고, 초혼과는 달리 이혼 후 재혼에서는 교육수준에 따른 혼전 동거 비율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한, 사회경제적 자원이 적은 남성들이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하여 결혼보다 동거를 택할 확률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부간 취업, 교육수준, 연령 차이 등 사회경제적 지위를 비교해 볼 때, 결혼 커플보다 동거 커플에서 성역할 평등 혹은 성역할 반전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동거를 단순히 결혼의 연장선으로 볼 수는 없으며, 동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비혼 동거가족을 중심으로 가족의 출산 및 양육실태를 살펴본 연구(변수정 외, 2016)에 따르면, 동거 선택의 이유로, 결혼 과정의 한 단계로서의 동거와 결혼의 대안으로서의 동거 및 혼인과 관계없는 동거가 비슷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결혼의 전 단계로 동거하는 응답자는 혼인신고 후 출산을 계획하는 경향을 볼 수 있지만, 결혼의 대안 등으로 동거를 하는 응답자는 출산 계획이 없는 경향이 더 우세해, 동거가족에게는 출산 계획의 배제, 즉 무자녀 선택의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의 동거를 통해 성별 관계의 지속과 변형을 살펴본 연구(김지영, 2005)에 따르면, 동거를 성도덕 위기나 정상가족 제도에 대한 사회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서, 연애의 연장선으로 동거가 이루어졌으며, 동거가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관계 정립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동거는 여성들은 자유로운 성적인 실천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동거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시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과 단절을 경험하거나 상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동거를 해도 여성에게는 성적인 비난으로, 남성에게는 무책임함과 가장으로서 의무를 회피하는 비난으로 이어지는 등 우리 사회의 동거에 대한 이중 잣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거 관계에서 자녀를 낳을 수 없는 사회적 현실과 자녀를 원하면 결혼 제도로 편입해야 하는 등 동거 과정에서 출산은 고려하기 힘든 상황임을 밝혀냈다.

동거 커플의 관계만족도와 관계불안정성에 관련된 애착과 관계 혼란 특성 및 사회적 압박을 살펴본 연구(조오숙, 2012)에 따르면, 동거하는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기 전 예비단계로, 경제적으로 편리해서 등의 정서적, 실용적 이유가 함께 드러났다. 그리고 동거 커플의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연령, 학력이 더 높았으며, 전문직 종사자도 많았고, 직장에서 보내는 근무시간도 길었으며, 수입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 커플의 관계불안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인은 동거 남성과 여성 모두 사회적 압박이었다. 이처럼 동거는 결혼의 장점과 독신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유혹적인 대안으로 다가오고 있지만(함인희, 2002), 한국의 경우 여전히 현실적 제약은 크게 존재함을 알 수 있다.

3. 한국 청년층의 동거에 대한 태도와 결혼 의향

동거에 대한 태도는 가족에 대한 가치관과 관련이 있다. 가족가치관은 혼인, 출산, 양육, 부양 등의 생애사건과 가족 내 파트너십, 젠더관계, 세대관계 등 관계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 혹은 개인적 인식을 의미한다. 다양한 생애사건과 관계성에 대한 규범이나 개인적 인식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넓은 의미의 가족가치관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동거는 파트너십 유형이지만 동거를 선택하느냐 결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후 출산, 양육의 결정이 달라지고, 커플관계 내에서의 젠더관계나 확장된 세대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각 생애사건과 관계성에 대한 규범은 서로 관련된다.

