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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 No. 1

[ Article ]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No. 1, pp. 113-126
Abbreviation: JKHMAJFBL
ISSN: 2765-1932 (Print) 2765-24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r 2021
Received 05 Jan 2021 Revised 08 Feb 2021 Accepted 11 Mar 2021
DOI: https://doi.org/10.7466/JFBL.2021.39.1.113

사용자 참여 방법을 통한 초등학교 도서실 기본계획 사례연구
이민아1 ; 박종혜2, *

A Case Study on the Basic Planning of Elementary School Libraries Through the User Participatory Method
Min-Ah Lee1 ; Jong-Hye Park2, *
1Department of Spatial Design and Fusion Technology, Kunsan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2Department of Spatial Design and Fusion Technology, Kunsan National University, Lecturer
Correspondence to : *Jong-Hye Park, Department of Spatial Design and Fusion Technology, Kunsan National University, 558, Daehak-ro, Kunsan-si, Jeollabuk-do 54150, Rep. of Korea. Tel: +82-10-4880-8053, E-mail: jhcolour@naver.com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provide information about elementary school library design and user participatory methods for children, focusing on the analysis and evaluation of user activities during the participation process. Burns(1979) posited four categories of user participation: awareness, perception, decision-making, and implementation. The results of the study were as follows. First, reviews of curriculum and the spatial relationships between the library and other spaces of the school, and investigation of students’ spatial experiences were necessary for the awareness process. However, it is necessary to develop effective insight opportunities for local students, who do not have many chances to encounter visual stimulation. Second, for the perception process, video clips of good designs were shown and free discussion about the library was encouraged. Third, in workshops for students, parents, and teachers involved in the decision-making process, participants requested activities such as taking a rest, playing, chatting with friends, and small meetings at the library, and suggested deck space for the outdoor spaces, stair seating, a duplex attic, etc. Modeling activities were so time consuming that the development of a modeling kit or easily handled 3D software was needed. Fourth, in the implementation process, a basic plan was suggested and shared with the participants. In conclusion, guidelines of research methodology for user participation need to be developed, especially for children.


Keywords: user participatory method, elementary school spaces, elementary school library
키워드: 사용자 참여 방법, 초등학교 공간, 초등학교 도서실

I. 서 론

초등학교 제7차 교육과정이 탐구와 체험, 참여를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 학생중심교육, 수준별 학습을 지향하는 것으로 개정되면서(정재영, 2008; 허영환, 이상호, 2007) 도서관은 학교의 중심시설로서 그 역할과 기능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허영환, 이상호, 2007). 1988년 독서교육연구 시범학교 사업을 시작으로 2001년 디지털자료실 구축사업, 2003년 학교도서관 활성화 시책 등(허영환, 이상호, 2007)의 국가사업은 학교 내 도서관의 중요성을 더욱 강화시킨 계기가 되었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에서 학생과 교원의 학습⋅교수활동을 지원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이나 도서실”로 정의되며(학교도서관진흥법 제2조 2항), 내부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은 없다. 도서관은 자료의 보관, 교수학습, 독서, 정보검색, 여가, 모임 등 다양한 역할이 있지만, 대부분 학교들은 설립 초기에 도서관 공간을 고려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공간적 여유나 위치의 편의성에 있어 제한이 있고 공간구성도 서가와 열람석 배치 정도로 그치는 실정이다(정재영, 2008). 특히, 어린이 도서관은 책과 함께 생활하는 습관을 익히게 하는 목적이 있고(이정미, 곽동화, 임채진 2007), 책을 통해 상상력, 창조력, 합리적 사고력을 기르고 또래와의 상호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정효재, 황연숙, 2013)의 다양한 기능과 역할이 있어 이에 대응할만한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한편, 최근의 공간계획은 사용자와 고객의 의견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곧 사용자 맞춤형 공간이라는 개념을 가져왔다. 즉, 사용자 참여를 통한 공간계획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사용자의 요구나 의견을 참고하는 정도의 추상적인 참여가 아닌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 혹은 절충하는 과정으로서 가치를 두고 있다(반자연, 이은주, 2018). 사용자가 설계의 결정권을 가진다거나 그들의 요구가 무조건 반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결정을 함께 하면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박남용, 이경형, 고인룡, 2015; 성주은, 2018)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어린이인 경우 이들의 주변 환경에 대한 경험, 학습, 평가 능력 향상을 위해 참여계획이 더욱 중요하며, 어린이는 일상 환경에 대한 디자인 아이디어 창출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부터 의사결정까지 적극적 참여자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Ozdemir, 2019).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도서실의 공간계획 과정에서 사용자, 즉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교직원과 학부모를 아우르는 사용자 참여 활동의 과정 및 결과, 그리고 의미를 분석,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도서실 공간계획의 기본 정보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용자 참여 방법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Ⅱ. 문헌 고찰
1. 어린이 도서관 계획 관련 연구

어린이 도서관 계획 관련 연구는 주로 어린이 대상 일반 도서관이나 초등학교 도서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면접, 관찰, 그리고 도서관 계획 관련 문헌조사 등이 있었다.

설문/면접 조사는 주로 이용자의 공간요소 선호 및 요구를 직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전국 16개 어린이 도서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강미희와 홍현진(2012)의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공간의 심미성, 융통성, 휴식성, 영역성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였다. 방문목적에 따라 독서목적 이용자는 쾌적함과 편안함을, 비독서 목적 이용자는 소통성, 영역성과 같은 사회적 요소를, 정적활동 이용자는 다양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러 활동요소를 지닌 공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정미, 곽동화와 천혜선(2010)은 어린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선호하는 장소의 사진을 찍도록 한 뒤 해당 사진을 가지고 면접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용자들은 마감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를 하는 경향이었고, 창은 독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쾌적성을 비롯하여 흥미와 재미를 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도서관 이용 행동 관찰을 통해 선호 및 요구요소를 조사한 연구도 있었다. 이정미 외(2007)는 행동추적관찰조사를 통해 이용자 요구를 추출하였다. 그 결과 연령이 낮을수록 공간이동과 소속교류를, 연령이 높을수록 탐색과 독서행위와 같은 안정적 분위기와 청각적 프라이버시를 요구하였다. 전체적으로 그룹형성 영역 및 혼자만의 영역확보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으며, 연령에 따른 영역의 구분,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앉는 공간을 필요로 하였다. 한혜련과 이길화(2009)의 연구에서는 서가와 근접한 소파와 책상의 배치,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매트 공간 등의 자유로운 자세를 지원하는 독서공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효재와 황연숙(2013)의 연구에서도 이용자들이 서가와 가까운 테이블을 선호하여 서가와 독서 영역간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구함과 동시에 친구들과의 공유공간을 필요로 하였고, 저연령 이용자는 낮은 테이블을 선호하였다.

