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윤리규정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 No. 4

[ Article ]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No. 4, pp. 1-11
Abbreviation: JKHMAJFBL
ISSN: 2765-1932 (Print) 2765-24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1
Received 16 Sep 2021 Revised 01 Nov 2021 Accepted 15 Dec 2021
DOI: https://doi.org/10.7466/JFBL.2021.39.4.1

대학생의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의 의미
최유석1 ; 임지영2, *

A Study on the Meaning of Unethical Behavior by University Students While Playing Online Games
Youseok Choi1 ; Jiyoung Lim2, *
1Department of Child and Family Studie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Graduate Student
2School of Child Studies, Major in Child and Family Studies⋅CBA(Center for Beautiful Aging),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Jiyoung Lim, School of Child Studies, Major in Child and Family Studies⋅CBA(Center for Beautiful Aging), Kyoungpook National University, 80 Daehakro, Bukgu, Daegu 41566, Rep. of Korea. Tel: +82-53-950-6211, E-mail: limj@knu.ac.kr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unethical behavior by university students while playing online games in order to present theoretical framework and explore specific alternatives. Researchers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and participation observations with eight university students who had been sanctioned for immoral acts at least three times while playing online games in D city, and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grounded theory analysis method. As a result, 63 concepts, 21 subcategories, and nine top categories were derived. Based on numerous failures, individual characteristics of university students, and online space characteristics, the core categories of unethical behavior processes and types in online games were described as “indiscriminate antisociality”, “pessimistic dominance” and “lack of self-control”. One of the causes of unethical behavior of university students while playing online games is the personal dominance over cyberspace in online games. And university students’ frequent experiences of failure create dissatisfaction and anger with the environment and little pleasure from success. Whether university students behave unethical or not depends on the relationship with their teammates when playing online games. At last, it can be said that unethical behaviors are based on the online game player’s “creation and loss of self-efficacy in the game”. It is not required to unconditionally pressure them not to play games, but to prepare a balanced online game utilization plan and appropriate countermeasures against players’ unethical behavior.


Keywords: unethical behavior, online games, grounded theory
키워드: 비도덕적 행동, 온라인 게임, 근거이론

I. 서 론

사이버 상에서 인간은 남녀노소, 나이와 상관없이 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밴드나 카페 등을 통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더욱이 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전 연령층이 누구나 쉽게 온라인 게임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게임은 인간의 놀이에 대한 욕구와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콘텐츠 산업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다양한 사람과의 공동 커뮤니티 공간도 될 수 있으며, 인터넷과 게임이 어우러진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놀이이자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였다(변현수, 2018). 한국콘텐츠진흥원(2020)의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만 10~65세 인구 중 온라인 게임 이용자는 65.7%이었고, 아동에서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PC게임 사용률은 41.6%로 나타났고, 게임 이용률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10대 사용자의 이용률은 54.1%이고, 20대 사용자가 전체의 69.7%(중복 응답 포함)를 차지하며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디지털미디어의 급속한 이용증가와 높은 게임 이용률은 급진적인 온라인 발달에 따른 역기능적 상황을 만들었고, 그 중 하나가 가상공간 속 폭력이다. 사이버폭력이 증가함에 따라 그로 인해 사이버 공간 이용자들은 불안, 우울, 공포 등과 같은 부정적 정서뿐만 아니라 자살충동까지 느끼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김민주, 2018). 사이버 공간 속에서 받은 피해경험은 새로운 사이버 폭력 가해로 이어지며 새로운 폭력을 낳고 있으며, 특히 사이버 폭력 중에서도 가장 자주 일어나는 언어폭력은 상대방에게 시비를 걸거나 욕설 및 협박 등을 통해 상대방의 분노와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유발한다(성동규, 김도희, 이윤석, 임성원, 2006). 또한 언어폭력과 더불어 온라인 유해 행동(toxic behavior)이 등장하여 일부 사용자들은 게임 속 비정상적 플레이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주거나 상대방을 자극시켜 분노 혹은 좌절을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폐를 끼치는 행동도 보였다. 실제 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욕설, 비방, 명예훼손 등과 관련하여 모욕죄 고소가 급증하고 있으며(정준호, 2015), 2016년에 출시된 <오버워치>의 경우 여성 게임 이용자에 대한 성차별 및 성희롱 발언 문제로 게임 이용자 확보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박영경, 2017). 특히 청소년기보다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주로 재미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는 20대의 대학생들은 온라인 게임 속에서 욕설, 성희롱 발언과 같은 사이버 폭력에 올바른 판단과 대응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다.