우리나라 청년층의 가족가치관은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2005년, 2009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 자료를 비교한 연구(진미정, 정혜은, 2010)를 보면, 5년 사이 20~44세 미혼남성의 결혼 및 자녀 필요성에 대한 동조성은 낮아지고, 미혼여성의 자녀 필요성에 대한 동조성도 낮아졌다. 혼전동거에 대한 수용성은 미혼남성의 경우 변화가 없었고, 미혼여성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2012년 ‘사회조사’ 자료로 청년층의 가족가치관을 비교한 연구(호정화, 2014)를 보면, 2008년에 비해 2012년에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이혼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낮아지고, 동거와 혼외출산에 대한 수용적 태도는 더 높아졌다. 2001년, 2017년 청년세대를 비교한 연구(유계숙, 강민지, 윤지은, 2018)에서도 2017년 20대 청년은 2001년 청년보다 전통적 가족주의 이념에 대한 동의가 낮았으며,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동의도 낮아져서 전반적으로 전통적 가족가치관을 거부하는 성향이 드러났다. 동거, 혼전 성관계, 결혼, 출산, 혼외출산, 이혼 등에 대한 가치관에 따라 20~30대 청년층을 유형화한 연구(진미정, 한준, 노신애, 2019)에서는 전통적 관계형이 30.15%, 관계 지향형이 38.09%, 대안적 관계형이 27.07%, 관계 기피형이 4.70%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관계 지향형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이 유형은 전통적인 결혼과 출산에 대해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동시에 탈전통적인 파트너십과 출산에 대해서도 거부적이지 않아 친밀한 관계성에 대한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통계청 ‘사회조사’와 ‘전국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오영은, 추주희, 2020)에서도 청년층에서 자발적 비혼률이 높아지고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전반적으로 청년층의 가족가치관이 동거에 대해 수용적이고, 결혼의 당위성에 대한 규범적 태도가 약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선행연구들은 청년층의 가족가치관이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원가족 특성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호정화(2014)의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결혼 규범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높게 나타났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결혼 규범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낮았으며,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긍정적 태도가 높았다. 유계숙 외(2018)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전통적 가족주의 이념에 대한 동조성이 높았고, 진미정 외(2019)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전통적 관계형에 속할 확률이 높았으며, 비취업인 사람은 취업 중인 사람보다 대안적 관계형에 속할 확률이 더 높았다. 비혼여성만 연구한 이혜원, 주영아(2020) 연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그리고 경제적 능력이 높을수록 결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높아졌다. 이 연구에서는 청년층의 가족체계도 가족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모로부터 조화로운 결혼생활을 모델링하지 못한 경우 비혼여성이 결혼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해란, 김계하(2010)의 연구에서도 동거 경험이 있는 대학생 집단의 원가족 기능 점수가 동거 경험이 없는 집단보다 낮게 나타나 원가족 특성과 동거 경험 유무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였다. 김종운, 이정희(2019) 연구에서도 원가족의 건강성, 특히 가족 간 의사소통, 문제해결 수행능력, 가치체계 공유가 대학생의 결혼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혔다. 즉, 대학생이 인식하는 원가족의 건강성이 높을수록 결혼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을 보였다.

선행연구들은 청년층의 가족가치관, 특히 결혼에 대한 가치관과 결혼 의향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결혼에 대해 긍정적 태도나 전통적 태도를 가지고 있을수록 결혼 의향이 높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잘 밝혀져 있다(김은정, 2018; 진미정, 정혜은, 2010; 황인자, 2020 등). 이와 반대로 가족가치관 중 동거에 대한 태도는 결혼 의향과 부적인 관련성이 있다. 동거에 대한 태도와 결혼 의향 간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높을수록 미혼자의 결혼 의향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김정석, 2006; 황인자, 2020). 그런데 이러한 연구에서는 대체로 동거에 대한 태도를 “남녀가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먼저 함께 살아보는 것도 좋다” 등의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여 동거의 다차원적 속성의 영향을 구분하지 못한 한계를 가진다. 동거의 의미를 탐색한 선행연구들은 동거가 결혼의 과정이 될 수도 있고, 결혼의 대안이 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동거에 대한 태도 역시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볼 때, 성별에 따른 성에 대한 이중 잣대, 연령 규범, 경제적 현실 측면,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인식, 원가족 특성이 함께 작동하면서 동거 행위와 가치를 규정한다. 또한, 동거 경험 혹은 동거에 대한 태도의 다층적 의미가 청년층의 결혼 의향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동거를 한국 가족의 변화상과 연결 짓기 위해서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세분화하여 결혼 의향과의 관련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동거 경험과 수용성의 관련 변인으로,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 자녀에 대한 긍정적 태도, 원가족관계만족도, 성별, 연령, 월평균 소득을 포함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청년층의 동거 경험, 동거에 대한 태도, 결혼 의향을 알아보기 위해, 2019년 6월 2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및 수도권,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39세 미혼남녀 4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온라인 패널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전문 조사업체를 통해 실시하였으며, 남성과 여성 비율이 같도록 할당표집 하였다. 우리나라의 연령별 조혼인율을 보면, 2019년 남성을 기준으로 볼 때, 25~29세는 27.8건, 30~34세는 51.1건, 35~39세는 22.9건으로, 주로 25~39세 사이에 혼인이 이루어지므로(통계청, 2020), 조사 연령대를 25~39세로 특정하였다.