문헌조사를 통해 평생교육 측면에서 초등학교 도서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허영환과 이상호(2007)는 학교도서관의 배치유형을 연구하였다. 일반교실과 인접한 경우 효율적인 도서관 인지를 가능하게 하여 도서관 이용률이 높아지고, 특별교실과 인접할 경우 종합정보센터로의 기능과 방과후 수업 및 평생교육에 유리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국내의 초등학교 도서관은 독립형태 보다는 교사동 일부를 전용하거나 교실을 이용한 복합형태가 많고, 지역주민에 개방하는 경우 외부로부터 접근이 유리한 곳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문헌조사와 함께 사례분석을 한 신한솔과 공순구(2013)의 연구에서도 나타났는데, 개방형 학교 도서관은 교사 내 1층 교문과 가까운 건물의 단부에 위치하며, 이 경우 학교 도서관기능 뿐 아니라 미디어센터와 공공도서관의 분관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편, 놀이와 독서의 공통점을 언급한 고혜정과 김문덕(2012)은 도서관 이용에 반영된 놀이 이론으로 공간 및 장치, 가구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예로 모둠학습공간, 계단 및 오목공간, 다락방, 토굴방, 그네, 미끄럼틀, 쿠션, 인형, 소파, 서가 사이 공간 등을 들었다.

어린이 도서실계획 관련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초등학교 도서관은 주변 상황에 따라 지역 개방형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할 수 있으며, 기능에 있어서 독서를 비롯하여 휴식과 소통 등 다양한 용도를 가지고 있다. 놀이 이론을 적용하여 다채로운 공간구성을 할 수 있는데, 연령별 영역 및 기능 분리, 1인 혹은 그룹별 영역 확보, 자유로운 자세가 가능한 앉는 공간, 서가와 소파의 근접성, 창과 마감재 계획의 신중함이 요구되었다.

2. 사용자 참여 디자인 과정

사용자 참여 디자인은 디자인 과정에 최종 사용자를 포함시키는 개념과 관련된 이론 및 실행을 의미한다(Schepers, Dreessen & Zaman, 2018). 기존의 연구에서 사용자는 주로 마지막 평가단계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사결정과정에 이들이 참여하면서 단지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이 아닌, 디자인 개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었고, 이로써 디자인 기획자와 사용자 간의 전통적 위계가 변화되었다(Carr-Chellman & Savoy, 2004). 즉, 사용자 참여 디자인은 사용자와 관련된 공간이나 물품 등을 계획하는 데 있어서 그들의 경험을 근거로 전체 과정에 걸쳐 다양한 의견을 표현하고 반영하여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사용자 중심 디자인과 사용자 참여 디자인을 구별해야 하는데, 전자는 디자인 결과물에 초점을 두고 거기에 사용자의 요구를 적용시키고자 한다면, 후자는 사용자와 전문가 간의 위계를 배제하고 서로 협력하여 의사결정하고 최종 디자인에 도달하는 과정에 초점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Sanders, 2002). 이러한 참여디자인 방법에 대해 Alexander(1975, 이경훈, 안은희, 2010에서 재인용)는 대상 공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구성원을 참여시킬 경우 훌륭한 전문가의 능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공간의 다양성, 질서, 독창성 등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이러한 사용자 참여 과정은 단지 물리적 디자인 뿐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으며(이영범, 2005), 학생들의 경우 해당 환경에서 경험하고 평가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Atmodiwirjo & Paramita, 2012).

사용자 참여 디자인 과정의 각 단계를 연구자별로 구분하여 <JFBL_2021_v39n1_113_T1>에 정리하였다. 대부분 초기 단계에서 공간에 대한 워밍업 차원의 인식, 교육, 이해 등의 참여가 있고, 아이디어 수집과 분석, 그리고 제작 및 실행단계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광수와 류수훈(2019)의 경우 사후평가인 성장 단계를 추가로 두었다. 한편, 박남용 외(2015)는 국내의 사용자 참여 디자인 관련 연구를 검토한 결과 사용자의 실질적 참여는 기획단계에서 설계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별 조사방법의 경우 주로 계획안의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단계(예: Burns의 의사결정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이화룡(2015)은 학생참여의 경우 놀이나 게임을 통해 접근하여 3차원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고, 성주은(2018)은 초등학생들이 짧은 주의집중력, 답변에 대한 낮은 일관성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일상생활 안에서 자연스럽게 조사하되, 친구와의 의견교환이나 가시적 결과물을 통한 관점과 요구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효율적인 조사법으로 맥락질문법과 브레인스토밍을 들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 사진 찍기, 과거 경험 이야기하기, 마음 속 희망사항 그리기 등에 의한 맥락질문법은 충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브레인스토밍은 또래의 영향을 받으므로 팀별 결과물 발표 및 비평시간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경훈과 안은희(2010)는 소극적 참여방식으로 전시, 미디어, 도보여행/답사, 아이디어 공모, 서베이, 인터뷰, 다이어그램, 맵핑을 들었고, 적극적 참여방식으로 샤레트, 브레인스토밍, 포커스그룹, 워크숍, 디자인게임, 우선순위, 시뮬레이션 등 소규모로 진행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Schepers, Dreessen & Zaman(2018)는 언어 능력이 다양한 어린이들의 상호작용에는 놀이가 좋은 방법이라고 하면서 초기단계에서 일상적 놀이에 대한 참여 관찰과 반구조화된 면접을 한 뒤, 주어진 조건에 대한 시각화, 매핑(어디서, 누구와, 언제, 어떻게 등) 등을 실시하되 어린이를 참여시킨다는 의미보다는 함께 디자인하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을 제안하였다. Sanders(2002)는 꼴라쥬나 다이어리는 느낌이나 정서에 접근하는데 효율적이고, 지도 그리기나 매핑, 다이어그램, 플로우 차트, 3D 모형은 다양한 장소와 사물, 상황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이해방식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표 1. 
연구자별 사용자 참여 과정의 단계 및 주요내용
연구자 사용자 참여 단계
Burns 1.인식 2.지각 3.의사결정 4.실행
김동환 외 1. 이해 2.관찰 3.분석 4.발상 5.제작 -
박남용 외 1.교육 2.인식 3.요구 4.검토 5.제안 6.분석 7.공유 8.평가 9.협업 10.결정
이광수 외 1. 이해 2.관찰 3.분석 4.발상 5.제작 6. 성장
주요 내용 기초현황 파악 및 분석/이해 요구, 선호 파악/검토 대안 모색, 아이디어 구상 질적/양적분석, 협의/공유 기본계획, 보고, 협의, 최종설계안 검토, 결정 사후 개선보완
자료: Burns(1979, 반자연, 이은주, 2018에서 재인용), 김동환, 배성환, 이지연(2011, 조창희, 이화룡, 2015에서 재인용), 박남용, 고인룡(2016), 이광수, 류수훈(2019)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 참여 과정 중 4단계의 포괄적인 과정을 제시하여 각 단계별로 여러 가지 조사방법을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Burns의 사용자 참여 과정(인식, 지각, 의사결정, 실행)을 적용하였다.