일반적으로 비도덕적 행동은 사회의 도덕적 기대를 지키지 않거나 사회의 가치나 신념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는 인터넷이나 온라인 상에서 감정의 조절이나 표현에 대한 억제가 풀리는 탈억제심리(disinhibition effect)를 바탕으로 음란물 유통, 해킹과 바이러스 유포, 개인 정보 침해, 언어폭력, 불법 복제, 유해 사이트 개설, 메일 폭탄 등 사이버 범죄도 포함된다(추병완, 2003). 온라인 게임에서는 고의적 아군 방해, 광고/스팸, 게임 불참, 욕설, 치트/부정행위/버그악용, 팀 사기 저하, 부정적인 태도, 탈주 및 자리비움, 의도적으로 적에게 죽음, 혐오 발언 등을 불건전한 비도덕적 행동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은 욕설과 강도 높은 비판을 의미하는 플레밍(flaming)과 의도적으로 남에게 시간적, 금전적, 정신적인 피해를 주고 게임에서 패배하게 만드는 행동인 그리핑(griefing)과 같은 트롤링(trolling) 현상으로 분석되기도 하였다(서성은, 김치요, 2015).

최근에는 코로나 19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외부 출입 자제 상황과 더불어, 인터넷과 PC게임을 많이 이용하는 대학생은 온라인 속 사이버 폭력, 게임 속 유해 행동과 같은 비도덕적 행동에 자주 노출되게 될 것이다. 청소년기 후기 혹은 성인기 초기에 속하는 이들은 지금까지 생활해왔던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과제뿐만 아니라 학업 및 취업을 준비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더불어 취미로 즐기는 PC게임에서 일어나는 비윤리적 행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갈등, 불안 등의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크다(이수진, 도명애, 서석진, 2019). 특히나 사이버 언어폭력과 같은 사이버 폭력은 부정적 전염성 또한 강하게 나타나는데, 사이버폭력에 피해를 당한 청소년은 이제는 가해자가 되어 다른 대상을 공격하기도 하며(김경은, 최은희, 2017), 사이버 폭력을 경험한 대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애착불안수준이 높았으며, 대인관계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박완경, 윤명숙, 2015). 이는 현재 대학생들이 주로 즐기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비도덕적 행동의 부정적인 영향력과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사이버 폭력 관련 연구들은 청소년들만을 대상으로 하거나(김경은, 윤혜미, 2012; 남재성, 장정현, 2011), 주로 사이버 폭력으로 인한 피해실태조사, 사이버폭력을 둘러싼 환경요인(남재성, 장정현, 2011; 이성식, 2008)들을 중심으로만 살펴보고 있다. 대학생에 관한 가상공간 상황 속 문제를 다루더라도 온라인 게임중독, 충동성, 공격성에 관한 연구(강문실, 김윤숙, 김영희, 2016; 최오영, 손정락, 2011)가 주를 이루며 온라인 속 폭력적 상황과 게임 이용이 개인의 심리적ㆍ행위적 측면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만 관심을 가져 왔다. 이때의 게임 이용자는 폭력적 콘텐츠에 영향을 받는 대상이자 제도적으로 제재를 받아야 할 잠재적 피해자로 인식되며, 게임 내에서의 언어폭력 및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게임 내 유해행동, 언어폭력의 실태 및 발생 원인을 고찰하거나 언어폭력 완화를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연구는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게임 이용자들의 언어 윤리 확립에 관한 연구(박구락, 2012)가 수행되기는 했으나 그 사례가 매우 적을 뿐 아니라 언어 변환 프로세스를 사용한 온라인 게임 속 도덕적 의식 확립은 단순히 기술적 차원과 윤리의식 부재 문제에만 머물러 있어 게임 내 언어폭력 및 반사회적 행동 완화를 위한 실증적 대안을 마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임 내 비도덕적 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들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거나 시스템에 의한 강압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임 개발사들의 경우 오래 전부터 욕설 제재 시스템과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왔지만, 게임 이용자들이 변형이 용이한 한국어의 특성을 악용하여 욕설을 퍼붓거나 시스템으로 걸러내기 모호한 행동을 하는 등의 사례는 어렵지 않게 목격되어왔다. 또한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의 유형과 피해사례에만 집중할 뿐 가해자들의 비도덕적 행동 원인과 배경에 대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게임 내 비도덕적 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잘못된 행위를 지적하고 처벌하는 강압적인 조치에서 나아가 비도덕적 행동을 한 이용자의 심리 및 발생 원인을 상세히 분석하고 연구하여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지속적인 비교를 통하여 자료로부터 실체이론(substantive theory)을 생성하는 근거이론 방법을 이용하여 현 상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근거이론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자료를 분류하여 인과적 조건, 현상,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의 틀에 따라 인간 행동의 실제적 개념들을 분석하여 개념들 간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온라인 게임에서 일어나는 비도덕적인 행동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을 발견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 연구문제 1) 대학생들의 온라인 게임 내 비도덕적 행동 과정은 어떠한가?
  • 2) 대학생들의 온라인 게임 내 비도덕적 행동 원인은 무엇인가?