2. 측정도구

동거 경험에 대한 선행연구를 보면, 함께 산 기간에 상관없이 동거를 정의한 연구(김해란, 김계하, 2010; 변수정 외, 2016)와 일정 기간 이상을 함께 산 경우로 동거를 정의한 연구(김원정, 김순남, 2018; 이희윤, 박정윤, 2017)가 모두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동거와 일시적 방문을 구별하기 위해 교제 중인 사람과 한 공간에서 1개월 이상 거주하는 것을 기준으로 측정하였으며, 과거에 동거한 적이 있거나 현재 동거 중인지를 질문하였다.

동거 수용성은 동거에 대한 다양한 태도를 측정하기 위해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해도 괜찮다(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 ‘결혼상대자가 있으면 미리 동거해도 괜찮다(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 ‘내 미래의 배우자가 나를 만나기 전 동거 경험이 있어도 괜찮다(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 문항에 대해 동의하는 정도를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은 동거에 대한 일반적 수용성과 개인적 수준의 수용성이 다를 수 있어 포함하였는데, 세 문항을 합산하여 사용하는 대신 각 문항이 동거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각각 분석에 활용하였다. 문항 점수가 높을수록 각 문항에 대한 동의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결혼 의향은 응답자가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의사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에서 측정한 방식처럼 결혼 의향을 세분화하여 ‘결혼할 생각이 있다’,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모르겠다)’의 네 가지 응답범주로 측정하였다.

원가족관계만족도는 Roberts & Bengston(1993)이 개발하고, 김주은, 이재림(2015)이 번안한 부모-자녀애착인식척도(Perceived parent-child affection scale)를 가족관계에 적용하여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인생의 현시점에서 가족과 얼마나 가깝다고 느낍니까?’ 등의 네 문항을 사용하였다(Cronbach’α=.95). 6점 리커트형 척도를 사용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원가족과의 관계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결혼에 대한 태도를 측정한 선행연구들을 참조하여 연구자들이 개발한 ‘결혼하면 평생의 동반자가 생긴다’,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결혼하면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다’, ‘결혼하면 승진 등 경력계발에 유리하다’ 등의 네 문항을 사용하였다(Cronbach’α=.71). 5점 리커트형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결혼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자녀 가치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선행연구에서 자녀가치에 대해 측정한 문항들을 참조하여 연구자들이 개발한 ‘자녀가 있으면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다’,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이다’, ‘자녀가 있으면 노후에 덜 외롭다’ 등의 여섯 문항을 사용하였다(Cronbach’α=.75). 척도는 5점 리커트형으로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통제변수인 성별은 남성을 0, 여성을 1로 이분화하여 사용하였다. 연령은 만 연령을 사용하였다. 월평균 소득은 지난 1년 동안의 월평균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및 이자소득 등을 합산한 것으로, ‘소득 없음~500만원 이상’까지의 범위를 100만원 단위로 7개 범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3. 분석방법

자료를 분석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동거 관련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등 기술통계치를 구하였다. 둘째,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파악하기 위해 로짓분석과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셋째,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항로짓 분석을 하여 로짓계수와 한계효과를 계산하였다. 자료 분석을 위해 STATA 14.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가족 관련 태도, 동거 및 결혼 관련 특성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표 1>과 같다. 응답자는 남성이 221명(49.6%), 여성이 225명(50.5%)이었다. 평균 연령은 30.32세이며, 25~29세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214명(47.98%), 30~34세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148명(33.41%), 35~39세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83명(18.61%)이었다. 월평균 개인소득의 평균 소득 구간은 3.77점이며,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 189명(42.38%)으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101명(22.65%),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이 65명(14.57%)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직업이 있어 취업자가 379명(84.98%), 비취업자가 67명(15.02%)이었다. 원가족관계만족도는 3.84점(표준편차 1.23점, 중간값 3.5점)으로, 중간값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2.97점(표준편차 .63점, 중간값 3.0점), 자녀 가치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2.86점(표준편차 .69점, 중간값 3.0점)으로, 결혼 및 자녀 가치에 대해서 보통 수준으로 긍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233명(52.24%), 과거에는 결혼 의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고 한 응답자가 65명(14.57%), 결혼 의향이 계속 없었던 응답자가 57명(12.78%),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한 응답자가 91명(20.40%)이었다. 과거 동거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동거 중인 응답자는 57명(12.78%)이었다. 동거에 대한 수용성 중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은 3.15점(표준편차 1.08점, 중간값 3.0점),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은 3.48점(표준편차 1.07점, 중간값 3.0점), 배우자의 이전 동거 수용성은 2.66점(표준편차 1.09점, 중간값 3.0점)으로 나타나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가장 높고, 배우자의 이전 동거 경험에 대한 수용성은 보통보다 낮았다.