Ⅲ. 연구방법
1. 조사대상 초등학교

본 연구는 전라북도 K시에 위치한 H초등학교의 도서실을 계획 대상으로 하였다. H초등학교는 1935년 개교 이래 2020년 8월 기준 특수학급 포함 13학급, 전체 207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면지역의 소규모 공립 초등학교이다. 건물은 병렬형으로 배치된 교사동 2개(본관, 후관)와 1개의 체육관 겸 강당, 1개의 급식실로 구성되어 있고, 교사동에는 교실과 교직원 근무 공간 외에 도서실, 과학실, 다목적실, 창의융합실과 같은 특별실이 있었다. 대상 공간인 도서실은 본관 1층에 정문과 넓은 운동장을 향하여 배치되어 있었다.

2. 사용자 참여 과정

사용자 참여 과정은 Burns의 인식, 지각, 의사결정, 실행의 4단계(1979, 반자연, 이은주, 2018에서 재인용)를 적용하였다. 선행연구에서 각 단계별로 제시된 특징을 근거로 조사 내용을 정한 뒤(표 2 참조), 활동 및 참여자, 조사방법을 계획하였다(그림 1). 사용자참여 초기단계인 인식과 지각단계에서는 이경훈과 안은희(2010)가 제안한 소극적 참여방식인 대상지 답사, 설문조사, 사례 공간 탐방을 비롯한 자유토론 등을 실시하였다. 본격적인 아이디어 수집을 하는 의사결정단계에서는 소그룹 워크숍을 기본으로 Sanders(2002) 등의 연구자들이 제시한 다이어그램, 우선순위 정하기, 공간구성 그리기 및 모형 만들기 등의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각 워크숍별 활동을 통해 제작된 결과물은 발표를 통해 또래(혹은 동료)와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실행단계에서는 워크숍 결과분석을 기초로 도출된 기본계획안에 대한 사용자 평가 및 토론, 협의, 결정의 과정을 거쳤다. 조사 기간은 2019년 9월 관계자 간 협의회를 시작으로 12월 초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었다.

표 2. 
사용자참여 단계별 특징 및 조사 내용
단계 특징* 조사 내용
1. 인식 주어진 환경 및 상황의 현실 발견/재발견 기초자료(교육과정, 공간환경) 검토 및 협의, 학교 공간 및 대상 공간 인식, 사례 공간 탐방
2. 지각 환경과 상황의 물리, 사회, 문화, 경제적 상황 이해 공간 계획의 동기부여, 대상 공간의 현황 지각
3. 의사결정 프로그램과 요구의 우선순위에 근거한 디자인 희망 활동 및 공간 우선순위 결정, 공간구획 및 구성
4. 실행 기본 계획안의 구현 기본 계획안 구현, 평가 및 토론, 협의
* 자료: Burns(1979, 반자연, 이은주, 2018에서 재인용)


그림 1. 
사용자 참여를 통한 단계별 조사계획

3. 단계별 참여자 구성

관계자 협의회는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연구팀 4명과 학교의 대표 교사 1명으로 구성하였다. 1차 워크숍은 학생들이 학교 공간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인식하고, 또래와 생각을 나누는 기회를 갖기 위해 전교생 233명(2019년 10월 기준)을 대상으로 하였다. 사례 공간 탐방은 인식단계의 마지막 활동으로 이동 수단 및 운영지도, 학생안전 등을 감안하여 5, 6학년 학생 100여명이 참여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하였다.

지각 단계에서 의사결정 단계까지는 소규모 위원회(TFT)를 구성하여 계획 대상 공간인 도서실에서 진행하였다. 교직원과 학부모 17명을 대상으로 2차 워크숍을, 4, 5, 6학년 학생 중 지원자 23명을 대상으로 약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3차와 4차 워크숍을 실시하였다. 학생들의 그림 그리기를 통한 공간구성과 디자인, 모형제작을 위해 각 모둠별로 대학생 도우미가 배정되었다. 이들은 초등학생들이 상상하는 것을 시각화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칼, 가위 등 각종 위험한 도구를 쓰는 작업을 대신하는 등 그림과 모형을 완성하도록 도왔다. 각 워크숍은 2∼3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 모둠은 <표 3, 4>와 같이 구성되었다.

표 3. 
교직원 및 학부모 대상 워크숍(2차)
모둠 교직원 학부모 2차 워크숍(공간구성 및 디자인) 준비물
A-1 6 0 6 도화지, 점착메모지, 색연필
A-2 3 3 6
A-3 2 3 5
총계 11 6 17

표 4. 
재학생 대상 워크숍(3, 4차)
모둠 학년 남학생 여학생 준비물
3차(공간구성 및 디자인) 4차(모형제작)
B-1 4 2 2 4 도화지
점착메모지
색연필
하드보드지
폼보드
색도화지
글루건 등
B-2 5 1 3 4
B-3 5 3 1 4
B-4 5 0 3 3
B-5 6 2 2 4
B-6 6 1 3 4
총계 - 9 14 23