Ⅱ.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이 연구의 참여자는 의도적 표집과 눈덩이식 표집을 사용하여, D시에 있는 4년제 대학교를 다니고 있고, 게임 속 부도덕적 행동으로 인해 해당 게임사에 게임활동 제재를 3번 이상 받은 대학생 8명으로 선정되었다. 연구 참여자 8명 모두 20대였으며, 부도덕적 행위로 신고당한 게임의 종류는 리그오브레전드, 써든어택, 오버워치 총 3가지 종류였다. 연구 참여자의 정황상 온라인 게임 속 부도덕적 행동의 발생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 
연구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
No. 성명 성별 학년 게임 종류 제재 사유
1 A 4 리그오브레전드 욕설, 고의적 아군방해
2 B 4 리그오브레전드 의도적으로 적에게 죽음
3 C 4 리그오브레전드 욕설
4 D 3 써든어택 욕설 및 비매너
5 E 3 리그오브레전드 욕설, 탈주/자리비움
6 F 3 오버워치 욕설
7 G 4 오버워치 욕설, 게임불참
8 H 2 리그오브레전드 욕설, 부정적인 태도,
고의적 아군방해

2. 연구 절차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3가지 게임(리그오브레전드, 써든어택, 오버워치)에 대한 사전지식과 이용도가 많았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 개인별로 해당 게임에 대한 이야기와 전반적인 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러운 라포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 후 참여자들의 해당 현상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과 정확하고 풍부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이와 더불어 관찰자로서 참여자에게 본 연구의 관찰 목적을 부분적으로 설명한 뒤, 본 연구자가 참여자와 함께 온라인 게임을 진행하는 참여관찰을 실시하였다.

심층면담과 참여관찰은 2020년 9월에서 2021년 10월까지 이루어졌고,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에 대해서 상세하게 밝혔으며, 심층면담 자료와 참여관찰 자료는 연구 목적 이외에는 타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알리고 이에 대한 참여자의 동의서를 받은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매회 면담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면담내용은 본 연구자가 컴퓨터에 필사본으로 전사하여 개인별로 2회까지 실시하였다. 본 연구자의 연구실에서 처음 1회의 심층면담을 거친 후 당일 PC방과 온라인 접속을 통해서 참여관찰을 진행하였다. 참여관찰 이후 대략 1주일 뒤 커피숍, 연구실에서 1회 추가 면담을 실시하였다. 심층면담에서는 온라인 게임과 관련하여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비도덕적인 행동, 참여자들의 비도덕적인 행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 후 심리상태, 참여관찰 속 게임에서 이루어진 비도덕적 행동들과 원인 등을 질문하였다.

참여관찰에서는 참여자들의 PC 게임 속 비도덕적 행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본 연구자가 참여자들과 함께 직접 게임에 2~3회 참여하고 관찰하여 처음 심층면담에서 확보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자료를 수집하였다. 참여관찰에서는 게임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 게임 팀원들 간의 소통과 행동을 살펴보고,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의 반응과 심리상태를 살펴보았다. 게임이 끝난 후 간단한 면담을 통해 게임 속에서 진행되었던 상황에 대한 참여자들의 심리와 게임 플레이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통해 전사하였다.

3. 자료분석

이 연구의 자료분석은 Strauss와 Corbin(1990)이 개발한 근거이론 방법을 이용하여 원자료를 바탕으로 근거이론적 분석 방법의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을 이용해 연구문제와 관련된 패러다임 분석을 실시하였다. 첫째, 연구 참여자 8명의 면담내용을 그대로 전사한 뒤, 진술 내용의 의미 단위를 발견 및 요약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가 온라인 게임에 함께 참여하여 연구 참여자의 행동 및 게임 속 상황을 관찰 및 분석하였으며, 개방코딩(Open Coding)을 통해 근거자료를 이용하여 현상에 이름을 붙이고 개념을 도출하고 범주화하였다. 둘째, 축코딩(Axial Coding)은 한 범주의 축을 중심으로 범주를 속성과 차원의 수준에서 하위 범주와 연결하는 과정으로, 본 연구에서는 패러다임에 의한 범주 분석 작업을 통해 온라인 게임 속에서 대학생들의 비도덕적 행동과정을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로 구성되는 근거이론의 패러다임으로 통합했다. 마지막으로, 선택코딩(Selective Coding)에서는 범주를 통합시키고 이론을 정교화하는 과정으로써, 구체적으로 비도덕적 행동의 과정을 밝히고 개념의 통합을 촉진하였다. 이후,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이 나오는 경위와 과정을 살펴보고, 서술적으로 비도덕적 행동 원인을 적은 후 가설적 정형화 및 관계 진술을 통해 유형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결과분석의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 1명, 박사과정생 2명의 검증과 피드백 과정을 거치며 방법적, 해석적 오류를 바로잡고 협의와 수정 과정을 거쳐 최종 연구결과를 제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개방코딩: 개념과 범주화