표 1. 
청년층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가족 관련 태도, 결혼 및 동거 관련 특성 (N = 446)
빈도 비율 평균 표준편차
성별: 여성 225 50.45
연령 30.32 4.05
월평균 개인소득1) 3.77 1.28
취업 유무: 직업 있음 379 84.98
원가족관계 만족도 (1~6) 3.84 1.23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 (1~5) 2.97 .63
자녀가치에 대한 긍정적 태도 (1~5) 2.86 .69
결혼 의향 있음 233 52.24
결혼 의향 있다가 없어짐 65 14.57
결혼 의향 계속 없(었)음 57 12.78
결혼 의향 미정임 91 20.40
동거 경험 있음 57 12.78
결혼 대안으로서 동거 수용성 (1~5) 3.15 1.08
결혼 과정으로서 동거 수용성 3.48 1.01
배우자 동거 수용성 2.66 1.09
*p<.05. **p<.01. ***p<.001.
주: 1) 1구간: 소득 없음 – 7구간: 500만원 이상(100만원 단위로 구간 구분)

2.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관련되는 변수를 탐색하기 위해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결혼 및 가족 관련 태도를 살펴본 결과는 <표 2>에 제시된 것과 같다. 동거 경험 유무는 로짓분석을 통해 계수를 제시하였고, 동거 수용성은 5점 척도로 측정되어 회귀분석을 하고 계수를 제시하였다. 독립변수의 VIF가 1.08~1.74(평균 1.30)로 회귀분석에 있어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었다. 분석결과, 동거 경험과 관련된 변수는 성별이 유일하여, 여성이 남성보다 동거를 경험한 확률이 낮았다(b=-1.02, p <.01).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과 관련되는 변수는 성별, 연령, 자녀 가치에 대한 긍정적 태도였다. 즉, 여성이 남성보다(b=-.30, p <.01), 연령이 높을수록(b=-.03, p <.05), 그리고 자녀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b=-.37, p <.001)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에 대한 수용성이 낮았다.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에 대한 수용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낮고(b=-.29, p <.01), 연령이 높을수록 낮았다(b=-.04, p <.01). 배우자 동거 경험에 대한 수용성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고(b=-.54, p <.001), 자녀 가치를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낮았다(b=-.24, p <.05).

표 2. 
청년층의 동거 경험과 동거 수용성 관련 요인 (N = 446)
변수 동거 경험 결혼 대안 동거 수용성 결혼 과정 동거 수용성 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
로짓 계수(s.e) b (s.e.) b (s.e.) b (s.e.)
여성 -1.02 (.33)** -.30 (.10)** -.29 (.10)** -.54 (.11)***
연령 .02 (.04) -.03 (.01)* -.04 (.01)** -.003 (.01)
월평균 소득 .17 (.12) .06 (.04) .07 (.04) -.004 (.04)
원가족관계만족도 .06 (.14) -.04 (.04) -.06 (.04) -.03 (.05)
결혼 긍정적 태도 .35 (.29) .01 (.10) .07 (.09) .06 (.10)
자녀긍정적 태도 -.12 (.28) -.37 (.10)*** -.11 (.09) -.24 (.10)*
상수 -3.68 (1.44) 5.00 (.48)*** 4.73 (.45) 3.65 (.48)
LR Chi2 19.18
F(6, 439) 5.38*** 3.32*** 5.17***
*p<.05. **p<.01. ***p<.001.