Ⅳ. 결과분석
1. 인식 단계
1) 공간답사 및 협의 – 학교 공간 및 교육과정 검토

연구팀과 학교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시작으로 교내 공간답사 및 실측, 교육과정 및 시간표 검토, 특별실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졌다. 계획 대상 공간은 학교 측에서 미리 결정한 도서실로서, 새로운 용도와 기능을 가진 공간으로의 개조를 필요로 하였다. 도서실은 실측 결과 가로 18m, 세로 7.2m(총 면적 129.6㎡)로, 교실 2칸에 해당하는 공간이었으며, 한 칸은 모둠 책상과 칠판/스크린으로 구성되었고, 다른 한 칸은 서가와 소파로 구성된 일반 도서실과 같았다(표 5 참조). 이용 시간은 아침 수업시작 전(8시30분∼50분)과 점심시간(12시 40분∼13시 10분)으로 공지되어 있으나 이는 봉사학생의 도서대출 업무시간에 해당하였고, 일과시간 대부분 담당교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자유로운 열람이 가능하였다. 교육과정 검토 결과, 국어시간의 글쓰기와 방과 후 교육이 도서실에서 이루어졌으며, 학부모 모임과 상담, 회의 등이 비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었다. 전체 학생이 점심 급식과 방과 후 교육에 참여를 하는 상황이어서, 도서실은 점심시간에 학생들의 이용이 많으며, 정규수업이나 방과 후 교육 시 공간 가운데 접이식 문(자바라)을 닫고 진행하기 때문에 상시 열람에 문제는 없었다. 학교 측은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 도서실 활용이 더욱 많아지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기존의 수업 외에 학생들의 희망활동과 반 모임, 학부모 및 교직원 희망활동과 모임,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주민들의 일상모임과 소규모 행사에 장소를 제공하는 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였다. 허영환과 이상호(2007), 신한솔과 공순구(2013)의 연구 결과와 같이 도서실이 교문에서 보이는 본관 1층 건물에 위치하여 외부로부터 접근이 유리하기 때문에 지역 내 개방도서관으로서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었다. 다른 특별실을 답사한 결과, 후관의 다목적실에서 학교 및 학부모 관련 공식 행사와 모임 등이 이루어지고 있어, 도서실에서는 일상적이고 비공식적인 소모임 기능의 가능성을 잠정적으로 두고 조사를 진행하였다.

표 5. 
도서실 공간답사 및 관계자 협의 결과 주요내용
도서실 도면 및
실내외 사진
면적 129.6m2(18m × 7.2m)
이용 시간 오전-수업 시작 전, 오후-점심시간 및 방과 후
용도 도서 열람 및 대출, 정규수업, 방과 후 교육, 학부모 모임, 상담, 회의 등
향후 희망용도 기존 수업 및 교육, 학생 희망활동 및 모임, 학부모/교직원 희망활동과 모임, 마을 사랑방 역할 등

2) 1차 워크숍 – 재학생 학교 공간 인식

1차 워크숍의 목적은 계획 대상 공간을 알리지 않은 채, 학생들로 하여금 본인들이 생활하는 학교 공간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데 있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에서 좋아하는 공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중 머무는 공간, 희망하는 활동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1) 학생들은 전체 학년에 걸쳐 교실, 운동장과 함께 도서실을 교내에서 좋아하는 공간 3순위 안에 두었고, 주로 여학생들에게 선호되었다. 선호하는 이유로 조용함, 아늑함, 편안함이라는 형용사로 표현되었고, 친구들과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분위기, 점심시간 활용에 좋은 장소라는 점이 언급되었다. 교내 공간들 중에서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공간은 없어 도서실은 도서열람 및 대출이라는 기본 기능 외에 편안한 분위기와 조용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이 공간적 정체성의 일부로 판단되었다. 대다수 학생들이 교내에서 개인 휴식 및 수면, 운동 및 놀이, 대화 및 여가문화 관련 활동과 공간을 희망하여, 이들 중 도서실과 연계 가능한 활동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3) 사례 공간 탐방 – 다른 공간의 경험 및 평가

사례 공간 탐방은 5, 6학년 100여명 외에 인솔교사 4명, 연구원 4명이 동행하였고, 장소는 당시 새롭게 리모델링한 대학의 도서관과 시내의 만화카페로 하였다. 이는 대상 공간과 유사한 장소를 투어하면서 새로운 공간요소를 인식하고 경험한다는 목적이었다. 대학도서관 관계자의 가이드 하에 약 1시간 동안 도서관의 식음료 및 휴식 공간, 그룹스터디 공간, 캡슐형/개방형 학습 공간, 4차 산업 관련 설비계획 등 공간의 목적에 따른 다양한 공간의 가구 및 설비배치를 경험하도록 하였다. 만화카페에서는 2시간여 동안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였고, 학생들은 복층 공간, 이중책장, 매점 공간, 다양한 의자와 가구를 이용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후 평가에서 학생들은 쿠션형 의자가 자유롭게 배치된 대학 도서관의 휴식공간과 만화카페의 복층 공간 및 이중 서가에 대한 깊은 인상을 언급하여, 휴식과 또래모임 공간, 그리고 다량의 책을 수납할 수 있는 가구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2. 지각 및 의사결정 단계
1) 2차 워크숍 – 교직원 및 학부모의 도서실 희망활동 및 공간구성

(1) 공간계획 동기부여 - 자유토론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2차 워크숍은 지각 단계로 시작하였다. 교직원은 이미 조사목적을 숙지하고 있는 상태였고, 참여 학부모들은 대부분 학교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어 교내 여러 공간들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도서실 공간 현황에 대한 지각, 그리고 계획의 동기부여를 위해 워크숍 초기 15분을 할애하여 도서실 기본 현황, 국내외 도서관 리모델링 사례 영상, 그리고 1차 워크숍의 결과인 학생들이 선호하는 교내 공간과 희망 활동 등을 요약하여 보여주었다. 이후 모둠별로 짧은 시간(10분)을 준 뒤 자유롭게 도서실의 문제점 및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나누도록 하였다. 참여자들은 공간의 용도, 색감, 필요한 설비, 세부 디자인 등에 대한 산발적 의견을 교환하였고,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개인 휴식 영역, 높고 구석진 장소, 간접 조명의 필요성 등의 아이디어를 피력하였다.

(2) 희망하는 활동 - 모둠활동

본격적인 디자인 의사결정 단계로 들어가 교직원과 학부모의 관점에서 도서실에서 희망하는 교직원/학부모 활동과 학생 활동을 각각 조사하였다. 개별적으로 생각한 희망 활동들을 점착 메모지에 적어 켄트지에 자유롭게 부착한 후, 모둠별 토론을 통해 희망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였고, 각 활동을 어떤 공간영역으로 배치하면 좋을지 의논하여 적도록 하였다.

희망하는 교사/학부모 활동으로 모임이 1순위로 나타났다(표 6 참조). 교내의 크고 작은 모임에서 지역 주민들의 모임까지 희망하고 있었으며, 이와 유사하거나 연관된 활동으로 티 타임이나 다과 담소, 상담 등이 다수 있었다. 도서실의 기존 기능이었던 수업과 책을 읽는 활동 외에도 공연, 영화 및 음악감상 등과 같은 여가문화 활동도 언급되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곳은 크게 모임과 상담 영역, 수업 및 독서 영역,2) 무대 및 문화 영역으로 분류되었고, 카페나 다과 담소실은 모임 영역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되었다.