각각의 자료를 검토하고 개념을 도출하였으며, 개방코딩으로 자료 처리 및 분석하였다. 개방코딩 시에는 수집된 자료를 한 줄 한 줄 읽어보고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온라인 게임 속에서 대학생의 비도덕적 행동 발현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구체적으로 필사된 자료를 반복하여 읽어보며, 줄 단위, 한 구절, 단어의 의미까지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개념을 도출하고자 했다. 도출된 개념 간의 속성과 관계들을 비교해 보면서 비슷한 개념끼리 묶어 범주화하였으며,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에 관한 자료 분석 결과 63개의 개념, 21개의 하위범주, 9개의 범주를 도출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 
온라인 속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개방코딩 결과
개념 하위범주 범주
- 게임 계급을 올림(브론즈-실버-골드-플레티넘-다이아)
- 매 시즌마다 MMR 달라짐(Match Making Rating)
- 매년 티어를 올리기 위해 게임함
- 레벨을 올리며 연습
게임의 수준 성장 높은 계급 및 티어에 대한 욕구
- 게임에서의 극적인 승리
- 압도적인 승리
- 연승경험
- 본인의 캐리로 인한 승리
게임의 승리 경험
- 자신이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믿음
-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여 이긴 경험 많음
- 친구들이 높은 티어의 자신을 인정해줌
게임에 대한 자부심
- 높은 실력의 플레이어들과의 승부 후 만족
- 막상막하의 게임 승리 시 만족감과 쾌감을 느낌
게임의 긍정성
- 못하는 사람들 많음
- 플레이어의 행동 이해 불가
- 화내는 팀원을 비웃음
팀원 평가저하 팀원 불신
- 서로 의사소통 되지 않음
- 채팅, 보이스톡의 한계
- 채팅 차단
의사소통의 부재
- 모르는 사람과의 매칭
- 같은 티어의 사람들과 매칭
불특정 다수 매칭 익명성
- 싸우더라도 그 사람을 직접 찾을 수 없음
- 게임이 끝난 뒤 전화번호를 묻고 욕함
- 같이 게임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름
팀원 신원 확인 불가
- 게임 패배를 많이 경험함
- 트롤링 유저 많이 봄
게임 속 정신적 피해 온라인 게임 경쟁 승패 반복
- 못하는 플레이를 보면 화가 남
- 어차피 지는 거 욕이라도 하고 실컷 하고싶음
게임 플레이에 대한 불만
- 처음 욕설 제재에 반성
- 질 수도 있고 즐기자 함
- 욕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
반성과 고찰
- 팀 플레이어 옹호해주기
- 마음에 들지 않지만 팀 플레이어 격려 및 도와주기
팀 분위기 살리기 위한 노력 불안한 시작 속 격려
- 전적 검색 기능으로 팀원 실력 확인
- 전적 검색 결과 팀원의 부족한 실력 확인
- 팀원이 시작하자마자 죽음
팀원의 부족한 실력 확인
-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고 판매
- 욕설을 함
- 시작 전에 이미 팀원들끼리 싸움
- 시작 전에 올바른 캐릭터 선택 안 함
- 승률이 낮은 캐릭터 선택
게임 속 트롤링 다른 플레이어들의 욕설및 트롤링
- 상대방의 욕설
- 우리 팀의 고의적 죽음
- 이 게임은 질 것이라는 예측
게임 속 정신적 피해
- 팀원의 항복 요청
- 팀원의 계속된 죽음
- 거점이 파괴됨
온라인 게임 패배 조건 온라인 게임 경쟁 패배
- 질 것 같은 경기는 빨리 끝낸 후 다음 게임 함
- 우리 팀이 게임을 끄도록 만듦
- 우리 팀이 게임을 포기하도록 함
게임의 빠른 종료
- 서로가 서로에게 잘못했다고 함
-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
- 본인은 잘못한 것이 없음
상대방 책임 전가 팀원들 간의 불화
- 빨리 게임을 지자고 함
- 게임 시작 거점에서 움직이지 않음
게임 포기
-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욕설
- 상대방의 가족들에 대한 욕설
- 상대방을 조롱
상대방을 향한 욕설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
- 게임 시작 전 트롤픽
- 게임 시작 전 팀원 음해
- 팀원 의사소통 거부
- 핵 프로그램 사용
-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함
팀 게임 비실행

2. 축 코딩: 패러다임에 의한 범주분석

개방코딩을 통해 추출된 하위범주들을 한 범주의 축을 중심으로 재조합하기 위해 축 코딩을 진행하였다. 축 코딩은 하위범주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Strauss & Corbin(1990)이 제시한 ‘패러다임 모형’으로 배치하였다. 범주들은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로 연결되었으며 표 2의 결과를 토대로 축 코딩을 통해 구축된 패러다임 모형은 <그림 1>과 같다.


그림 1. 
패러다임에 의한 범주분석

1) 인과조건

인과조건은 어떤 현상이 일어나도록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나 사건들을 일컫는다(Strauss & Corbin, 1990).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부도덕적 행동을 했던 참여자들이 게임 속에서 이루고자하는 목표와 목적이 있었다고 여겼다.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서 승리의 경험도 쌓이고 본인의 수준 성장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그들은 모두 ‘높은 계급 및 티어에 대한 욕구’가 중심현상의 원인이 되는 인과조건으로 나타났다.