3.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의 관련성

청년층의 동거 경험과 동거 수용성이 결혼 의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별, 연령, 월평균 소득을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다항로짓 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을 기준으로 하여 비교한 결과, 동거 경험 자체는 결혼 의향에 영향이 없었고, 동거 수용성의 세부적 내용에 따라 결혼 의향에 미친 영향은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 즉,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보다 나머지 세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았고,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보다 나머지 세 집단에 속할 확률은 더 낮았다. 배우자 동거 경험에 대한 수용성이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보다 없는 두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았다.

표 3.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과의 관계에 대한 다항로짓 결과2) (N = 446)
결혼 의향 없어짐
(n=65)
결혼 의향 없(었)음
(n=57)
아직 결정 못함
(n=91)
계수 (s.e.) 계수 (s.e.) 계수 (s.e.)
성별: 여성 .86 (.32)** .28 (.33) .39 (.27)
연령(만 나이) .10 (.04)** .04 (.04) .05 (.03)
월평균 소득3) -.20 (.12) -.44 (.13)*** -.19 (.11)
동거 경험 있음 .24 (.40) -.68 (.54) -.81 (.48)
결혼 대안 동거 수용성 (1~5) .72 (.21)** 1.03 (.22)*** .48 (.17)**
결혼 과정 동거 수용성 (1~5) -.63 (.23)** -.99 (.24)*** -.40 (.18)*
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 (1~5) .45 (.18)* .37 (.18)* .03 (.14)
상수 -5.50 (1.39)*** -2.32 (1.37)*** -2.07 (1.17)***
LR chi2 46.69***
*p<.05. **p<.01. ***p<.001.
주: 2) 기준집단은 결혼 의향 있음 3) 1구간: 소득 없음 – 7구간: 500만원 이상(100만원 단위로 구분)

사회인구학적 변수 중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 의향이 없어진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았고(b=.86, p <.01), 연령이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없어진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았다(b=.10, p <.01). 개인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보다 결혼 의향이 계속 없었던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낮았다(b=-.44, p <.001).

다항로짓으로 분석한 독립변수와 통제변수들의 상대적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표 4>에서는 각 변수의 한계효과를 제시하였다. 여기서의 한계효과는 다른 모든 독립(통제)변수를 평균값에 고정했을 때 특정 독립변수가 한 단위 증가할 때 종속변수의 기대 확률 변화를 의미한다. 즉, 다른 변수들을 평균에 고정했을 때 여성은 남성보다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에 속할 확률이 12% 더 낮고, 연령은 한 살 많아질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에 속할 확률이 2% 감소한다. 소득은 한 구간 증가할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에 속할 확률이 6% 높아진다.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의 경우 모델에 포함된 변수 중 한계효과가 가장 큰 변수는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으로, 이 수용성 점수가 1점 높아질 때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에 속할 확률은 17% 낮아진다. 그 다음으로는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으로, 이 수용성 점수가 1점 높아질 때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에 속할 확률은 15% 높아진다.

표 4.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과의 관계에 대한 다항로짓 한계효과4) (N = 446)
결혼의향 있음
(n=233)
결혼 의향 없어짐
(n=65)
결혼 의향 없(었)음
(n=57)
아직 결정 못함
(n=91)
한계효과(s.e.) 한계효과(s.e.) 한계효과(s.e.) 한계효과(s.e.)
성별: 여성 -.12 (.05)* .08 (.03)* .00 (.03) .03 (.04)
연령(만 나이) -.02 (.01)* .01 (.00)* .00 (.00) .01 (.01)
월평균 소득5) .06 (.02)** -.01 (.01) -.03 (.01)** -.02 (.02)
동거 경험 있음 .09 (.08) .06 (.06) -.05 (.03) -.11 (.05)*
결혼 대안 동거 수용성 (1~5) -.17 (.03)*** .05 (.02)* .08 (.02)*** .04 (.03)
결혼 과정 동거 수용성 (1~5) .15 (.04)*** -.05 (.02) -.08 (.02)*** -.03 (.03)
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 (1~5) -.06 (.03)* .05 (.02)* .03 (.02) -.02 (.02)
*p<.05. **p<.01. ***p<.001.
주: 4) 한계효과 dy/dx; 5) 1구간: 소득 없음 – 7구간: 500만원 이상(100만원 단위로 구분)