표 6. 
교직원/학부모 워크숍-교직원/학부모를 위한 도서실 내 희망 활동 및 영역
모둠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5순위
A-1 소모임 지역모임 수업 티타임
모임영역 마을 광장 수업영역 다과담소실
A-2 학부모모임 상담 다과담소 모임
학부모 모임영역 독립된 상담실 다과담소실 모임영역
A-3 마을모임 티타임 책읽기 공연 영화/음악감상
마을 사랑방 카페/다과담소실 독서영역 무대 감상실

희망하는 학생 활동으로는 쉼과 책 읽기가 1순위였고, 다음으로 또래 활동(보드게임 등), 수다(티 타임)가 있었으며, 기타 영화감상 및 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표 7 참조). 관련 영역으로는 1인 혹은 또래 2-3인이 사용하는 휴식, 독서, 놀이, 다과 담소 영역이 대표적이었으며, 기타 공연 무대, 감상실, 검색실 등을 필요로 하였다. 수업과 독서, 휴식 활동과 같은 정적인 활동, 그리고 모임과 수다(다과 담소), 놀이/또래 활동과 같이 이동과 소음, 교류가 있는 활동을 위한 영역의 겸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표 7. 
교직원/학부모 워크숍-학생을 위한 도서실 내 희망 활동 및 영역
모둠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5순위
A-1 뒹굴거리기 수다 짱박혀있기 놀이 영화/정보탐색
휴식영역 다과담소실 독서영역 놀이영역 감상실
A-2 또래활동 보드게임 영화/공연 검색/학습
휴식영역 놀이영역 놀이영역 무대 검색실
A-3 책읽기 휴식 티타임 보드게임 영화/음악감상
독서영역 휴식영역 다과담소실 놀이영역 감상실

(3) 도서실 공간구획 및 구성 -모둠활동

교직원/학부모 모둠별로 A1 크기의 도화지에 색종이를 가지고 다이어그램 형식으로 도서실을 구획하고 그림이나 글로 디자인을 표현하도록 하였다. 중요도가 높은 곳일수록 크기가 큰 원형의 색종이로 표현하도록 한 뒤, 발표를 통해 구성안을 공유하였다(표 8 참조).

표 8. 
교직원/학부모 워크숍–도서실 공간구성
그룹 영역 세부 구성 시각적 결과물
A-1 학습 수업/독서(영역 구분-책장, 2중 서가), 휴식(구석/개인 장소, 2층 다락, 멍때림 공간, 창틀확장 좌석)
모임 모임(사랑방, 다과 테이블), IT(빔, 스크린, 음향)
대화 놀이(보드게임, 미끄럼틀), 수다(넓은 계단)
기타 폴딩 도어, 데크, 간접 조명, 바닥난방
A-2 학습 수업/독서(서가로 영역 구분)
모임 학부모 모임(창가, 개수대/탕비공간, 파티션), 또래 모임(구석 장소), 검색(콘센트, 노트북)
복합 휴식/영화/공연/보드게임 등(계단식 좌석, 계단 아래 활용, 무대, 미러볼)
기타 폴딩 도어, 마루, 바닥난방
A-3 학습 수업/독서/놀이/감상(라운드형 슬라이딩 서가, 무대, 계단식 좌석, 계단 아래 독서/게임 장소, 바닥 높낮이+바닥난방)
모임 창가 카페(바 테이블, 스툴), 복도 쪽 대면형 테이블
휴식 3층 침대, 계단 미끄럼틀, 쿠션형 의자, 캡슐방
기타 옆 교실 확장, 폴딩 도어, 데크, 미끄럼틀

전체적으로 학습(수업/독서)과 모임영역의 중요도가 높았고, 휴식, 놀이, 영화/음악감상, 공연, 검색 등은 독립적으로 구획하거나 학습, 모임, 혹은 복합 등의 다른 영역에 포함시켰다. 세부 구성에서는 공통적으로 기존의 학습관련 활동 외에 모임, 놀이, 휴식을 위한 장소를 계획하였고, 특히, 창가 쪽에 다과를 겸하는 모임 활동과 일부 창을 폴딩도어로 변경한 뒤 외부 데크로 확장한 실내외의 소통 활동을 희망하였다. 계단 좌석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수업, 모임, 영화관람), 계단 하부에서의 놀이, 바닥 높낮이와 복층을 활용한 독서, 휴식, 담소, 그리고 창턱을 넓혀 활용한 독서, 휴식 등, 공간의 수직, 수평 확장을 통한 영역 구분 및 자투리 공간의 이용을 계획한 것이 특징이었다.

2) 3, 4차 워크숍 – 재학생의 도서실 희망활동 및 공간구성

(1) 도서실 공간 현황 지각 –설문 조사

4∼6학년 재학생 23명이 참여한 3차 워크숍에서는 대상 공간에 대한 지각과 공간계획의 동기부여를 위해 사용자 참여디자인의 개념과 사용자의 역할을 설명하였고, 본 조사의 취지, 기존 도서실 현황, 세계의 다양한 어린이 도서관 사례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후 5개의 질문(표 9 참조)을 부여하여 모둠별로 배치된 도화지(A1)위에 점착메모지를 사용하여 개별적으로 답(복수응답 가능)을 써서 붙이도록 하였다. 본 활동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도서실의 장소성과 현황을 지각하고 개선점을 공유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표 9. 
재학생의 도서실 공간 현황 지각 관련 설문조사
질문 항목 답변 사례
1. 도서실이라는 곳은 일반적으로 어떤(혹은 무엇을 하는) 공간이다.
2. 최근 한 달 동안 나는 학교 도서실에 (    )번 갔었다
3. 학교 도서실에서 나는 주로 (        )을(를) 한다.
4. 현재 학교 도서실의 좋은(만족스러운) 점은?
5. 현재 학교 도서실의 안 좋은 점(사용에 불만족스러운 점)은?