2) 맥락적 조건

맥락적 조건은 중심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상황이나 문제를 만들어내는 조건들로 작용/상호작용 전략이 만들어지는 조건들이다(Strauss & Corbin, 1990). 연구참여자들은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본인과 같이 플레이를 하는 팀유저들의 실력이 부족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많이 한다고 여기며,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없는 상황에 불만을 가졌다. ‘오버워치’의 경우에는 음성으로 서로 대화를 하며 게임을 진행해서 소통에 조금이라도 더 진전이 있었으나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에서는 채팅이나 게임 신호로 주로 소통되며, 소통과정에서 불만사항이 다른 게임에 비해 많았다.

3) 중심현상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들이 온라인 게임 속에서 비도덕적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직면하게 되는 중심현상들이 무엇인지를 심층면담 및 참여관찰을 통해 발견하였다. 그 결과 본 연구의 중심현상은 ‘온라인 게임 경쟁 승패 반복’과 ‘불안한 시작 속 격려’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게임 속 승리와 계급 및 티어 상승이라는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승패의 반복이나 연속된 패배 그리고 팀원의 불신에서 시작하여 팀원의 게임 플레이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욕설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게임 시작 전에는 팀원을 격려하거나 자기 자신을 격려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으며. 같이 게임에 참여할 때에는 팀원이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게임을 즐기자거나 욕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참여관찰: “형 진짜, 팀원이 답이 없긴 없거든요. 그냥 진다 생각하고 편하게 게임하셔도 돼요. 지금 보니까 정글이 진짜 못하거든요. 그냥 뭐라해도 무시하세요 차단하고. 제가 그냥 이끌어야할 것 같아요.”(A, 2020/9/11)

심층면담: “처음에 욕을 해놓고 신고를 당했을 때, ‘아 내가 이런 욕을 했구나’라는 반성을 했었어요. 어차피 질 수도 있는 게임인데 괜히 저만 화내는 것 같고 욕을 해도 크게 변하는 건 없을 것 같고 어차피 질 게임이었는데 그냥 그 때 너무 화가 났던 것 같아요.”(G, 2020/1/11)

4)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중심현상의 강도에 변화를 주는 조건으로 어떤 전략을 촉진시키거나 혹은 제약, 강요하는 요인으로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Strauss & Corbin, 1990). 본 연구에서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욕설 및 트롤링’이 중재적 조건으로 도출되었다. 트롤링(Trolling)이란 조업 방법의 하나인 트롤링 낚시를 기원으로 하는 용어로, 다른 사람들이 화를 낼만한 행동을 의도적으로 해서 실제 반응을 이끌어내는 행위를 말한다(정우철, 2013). 특히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에서 일부러 상대편에게 죽어주거나 같은 편을 욕하고 도발하여 분노를 일으키는 행위를 통하여 본인의 만족감을 채우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대방의 트롤링에 의해서 연구참여자들이 많은 분노와 적개심을 느끼고 있었다.

5) 작용/상호작용 전략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사람들이 직면하게 되는 특정한 상황이나 문제에 대한 의도적인 행동이나 반응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0). 연구참여자들은 중재적 조건인 욕설과 트롤링에 의해 게임에 패배한 경우가 많다고 하였으며 게임에서의 의욕이 떨어지고 팀원들 간의 불화가 조성되어 본인도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상대방의 잘잘못을 따지고 게임을 포기하며 빨리 이 게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면담과정에서 게임의 패배 순간에 본인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선제적 도발성과 욕설 및 태도를 문제시 삼았고 상대방의 플레이나 언어적 표현에 민감하게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참여관찰: “저렇게 일부러 죽어주는데, 그냥 이 게임 빨리 지죠. 저 아이템 다 팔게요. (아이템을 모두 팔고 난 뒤 팀 채팅으로) 아이템 다 팔았어요. 빨리 써렌(항복)치고 다음게임 해요.” (B, 2020/9/27)

심층면담: “어차피 저렇게 게임을 던지거나 욕하는 애들하고 게임하면 저만 짜증나고 화나요. 그리고 저런 애들은 우리가 이렇게 화내거나 하는 걸 즐기고 이길 생각도 없어요. 거기에 장단 맞춰주면 안 돼요. 이런 애들이 한둘도 아니고 그냥 빨리 새 게임하는게 정서에 좋아요.”(C, 2020/9/27)

연구참여자는 같은 팀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적에게 죽어주자 빨리 게임을 포기하고 다른 게임을 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계속해서 게임을 이어나가고 이기려는 다른 유저들에게 빠른 항복을 하도록 권유하고,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꺾기위해 자신의 아이템을 팔아 게임패배 요인을 추가하여 게임을 이기도록 하는 흐름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6) 결과

결과는 특정 현상에 대처하거나 그 현상을 다루기 위해 적용된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며(Strauss & Corbin, 1990), 본 연구에서는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이 결과로 나타났다.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상대방에게 욕설을 하고, 본인 위주의 플레이를 하기 위하여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본 연구에 적용된 온라인 게임들은 모두 팀 게임으로써 팀원들간의 단합과 팀워크가 중요하지만, 연구참여자들의 비도덕적 행동에서는 본인의 재미나 욕구표출이 더욱 많이 발현되었다.