비슷한 방식으로 각 결혼 의향 집단별로 한계효과가 큰 변수들을 살펴보면, 결혼 의향이 없어진 집단에 속할 확률에 대한 한계효과는 성별,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 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이었다. 즉, 여성이 남성보다 이 집단에 속할 확률이 8% 높고,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과 배우자 동거 경험 수용성이 각 1점 높아질 때 이 집단에 속할 확률이 5% 높아진다. 결혼 의향이 없(었)음 집단에 속할 확률에 대한 한계효과는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1점 높아질 때 이 집단에 속할 확률이 8% 높아지고, 반대로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1점 높아질 때 8% 낮아진다. 마지막으로 결혼을 아직 결정 못한 집단에 속할 확률에 대한 한계효과는 동거 경험이 가장 높아서,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혼 의향을 못 정한 집단에 속할 확률이 11% 낮아진다. 즉, 동거 경험이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 그리고 이러한 동거 관련 경험 및 수용성과 결혼 의향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2019년 6월 2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및 수도권,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39세 미혼남녀 4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등 기술통계치를 구하여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동거 관련 특성을 살펴보았고,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파악하기 위해 로짓분석과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과 결혼 의향의 관계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항로짓분석을 하였다. 자료 분석을 위해 Stata 14.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응답자 약 열 명 중 한 명은 과거 또는 현재 동거 경험이 있었다. 동거에 대한 인식에도 차이가 있어 동거에 대한 수용성 중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은 보통 수준보다 약간 높았지만, 배우자의 이전 동거 경험에 대해서는 수용 수준이 보통 수준보다 낮았다. 즉, 동거를 결혼 과정의 일부로 생각하는 경향이, 동거를 결혼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경향보다 더 높았으며, 배우자가 결혼 전에 다른 사람과 동거 경험이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점수가 가장 낮아서 동거에 대한 일반적 수용성과 개인적 차원의 수용성 간에 간극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나에게 적용되는 문제가 되었을 때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Hœm과 Hœm(1988)이 분류한 남녀 결합의 전이 과정으로 본다면, 적어도 청년층의 동거에 대한 인식은 동거를 소수집단이 행하는 이탈로 보는 첫 번째 단계는 지났음을 알 수 있다. 즉, 동거를 결혼의 서곡으로 보면서 결혼이라는 헌신의 관계에 들어가기 전에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두 번째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동거 경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경험할 확률이 낮았고,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는 성별, 연령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나,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배우자의 동거 경험에 대한 수용성이 모두 낮고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비전통적인 성역할태도를 가지고,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갖는 것(유계숙 외, 2018; 진미정 외, 2019)과 상반되는 결과이다. 여성들이 가족이나 관계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동거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갖는 것은 사회에서 보이는 동거에 대한 이중 잣대와 관련된다. 즉, 동거하는 커플에 대해 여성에게는 성적인 비난이, 남성에게는 무책임함과 가장으로서 의무를 회피하는 비난으로 이어지는 등 우리 사회의 동거에 대한 이중 잣대가 존재하는데(김지영, 2005; Manting, 1996), 여성에 대한 성적인 비난이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여성이 동거를 경험할 가능성이나 동거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나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낮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볼 때, 연령이 높을수록 결혼의 형식성과 사회적 인정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규범(김애령, 1987)을 내면화한 수준이 높으며, 이러한 내면적 가치는 동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셋째, 결혼 의향을 보면, 응답자 10명 중 약 5명은 결혼 의향이 있고, 3명은 결혼 의향이 없으며, 나머지 2명은 아직 모르겠다고 응답하였다. 다항로짓 결과에 따르면, 로짓계수나 한계효과 면에서 동거에 대한 태도는 결혼 의향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었다.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있는 집단보다 결혼 의향이 계속 없었던 집단, 결혼 의향이 없어진 집단, 결혼 의향 미정인 집단에 속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이 클수록 결혼 의향이 있을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고, 나머지 세 집단에 속할 가능성은 낮다. 이러한 결과는 동거에 대한 태도가 단일한 차원이 아니며,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과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은 오히려 상반되는 인식을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동거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를 측정할 때 동거의 성격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며, 다차원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척도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동거에 대한 태도와 결혼 의향과의 관계에서도 결혼 의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집단적 차이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결혼 의향이 없는 집단 내부적으로도 차이가 있으며, 동거에 대한 인식에 따라 결혼 의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결혼 의향이 없는 사람들은 결혼제도에 내포된 전통적 관계성이나 규범에 대한 거부감에서 의도적으로 비혼을 선택하는 청년층일 가능성이 크다. 비혼 청년층의 가족인식이 가족주의를 변형하는 방식이 아닌 가족주의에 순응하거나 아예 거부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한 이순미(2016)의 주장처럼, 이들은 동거를 결혼의 대안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관되게 결혼 의향이 없다. 연구결과, 동거 경험은 분명한 결혼 의향을 갖는 것과 관련된다.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결혼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응답할 확률이 유의하게 낮은데, 이는 동거 경험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혼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거를 통해 관계성이나 두 사람의 공동생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하게 된다면,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든 혹은 결혼이든 친밀한 파트너십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동거생활을 통해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친밀한 파트너십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건강한 관계성과 생활에 대한 예비사회화로서의 동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흥미로운 점은 결혼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영향인데, 결혼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은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와 관련이 없었고, 자녀에 대한 가치관은 동거에 대한 태도와 관련이 있었다. 즉, 자녀의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수록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 수용성 점수가 낮고, 배우자 동거 경험에 대한 수용성도 낮았다. 반면, 결혼 과정으로서의 동거 수용성과는 관련이 없었다. 동거에 대한 태도가 결혼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 자녀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다는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동거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즉, 동거는 파트너십에 대한 대안은 될 수 있어도 출산과 양육의 환경은 될 수 없다는 청년층의 인식을 보여주는 이러한 결과는 동거 관계에서는 자녀를 낳을 수 없으며, 자녀를 원할 경우에는 결혼 제도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동거자의 인식(김지영, 2005)이 본 연구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자녀의 정서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결혼 의향이 높고, 결혼을 희망하는 연령이 빠르며(진미정, 정혜은, 2010), 자녀가치관이 전통적일수록 한자녀집단에 비해 다자녀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연구(강유진, 2020)와 맥을 같이 한다.