참여 학생 23명 중 19명(82.6%)이 도서실은 책을 읽는 곳이라고 하였고, 5명(21.7%)이 조용한 곳, 편안한 곳, 쉬는 곳이라고 하였다. 그 외에 재미있게 노는 곳,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방과 후 수업을 하는 곳이라고 하는 등 독서, 휴식, 놀이, 대화, 수업 등의 장소로 지각하고 있었다. 대부분 지난 한 달간 2∼6회 정도 도서실에 갔었고, 주로 책 읽기 및 도서 대출(14명, 60.9%), 방과 후 수업(태권도/영어, 9명, 39.1%), 놀기/친구와 이야기하기(7명, 30.4%), 휴식/누워서 쉬기(5명, 21.7%) 등을 한다고 하였다. 공간의 현황을 본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현재 도서실의 장단점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장점은 편안한 장소(8명, 34.8%), 많고 다양한 책(6명, 26.1%), 그 외에 여름과 겨울에 냉난방이 잘 되는 점, 그리고 조용하게 혼자 있을 수 있고(가림막),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되었다. 단점으로는 9명이 공간 관련 불만(좁은 면적, 개인 공간/누울 수 있는 공간 부족, 큰 수업 공간, 불편한 공간배치 등)을 이야기하였다. 그 외에 벌레나 먼지 등의 환경적 측면, 평범하고 틀에 박힌 디자인, 훼손된 책, 시끄러움을 지적하였다. 즉, 학생들에게 도서실은 수업하고 책을 읽으며 편안하게 쉬고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곳인데, 그 구성이나 배치에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도서실 내 희망하는 활동 - 모둠활동

의사결정 단계로 들어가 학부모/교직원 대상 워크숍과 마찬가지로 도서실에서 희망하는 활동들을 개별적으로 점착 메모지에 적어 도화지에 자유롭게 부착한 후, 모둠별 토론을 통해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였다(표 10 참조). 초등학생들에게는 공간구획 및 영역 등의 개념 이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희망하는 활동을 위해 필요한 공간, 가구, 설비 등을 자유롭게 적은 뒤 마찬가지로 토론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였다(표 11 참조). 그 결과 초등학생들이 원하는 희망 활동은 휴식, 독서, 놀이 등으로 교직원/학부모 워크숍 결과와 유사하였는데, 5, 6학년 모둠에서 활동의 성격이 다소 복합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특징이었다. 예를 들면 누워서 책 읽기, 만화책 보기, 혼자 책 읽기 등은 모두 독서 활동이지만 그 행태나 도서의 종류, 인원수를 설명하는 문구를 함께 사용하여 필요한 설비 및 공간구성을 추측할 수 있게 하였다. 학년별로 4학년 모둠은 놀이 활동(보드게임), 5학년은 휴식과 핸드폰, 6학년은 만화책과 누워서 책 읽기가 희망 활동 1순위였고, 4, 5학년 모둠에서 독서 관련 활동은 없거나 낮은 순위로 둔 것이 특징이었다.

표 10. 
재학생 워크숍 – 도서실 내 희망 활동
학년 모둠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5순위
4 B-1 보드게임 휴식 수면 라면/게임 영화감상
5 B-2 휴식 간식 친구와 놀기 핸드폰 게임
B-3 휴식 보드게임 물/음료 마시기 술래잡기 책 읽기
B-4 핸드폰 보기 휴식 혼자 책 읽기 친구와 이야기
6 B-5 누워서 책 읽기 안 읽는 책 정리 친구와 이야기 휴식
B-6 만화책 보기 누워서 책 읽기 간식 먹기 인터넷

표 11. 
재학생 워크숍 – 도서실 내 희망 영역, 가구, 설비 등
학년 모둠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5순위
4 B-1 매트리스, 이불 복층 꿀벌 집 보드 게임 스크린
5 B-2 개인영역 모던한 가구 많은 책 다락방
B-3 개인영역 정수기, 자판기 미끄럼틀, 짚라인 밝은 조명 옷걸이
B-4 개인영역 복층 컴퓨터 와이파이
6 B-5 쿠션형 의자 흔들의자 포인트 벽 보일러 방음실, 복층
B-6 이불/침대, 전기장판 창가 앉는 영역 소파 좋은 책상 냉장고

희망하는 영역이나 가구, 설비 등에 있어서 5학년 모둠은 모두 1순위로 개인 영역을 요구하였고, 다른 학년에서는 필요 설비나 물품으로 매트리스, 이불, 쿠션형 의자, 소파, 흔들의자, 복층 꿀벌 집, 다락방, 창가 앉는 영역 등 혼자 휴식, 친구들과 이야기, 정적인 놀이,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는 모습 등을 상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현하였다. 이 외에 현대적인 가구, 밝은 조명, 포인트 벽과 같이 원하는 공간 스타일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3) 도서실 공간구성 및 구획 - 모둠활동

희망 활동과 영역 등을 근거로 도서실 공간구성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하였다. 단, 공간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도서실 공간을 바닥, 천장, 4개의 벽면 등 총 6면의 종이를 스케일에 맞춰 제공하였다. 공간구성 그림과 발표 결과를 종합하여 <표 12>에 정리하였다.

표 12. 
재학생 워크숍 – 도서실 공간구성 및 모형제작
모둠 영역 세부 구성 모형
B-1
(4학년)
수업 다양한 형태의 책상, 무대, 스마트 칠판, 스포트 라이트
독서 책장, 주변 원형 소파
휴식/수면 벌집 구조 다락, 복층형 다락+사다리
놀이 보드게임 선반, 좌식 테이블
기타 간이매점, 계산대
B-2
(5학년)
수업 칠판, 스크린, 4인 테이블(5개)+의자
독서/휴식/놀이 바닥 단차+원형책장+주변 쿠션형 의자, 복층 다락+하부책장
벽 서가 천장형 책장+사다리, 창 하부책장
정보검색 컴퓨터, 테이블, 의자
기타 천정 에어컨, 펜던트 등
B-3
(5학년)
수업 칠판, 무대
독서/휴식/놀이 둥근 2층 침대+사다리+미끄럼틀+쿠션+바닥매트, 2층 다락(1층 만화방 및 책상+2층 쿠션)
정보검색 컴퓨터
벽 서가 물결모양 책장, 창 하부 책장
기타 자판기/정수기, 벽 게시판, 큰 옷걸이, 천정 CCTV
B-4
(5학년)
수업 칠판, 컴퓨터
독서/휴식 단차 공간+방석/쿠션, 긴 소파, 벌집형 2층 다락+사다리
이야기 2인/4인테이블+의자+펜던트 조명+벽/지붕 구조물
벽 서가 반원형, 케잌형태
정보검색 컴퓨터, 책상
기타 천정 에어컨
B-5
(6학년)
독서/휴식 2층 다락+사다리, 바닥 높임+보일러매입+매트+쿠션의자
이야기 창가 쪽 바테이블+의자, 복층 방음실
벽 서가 일자형 책장, 슬라이딩 이중책장+사다리
인터넷 도너츠형 테이블+의자 2개+컴퓨터 2개, 도서 반납대
기타 노란색 포인트 컬러 벽, LED 조명
B-6
(6학년)
독서/휴식 도넛 모양 방석, 복층다락/사다리, 침대/이불, 넓은 창틀
서가 원형책장, 책장+이동식 사다리
인터넷 컴퓨터, 의자
기타 간식 선반, 신발장, 샹들리에