심층면담: “(신고당한 내용을 토대로)애초에 이길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이거는 그냥 해도 져요. 애들 상태보면 아시겠지만 말하는 것 보세요. 그냥 말해줘도 몰라요. 그냥 스트레스 받고 지느니 그냥 맘 편히 겜하고.. 또 이렇게 해도 이길 때도 많아요. 오히려 그냥 하고 싶은 픽하고 이기는 게 기분 더 좋고, 양보해서 지는 것보다 그냥 저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나아요.”(C, 2020/9/27)

“자기들이 먼저 시비걸고 못해놓고 저보고 뭐라하면 어이가 없죠. 그리고 본인들 잘못한 거 생각 안 하고 그냥 남 탓만 하는데, 저런 애들이 더 답이 없어요. 저도 같이 욕하거나 그냥 차단하고 저 하고 싶은 데로 하는 게 나아요. 저도 욕이 나쁜 건 아는데, 일부러 던지거나 하는 애들은 진짜 왜 그런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럴 거면 게임을 왜 하는지...”(H, 2021/4/10)

참여관찰: “(게임 시작 전 본인의 포지션이 정글인 상황)나 미드 안주면 그냥 00픽한다. 던질거다. 빨리 정해라.(여러 대화가 오간 후)오케이. 니들이 그런 거니까 그냥 나하고 싶은대로 한다”(E, 2020/10/9)

심층면담에서 연구참여자들이 말한 본인의 비도덕적 행동의 초기 원인은 상대방에게 있다고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상대방의 태도에 의해서 본인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거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비도덕적 행동 내용으로는 주로 욕설이 가장 많았으며, 상황에 맞지않는 포지션 선정 혹은 상대방에게 일부러 죽어주는 것도 있었다. 참여관찰을 통해 살펴본 연구참여자 중 일부는 본인이 원하는 포지션을 가기 위해 양보해주지 않으면 본인의 팀을 패배로 이끌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였다. 본인이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법이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본인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3. 선택코딩: 이야기 윤곽을 통한 핵심범주

이야기 윤곽은 연구의 중심현상과 각 범주 간의 관계를 서술적으로 기술하고 분석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개념화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들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 행하는 비도덕적 행동과정에 대한 이야기 윤곽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최종적인 의미를 도출하였다.

온라인 게임에서 비도덕적 행동을 한 학생들은 게임 시작 전에 오는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해 게임을 통한 재미나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미 자신과 함께 플레이를 하는 팀원들의 실력에 높은 불신이 가득했고 그로 인해 자신도 열심히 하려는 의지나 열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본인이 오히려 상황에 맞지 않는 캐릭터 선택과 무분별한 언어사용, 이유 없는 폭언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본인을 자극한 상황이 현재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명확한 동기없이 스스로 비도덕적 행동을 취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범주를 본 연구에서는 ‘무차별적 반사회성’으로 표현하였다.

또래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온라인 게임 속 티어에 대한 높은 열망은, 팀 게임으로 인해 자신의 힘으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없고 그것이 반복되는 상황이 지속될 때 높은 분노와 짜증을 유발한다. 특히 온라인 게임 속 세계의 ‘나’는 온라인 게임 세상의 ‘주인’으로 인식하며, 본인이 있는 세계를 넓히고 위대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그 순간을 망치려 들거나 피해를 입히려는 상대방이 존재하였고, 그것을 원만하게 해결해보려 했으나 반복되는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잦은 실패는 비관적 정서를 만들었으며, 이러한 비관적 정서가 피해를 입힌 대상에게로 향하게 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욕설이나 트롤링을 반복적으로 행하며 그러한 비도덕적 행동이 습관적으로 나오게 된다. 이러한 비윤리적 행동의 핵심범주를 본 연구에서는 ‘비관적 지배성’로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온라인이라는 세상은 언제든 본인이 다시 만들 수 있는 세상이라고 여기며 그 공간을 가볍게 여겼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인식은 실제로 함께 게임하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일지라도, 참여자들로 하여금 주관적 규범을 쉽게 벗어나게 하고 무분별한 태도로 이어지게 만들며, 자신의 비도덕적 행동을 통제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한다. 이와 더불어 자신을 그 공간의 사람들이 본인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본인에게 피해를 끼칠 수 없다고 느끼면서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익명성을 전제로 행해지는 비도덕적 행동의 핵심범주를 본 연구에서는 ‘통제성의 부재’로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을 가진 참여자라 할지라도 본 연구자와 함께 참여관찰을 진행한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비도덕적 행동발현이 드물었다. 참여자들의 참여관찰 후 면담과정에서 이들은 함께 게임을 진행할 시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성과 ‘지켜보고 있다’라는 마음에 게임을 빨리 끝내거나 욕설을 하고 싶을 때에도 참고 이어나가게 되었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게임에 패배하더라도 끝까지 매너가 있었던 플레이어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본인에게 호감적으로 대해준 게임 상황에 대해서는 비도덕적 행동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관계의 친밀성’과 ‘지켜보는 시선의 존재 여부’ 또한 비도덕적 행동의 원인으로 도출되었다.