이처럼 동거 관련 결정은 파트너십에 관한 가치관에 맞물려 있기보다 자녀 출산 및 양육에 관한 가치관이나 의사결정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동거 커플과 결혼 커플의 가장 큰 차이점이 친밀성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자녀 출산 및 양육에 대한 욕구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론을 통해서 볼 때, 한국 사회에도 가까운 미래에는 결혼 대안으로서의 동거가 확대될 가능성과 결혼 과정으로서의 혼전 동거가 확대될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즉, 서구처럼 동거가 한국 가족의 다양성을 확대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사회의 경우 서구사회보다 자녀에 대한 긍정적 가치가 높은 만큼, 서구사회와 다른 동거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자녀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동거에 대한 수용성이 낮을 것으로 나타나 동거 가족에게는 출산 계획의 배제, 즉 무자녀 선택의 경향이 강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변수정 외, 2016)가 본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따라서 동거 등 다양한 가족을 수용하여 결혼제도 밖에서 이루어지는 출산도 차별 없이 인정함으로써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자 하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대한민국정부, 2020)과 같은 정부 정책은 타당성이 부족하며, 동거가 확대될 때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가족정책은 동거를 저출산 대책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욕구, 개인의 행복추구권, 부모권, 아동권, 가족생활권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전체 응답자 중 과거 동거한 적이 있거나 현재 동거 중인 사람은 12.78%로, 25~39세 응답자 10명 중 1명 이상이 동거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사례 수로는 57명에 불과하여 동거 기간 및 동거 횟수 등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동거 경험을 분석하지 못한 한계점을 갖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일 연령대 청년 1,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해서 통계적 분석의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살펴본 동거 경험 및 수용성과 결혼 의향과의 관련성은 횡단적 자료를 이용하여 다항로짓분석을 한 결과이므로,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이다. 즉, 동거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보인 사람이 결혼 의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결혼 의향이 없는 사람이 동거에 대해 수용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를 인과관계로 해석하지 않도록 유의하였고 독자들도 이를 인과관계로 해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이 있지만, 본 연구는 동거 관련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층의 동거 경험 및 동거 수용성, 그리고 이러한 동거 경험 및 수용성과 결혼 의향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 연구가 한국 가족의 다양성, 파트너십에 대한 가치관과 실제 행동에 관한 실증적 후속연구를 촉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0년도 가정과삶의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한 논문을 대폭 수정,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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