교직원/학부모들은 수업과 독서활동은 겸용하는 것으로 계획한 것과 달리 4, 5학년 학생 모둠은 2개의 영역으로 분리하였고, 6학년 2개 모둠은 수업영역을 따로 배치하지 않았다. 희망하는 활동에서 독서 활동은 높은 순위에 있지 않았으나, 대부분 모둠이 독서영역과 다양한 형태의 서가를 곳곳에 배치하여 도서실의 기본 용도를 고려하고 있었다. 사례 공간 탐방을 통해 보았던 이중책장 및 천정까지 닿는 책장과 이동식 사다리를 그렸고, 일부 책장의 형태는 물결이나 케익 모양 등으로 재미있게 표현하기도 하였다. 수업과 독서영역을 분리한 대신 독서와 휴식 영역은 대부분 용도를 겸용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는데, 복층 다락을 가장 많이 표현하였고, 바닥 높낮이를 활용한 바닥에 매트, 쿠션, 쿠션형 의자를 배치한 경우도 많았으며, 책장으로 경계를 정하고 내부에 쿠션을 놓기도 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독서와 휴식을 도서실 전체 공간에 걸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특성의 활동으로 계획하면서 편안함과 영역 분리, 개인 영역 확보에 초점을 둔 것으로 판단되었다. 독서와 휴식 영역은 일부 모둠(B-2)에서 핸드폰 게임, 보드 게임과 같은 정적인 놀이 활동도 겸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는데, 학부모/교직원 일부 모둠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용도의 복합적 활용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는 이용 목적에 따른 다양한 공간요소의 필요성을 강조한 강미희와 홍현진(2012), 그리고 학생들이 개인 공간과 함께 친구들과의 공유공간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는 정효재와 황연숙(2013)의 연구와도 유사한 결과이다. 이야기 활동은 영역 구분을 위해 실내에 지붕구조물을 둔 뒤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거나 창가 쪽에 바 테이블과 스툴을 두기도 하였다(B-4, 5).

4차 워크숍에서는 공간구성 그림을 바탕으로 모형을 제작하였다. 대부분 모둠이 벽 쪽에 복층 다락 혹은 벌집 모양의 2∼3층 독서 및 휴식 영역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 해당 활동의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모형의 중앙에는 휴식용 소품(예: 쿠션 등)을 갖춘 뒤 주위를 서가로 배치하여 둘러싸인 곳을 만들거나, 바닥을 높여 영역을 구분한 뒤 매트를 깔아 눕거나 앉아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며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장소를 강조하였다. 이러한 용도를 겸하는 공간 요소(예: 복층다락, 동굴방, 미끄럼틀, 쿠션 등), 개인영역 및 모임영역 확보, 자유로운 자세와 다양한 형태를 가진 앉는 가구와 소품은 여러 선행연구(고혜정, 김문덕, 2012; 이정미 외, 2007; 한혜련, 이길화, 2009)에서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영역은 위치에 상관없이 남는 벽에 칠판과 몇 개의 전형적 교실 책상을 배치(혹은 책상 생략)하는 정도였고, 면적도 다른 영역에 비해 작게 차지하였다. 기존 교실의 정형성을 그대로 답습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도서실에서 수업이나 방과 후 교육은 초등학생들의 관심 활동이 아니었고, 이를 변화시킨다거나 다른 활동의 결합을 고려하기보다는 본인들이 희망하는 활동 요소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계획했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4. 실행단계: 5차 워크숍-기본계획안 작성 및 평가 협의

H초등학교 도서실 공간계획은 누구나 언제든지 방문해도 만족할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사용자가 스스로 용도를 만드는 열린 융합형 공간을 계획의 목표로 하였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재의 도서실과 옆 교실을 통합하기로 결정하였고, 총면적 약 194.4㎡로 기존 도서실 면적에 비해 약 65㎡가 추가로 확보되었다. 기본계획안을 시각화하기 전에 사용자 참여 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각 영역별로 <표 13>에 정리하였다. 재학생 워크숍에서 중요하게 부각되었던 독서와 휴식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개인 영역, 자유 놀이 및 또래 모임 영역, 서가 및 학습영역, 그리고 수업 및 모임 영역으로 구획하였다. 독서는 도서실의 어떤 영역에서든지 가능하도록 다양한 형태의 앉는 장소를 충분히 계획하였고, 휴식, 소모임, 정적 놀이 활동 등도 일부 영역을 겸하여 활용하기에 무리가 없도록 하였다. 수업영역은 교직원/학부모 워크숍에서 제안된 것과 같이 계단식 좌석을 두고, 수업과 방과 후 교육, 지역모임 혹은 반모임, 영화감상 등이 가능하도록 계획하였고, 계단 하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표 13. 
도서실 공간계획 관련 사용자 참여조사 결과의 종합
영역구획 활동 주요 공간 및 디자인 세부
개인영역 휴식, 낮잠, 독서, 음악감상, 혼자 시간 보내기 ⋅휴식/낮잠 공간: 복층 다락, 계단, 미끄럼틀
⋅개인 공간 : 복층과 창 사이 구석 장소
자유놀이/
또래영역
독서, 보드게임, 친구와 이야기/놀이 ⋅담소 공간 : 복도와 도서실 사이 대면형 카페(맞배지붕 적용)/펜던트 조명
⋅놀이 공간: 바닥 차이, 낮은 서가로 둘러싸인 장소 활용/쿠션, 바닥 난방
서가/
학습영역
서가, 사서 공간, 공부/학습, 독서 ⋅서가 공간: 고정식 2중 서가, 눈높이의 양면형 서가
⋅독서/학습 공간: 확장된 창틀, 테이블/의자
수업/
모임영역
수업, 방과 후 교육, 영화감상, 반/지역/학부모/교사모임, 놀이, 독서, 토론, 동아리, 다과 ⋅수업 공간 : 계단식 좌석, 스크린/음향/영상설비
⋅모임 공간 : 창가 주변 바테이블과 높은 의자, 탕비설비, 계단 하부 동굴
기타영역 명상, 독서, 모임 등 ⋅부분 폴딩도어, 외부 데크, 앉는 설비, 미끄럼틀
* 밑줄( _ )은 각 영역별 주요 계획 키워드

도서실 영역구획과 공간구성을 포토샵 및 캐드로 제작하여 기본계획안을 작성하였다(표 14 참조).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모인 가운데 조사의 진행 과정과 기본계획안을 보고하였고, 추가 요구사항과 질문을 받아 그 자리에서 가능 여부를 협의하였다. 몇몇 논의가 되는 부분(수업/모임 영역의 스크린과 계단형 좌석의 위치, 탕비설비 주변 공간환경, 데크 면적 등)에 대해 구성원 간의 토론을 통해 최종 협의하였다.