위와 같이, 현재 연구 참여자들이 보여준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은 개인적 특성과 온라인 상황 속 환경에서 비롯된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비도덕적 행동이 출현하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살펴본다면 이는 온라인 게임 플레이어의 ‘게임 속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의 생성과 상실’에 기반하여 비도덕적 행동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은 자신의 수행을 통해 목표를 성공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믿음 또는 신념을 의미하며(Bandura, 1977), 이는 온라인 게임 속 상황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우선 온라인 게임 속 본인의 캐릭터로 게임의 승리를 이끈다거나 목표를 충분히 수행하였을 때 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으로 인하여 자기효능감이 생성되는 과정이 연구 참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있었다. 게임에 익숙해지고 플레이 시간이 늘어갈수록 자기효능감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게 되었고, 이는 랭크게임이라는 순위를 경쟁하는 게임 환경에서 위기를 맞이한다. 계속해서 승리하면 좋겠지만 패배를 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본인의 자기효능감을 잃어버릴 때도 있었으며 자기효능감을 지키기 위하여 패배의 이유를 상대방에게서 찾거나 본인 스스로의 위안을 찾기 위해 플레이를 방해하기도 하였다. 자기효능감의 상실에 대한 아픔을 잊기 위해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게임 패배의 원인을 다른 곳에 두어 본인의 상처를 덜 받게 하는 일종의 자기보호적 성향을 띄는 것처럼 느껴졌다.

즉, 대학생들은 온라인 게임 속에서 생성되는 자기효능감과 상실 속에서 느끼는 허무함과 분노, 혹은 회피를 통해 비도덕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자기효능감으로 인한 미래지향적 기대나 만족감, 행복감이 무너지면서 이 감정에 대한 표출을 온라인 게임 속에서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같이 플레이하는 팀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되며 이러한 부정적 흐름은 서서히 전파되어 게임 전체에 펴지고 다른 플레이어의 새로운 비도덕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대체로 게임의 패배로 나타났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대학생들의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과정을 근거이론적 방법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에 대한 목적은 비도덕적 행동 현상 과정과 개념들을 도출하고 범주화하여 관계를 규명하고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온라인 게임에서 겪게 되는 비도덕적 행동을 탐색적으로 고찰하고 이에 대한 실체적 이론을 찾아내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학생들의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과정을 살펴보면, 게임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대학생들은 잦은 패배를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지속된 패배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성공에서 오는 쾌락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환경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생성한다. 특히 팀원들의 게임에 대한 지식 부족이나 다른 게이머가 화를 내도록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동을 하여 본인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거나 팀원들간의 불화가 자주 생길 시 더욱 높은 스트레스와 허탈함 또한 생성되었다. 초기에는 게임의 티어나 계급을 높이기 위해 팀원들을 독려하거나 스스로 열심히 해보려는 노력의 자세도 보였지만 게임을 지속하면서 발생되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들은 대학생들이 게임에 대한 승리, 협력, 그리고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본인 개인만의 재미만을 위한다거나 쌓였던 스트레스를 타인에게 주는 고통으로 해소하도록 만들었다. 나아가 게임 속에서 어떠한 부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본인이 갈등을 조장하기도 하였으며 언어적인 폭력이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였다.

온라인 게임 속에서 대학생들의 비도덕적 행동의 원인들 중 하나는 온라인 게임 속 사이버 공간에 대한 지배성이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온라인 게임이라는 사이버 공간을 본인 스스로 통제하기를 원하였으며, 본인이 원하지 않는 상황을 재구축하거나 그 공간을 재생성하길 원했다. 사이버 공간은 무수한 공간이 생성되었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하는데, 특히 게임 속 공간은 스트레스를 풀고 재미를 위한 곳으로 인식되며 대학생들은 이를 상당히 가볍게 느꼈다. 이에 대학생들은 일시적인 공간에서의 관계를 쉽게 생각하고 본인의 감정표출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본인이 느꼈던 부정적 정서들을 상대방들도 느끼기를 원했으며, 그 과정에서 본인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부여하였다.