표 14. 
도서실 공간구획 및 기본계획안
공간구획 기본계획안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초등학교 도서실 공간계획을 위해 사용자 참여 방법을 적용하여 기본계획안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과 주요 사용자 활동을 분석,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 결과를 단계별로 요약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 공간의 상황 분석을 위해 도서실의 물리적 환경과 교내 다른 실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교육과정을 검토하여 수업과 다양한 활동을 위한 도서실 사용의 적절성을 검토한 점, 그리고 조사의 취지를 밝히지 않고 전교생 대상으로 학교 공간에 대한 본인들의 경험을 인식해 보도록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것은 초기 인식 단계로서 적절한 활동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사용자의 새로운 공간 경험을 위한 사례 공간 탐방은 다수의 우수사례가 있는 수도권으로 접근이 힘든 지역 거주자의 경우 주변에서 최선의 장소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그 외 수업결손, 대규모 이동의 제한, 현장 지도의 어려움 등이 있었다. 향후 공간유형별로 우수사례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도구(예: VR)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의 지도하에 사례 공간에 대한 영상이나 이미지 검색 및 상호 공유를 위해 초기 단계에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도 제안된다.

둘째, 조사의 취지와 대상 공간인 도서실 현황을 구체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1차 워크숍의 결과를 보고하고, 사용자들에게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우수 도서실 공간 사례 영상 편집 및 시연, 그리고 현재 도서실 공간에 대한 산발적 토론은 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대상 공간에 대한 개인별 의견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것은 이전까지 독서, 수업, 편안한 장소 정도로 인식했던 도서실에 대한 세부 장단점과 개선점 등을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으로 판단되었다.

셋째, 본격적인 계획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의사결정 단계에서 도서실의 기존 기능이었던 수업, 독서 외에 개인 휴식, 놀이, 수다, 모임 등의 희망 활동과 관련 영역의 필요성이 나타났다. 학부모/교직원 모둠에서 내외부 공간의 소통을 위한 데크 설치, 수업 및 학습을 위한 계단식 좌석과 같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재학생 모둠은 주로 휴식, 친구와의 놀이 및 대화를 위한 복층 다락 및 바닥의 높이 차이, 책장을 활용한 영역 설정을 통해 개인 영역과 또래와의 공유 영역을 희망하였다. 모둠활동 시작 전에 점착 메모지를 이용하여 개별 의견을 적어 붙인 후 논의를 시작하도록 한 것도 원활한 개인 의견 표현 및 다른 사람과의 상호 의견 공유를 위한 합리적인 방법이었다. 다만, 초등학생들의 디자인 아이디어 도출과 그 표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전에 희망하는 디자인과 유사한 이미지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가져오게 하거나 직접 찍은 사진을 가지고 함께 토론한 뒤 계획의 접점에 도달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며, 이는 모두 조사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모형제작의 경우 2차원의 그림과 달리 3차원으로 공간의 깊이를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추천되는 방법이나 시간 소요가 많고 초등학생에게 위험한 도구 사용이 불가피하므로 사용자 참여 계획을 위한 모형 키트의 개발이나 조작이 쉬운 3D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실행단계에서 기본계획안의 구현, 보고, 평가 및 협의, 최종결정이 이루어졌다. 기본계획안의 구현은 사용자 워크숍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도서실의 영역을 수업/모임, 서가/학습, 자유놀이/또래, 개인영역의 4가지 영역으로 구획하고 각 영역별로 주요 활동들을 세분화한 뒤, 사용자들이 제시한 계획안에 근거하는 키워드를 정하여 기본계획안을 도출하였다. 수용하기 힘든 활동(예: 간식 등)에 대하여 사용자들과의 협의 및 문제해결 과정이 필요하였으나, 진행의 편의를 위해 학교 관계자와의 협의 후 우선순위에 근거하여 기본계획에 들어간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평가되었다. 기본계획안 보고회에서는 몇 가지 세부 배치와 계획안과 관련하여 다시 피드백을 받고 협의 후 최종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공간 내 일부 장식(예: 벽화 그리기 등)이나 가구 제작에 있어서 학생들의 직접 참여를 계획하는 것도 대상 공간에 대한 주인의식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시도될만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도서실 공간계획을 위해 사용자 참여 방법을 적용하여 그 과정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사용자의 인식과 지각, 그리고 희망활동 및 우선순위 결정, 영역 구획 및 세부 계획, 모형제작 등의 활동으로 자료를 수집한 뒤 계획안을 구현하였고, 평가 및 협의를 통해 기본계획을 최종 결정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 공간과 현황 등을 일반화시켜 조사 방법과 결과를 국내 모든 초등학교에 적용할 수는 없으나, 어린이 대상 사용자 참여 계획과 관련하여 경험적 자료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의 연구들과 함께 누적된 이러한 경험적 자료들은 다양한 환경 및 공간 상황별로 사용자 참여 방법을 응용하여 조사를 진행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는 조사 내용의 이해 가능성 및 원활한 조사 진행을 고려하여 저학년 재학생을 초기 인식단계 외에는 포함하지 않았고, 소그룹 워크숍 중심으로 진행됨에 따라 조사 결과의 연령별, 성별 비교가 정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향후 조사 시 사전에 변수별 비교를 위한 모둠구성 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용자 참여 계획을 위한 조사 방법의 가이드라인 개발을 제안한다.


Notes
1) 인식단계의 협의 및 답사, 활동 중 교내 전체 공간에 대한 재학생 인식과 경험 조사 관련 세부 연구방법과 분석 결과는 이민아, 박종혜(2020). 초등학생의 학교 공간 경험 및 인식 분석. 한국생활과학회지, 29(3), 451-465에 정리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조사 결과 중 도서실 관련 주요 내용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음을 밝힌다.
2) 교직원으로만 구성된 A-1 모둠에서는 수업 활동이, 학부모가 과반수 이상 포함된 A-3 모둠에서는 독서 활동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0년 가정과삶의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한 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이며, 2019년 전북군산교육청 공간혁신사업(H초등학교)의 내용을 심화하여 연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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