특히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팀워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게임 속에서 본인의 게임 구상과 생각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흘러가기를 원하는 성향이 강했으며, 이루어지지 않을 시 짜증을 내거나 분노를 표출하였다. 그 중에서도 게임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생들에게 오는 무력한 패배는 상대방이나 본인의 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더욱 쌓이게 만들었다. 이와 반대로 게임 속에서 본인의 역할로 승리하거나 본인의 명령으로 팀원들이 움직여줄 경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었다. 이는 게임이라는 공간 속에서 승리로 가는 방향이 본인 통제하에 이루어지기를 원하며, 이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 시 온라인 게임 속에서 비도덕적 행동이 자주 발현되었다.

두 번째 원인은 반복된 게임의 패배다. 흔히 온라인 게임은 웹보드게임, 전략시뮬레이션, FPS(first-Person Shooting), 액션, 스포츠 게임 등으로 세분화되는데(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조작 방법과 게임에 투입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다른 게임에 비해 플레이어들이 게임 랭킹에 민감하거나 자기통제를 잘 하지 못하게 된다(오창규, 박소진, 박종필, 박은주, 2018). 승부에서의 패배는 자신의 실력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보완해야 하는 가를 파악할 좋은 기회를 얻기도 하지만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과거에 해당 게임에 대한 잦은 패배로 불안과 우울 등을 많이 느꼈던 상태였으며 게임 플레이에 대한 민감한 반응들이 많았었다.

게임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승패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과거의 패배로 이어졌던 모습들이 새로운 게임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을 때, 과거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이미 게임에 패배했다고 생각하고 미리 게임을 포기하며 무력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 혹은 본인이 불안과 분노를 느낄 시, 그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서 다른 플레이어를 괴롭히거나 본인만을 생각하는 플레이 모습을 보였다. 게임 패배 요인에 대해서도 ‘본인이 열심히 임했어도 같은 결과를 이끌었을 것’이라 여기며, 같은 결과라면 본인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부정적 정서를 표출하거나 승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세 번째 원인은 친밀성이다. 사이버 공간이라는 특성상, 익명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공간은 쉽게 생성되기도 사라지기도 한다. 온라인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들도 매번 게임이 시작될 때마다 다른 익명의 사람들과 플레이하게 되며, 이러한 팀원들과 짧은 시간 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기 쉽지 않다. 참여자들은 현재까지 게임을 진행해올 때마다 모르는 사람들의 비난이나 비매너성 플레이(동선 방해, 플레이 방해 등)에 많은 스트레스를 느꼈으며, 본인 또한 다른 플레이어를 위해 희생하거나 양보하는 플레이를 거의 하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본인이 행하는 게임의 도덕적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감사함을 느끼지도 않고, 스스로도 만족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며, 게임의 승리로도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참여관찰을 통해 본 연구자가 직접 게임에 함께 참여하여 살펴본 결과, 참여자들의 비윤리적, 비도덕적 행동이나 불만을 거의 토로하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 속에서 본인이 챙길 수 있는 이득(게임 속 골드, 경험치 등)을 양보하거나 팀원들을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친밀감을 형성한 연구자가 함께 게임에 참여하였고, 현실에서 이루어진 관계 형성은 온라인 게임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이라는 비대면적 특성과 익명성이 본 연구자가 개입되면서부터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고 참여자가 연구자와의 상호작용이나 긍정적 관계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길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에게 긍정적으로 대하는 플레이어나 본인과 비슷한 생각으로 플레이하고 맞춰주는 플레이어에게는 게임 속에서 도움(킬 양보, 역할 양보 등)을 주고 해당 플레이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평가가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본인의 지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할 때에 더욱 게임의 재미나 역할 수행에 보람을 느꼈으며 이는 대학생들이 상대방에게 느끼는 친밀성이나 관계성이 온라인 게임 속에서 대학생들의 비도덕적 행동을 조절하는 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비도덕적 행동으로 3번 이상 제재를 받은 대학생들을 통해 온라인 게임 속에서 어떻게 비도덕적 행동이 이루어지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귀납적으로 확인하고 그 원인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 결과를 고려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많은 대학생들이 취미로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팀으로 하는 경기들이 많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진행한다. 현재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자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은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더욱더 활용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하지만 단순히 즐기는 게임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도덕적 행위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청소년의 사이버 폭력과 같은 비도덕적 행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문제점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성인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다양한 학문을 익혀서 그 학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을 얻게 될 대학생들의 온라인 속 비도덕적 행동에 관련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대학생들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되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온라인 게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통해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고 지도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온라인 게임은 20대 대학생들에게 있어 놀이나 재미뿐만 아니라 공동 취미로써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게임에 대한 자기효능감과 같은 정서적 만족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게임에 대한 억압과 게임중독의 방지 측면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 속성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균형 있는 온라인 게임 활용 방안과 플레이어의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비도덕적 행동을 통해 제재를 당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학생 신분이 아닌 20대나 다양한 연령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PC 게임 이용자의 62%가 남성인 점(한국콘텐츠진흥원, 2021)과 본 연구 참여자들 대부분이 남성인 점을 고려하여, 추후에는 성별에 따른 온라인 게임 속 비도덕적 행동의 특성이나 게임 속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비도덕적 행동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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