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호

가정과삶의질연구(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41 , No. 4

[ Article ]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39, No. 2, pp. 15-28
Abbreviation: JKHMAJFBL
ISSN: 2765-1932 (Print) 2765-24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1
Received 16 Mar 2021 Revised 20 Apr 2021 Accepted 08 Jun 2021
DOI: https://doi.org/10.7466/JFBL.2021.39.2.15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유형과 유형별 특성 및 심리적 복지감 비교: 잠재프로파일분석
조수진1 ; 손서희2, *

A Typology of Work-Family Spillover of Employed Women with Children and a Comparison of the Characteristics and Psychological Well-being: A Latent Profile Analysis
Sujin Cho1 ; Seohee Son2, *
1Department of Family Studies, Sookmyung Women’s University, M.A.
2Department of Family and Resource Management, Sookmyung Women’s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Seohee Son, Department of Family and Resource Management, Sookmyung Women’s University, Cheongpa-ro 47-gil 100, Yongsan-gu, Seoul, Rep. of Korea. Tel: +82-2-2077-7902, E-mail: sson@sookmyung.ac.kr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types of work-family spillover for employed women with children. We analyzed factors that affect the typology of work-family spillover and compared the differences in the psychological well-being of women based on the types. The data used in the study were from wave seven of the Korean Longitudinal Survey of Women and Families (KLoWF). The subsample included 1,950 employed women who lived with their husbands and had more than one child. Using latent profile analysis, three types of work-family spillover were classified including high conflict-high enrichment, middle conflict-high enrichment, and low conflict-high enrichment type. Logistic regression analysis showed that the women’s attitudes toward their family roles, children’s age, satisfaction with the division of housework, job satisfaction, and working hours were related to the type of work-family spillover. Regarding the psychological well-being of the women, women in the low conflict-high enrichment type were the happiest and had the lowest depression compared to the high conflict-high enrichment type. The present study suggests that changing working women’s attitudes about their family roles, increasing the husband’s support, and support for childcare are important factors in order to reduce working women’s work-family conflict.


Keywords: employed women with children, work-family spillover, typology, latent profile analysis
키워드: 유자녀 취업여성, 일-가족 전이, 유형화, 잠재프로파일분석

I. 서 론

가부장제가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가정에서 가사노동 및 돌봄노동을, 남성은 생계부양자로서 경제활동을 주로 담당해왔다. 그러나 사회환경 변화와 함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짐에 따라 가정 내 가사노동 분담 및 돌봄노동 공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가사와 돌봄 공백의 책임은 여전히 여성을 향하고 있는 실정으로 유자녀 취업여성은 직장에서의 역할과 더불어 가족에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는 역할기대를 요구받고 있다(이동선, 2020; 함인희, 2018). 실제로 2020년 서울시 성인지통계(박예슬, 조윤주, 2020)에 따르면,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및 돌봄노동 시간은 3시간 6분으로 56분인 남성보다 약 2~3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재선 외(2020)의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가사를 취업여성이 담당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20~30%가 직장생활로 인해 가정생활에, 가정생활로 인해 직장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일-가족 갈등 연구(원숙연, 박지원, 2009)에서도 여성의 일-가족 갈등 수준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여전히 많은 기혼 취업여성들이 일과 가족생활을 양립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일-가족 양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성 취업에 대한 견해와 경험은 긍정적이다. 여성 취업과 관련하여 88.8%의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보였고, 이러한 인식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긍정적이었다(박예슬, 조윤주, 2020). 같은 조사에서 보고된 여성들의 일과 가족생활 우선도를 살펴보면, 일이나 가정생활 중 어느 하나를 우선에 두기보다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이 43.9%로 가장 높았고, 기혼 여성의 경우에는 과반 이상인 56.4%가 가정과 일 모두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여성가족패널조사에 참여한 92.2%의 여성들이 일을 통해 삶에 보람과 활력을 얻고 있었으며, 일을 함으로써 가정생활의 만족도가 올라간다고 응답한 비율은 85.7%로 높은 수준이었다(주재선 외, 2020). 이러한 결과는 일과 가족생활 모두 여성의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고, 여성이 직장에서의 역할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함께 병행하였을 때 상호보완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하는 것이 자녀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57.9%만이 그렇다고 응답하였으며, 자녀양육 및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 때가 많다고 응답은 3명 중 1명 정도로 여전히 일-가족 갈등 수준을 높게 경험하는 여성이 많았다.

직장영역과 가족영역 사이에는 물리적, 시간적 경계가 존재하므로 두 영역은 개별적이나(Grzywacz & Marks, 2000), 한 영역에서 발생한 감정, 행동, 태도 등이 다른 영역으로 전이되어 상호 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경험을 살펴봄에 있어서 일-가족 관계에 방향성을 부여하여, 직장 내 역할로 인한 가족영역에서의 경험과 가족 내 역할로 인한 직장영역에서의 경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엄혜경, 성상현, 2017). 또한, 두 영역에서의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 부정적일 수 있지만,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전이(negative spillover)와 긍정적 전이(positive spillover)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Grzywacz & Marks, 2000).

한편 일-가족 양립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에 따라 육아휴직 급여와 기간 확대, 유급 부성휴가 도입, 근로시간 단축제도 도입, 보육료 지원 확대 등의 일-가족 양립정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가족 갈등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실정이다(류연규, 2017). 이는 정책적 지원 이외에 사회구성원의 인식 및 태도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으로 이어지는데,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사회 내에서 유자녀 취업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이거나 가족 내 역할분담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정책의 효과성 및 효용은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자녀 취업여성이 경험하는 일-가족 전이 양상은 어떠한지, 또한 일-가족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유자녀 취업여성을 대상으로 잠재프로파일분석을 실시하여 그들이 경험하는 일-가족 전이 양상을 유형화하고자 한다. 일-가족 전이 양상은 개인이 가진 이질적 특성으로 인해 상이하게 나타나므로 통합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잠재변수를 포함하는 혼합모형(Mixture Model)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혼합모형은 모집단 내에서 관찰되지 않은 이질성(heterogeneity)을 밝혀내고 관찰 변수에 따라 동질성(homogeneity)을 가진 집단을 찾아내는 방법이기 때문에(Nylund-Gibson & Choi, 2018)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양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적합하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인간 중심의 접근법(person-centered approach)을 통해 일-가족 전이를 유형화하고자 한다. 인간 중심의 접근법은 유사한 관측지표 값을 갖는 응답자들을 각각의 잠재유형으로 분류하여(정보영, 2014), 일-가족 전이 양상의 하위유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선행연구에서는 개인의 일-가족 전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유형화를 시도하였으나, 일-가족 전이의 작용 방향(일에서 가족, 가족에서 일)과 함께 효과 유형(긍정적, 부정적)을 유형 분류 기준으로 삼은 연구는 충분치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가족 전이의 작용 방향과 효과 유형을 총체적으로 고려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활용하여 잠재유형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가족, 직장 변수를 살펴보고, 각 유형별 특성을 파악할 것이다. 일-가족 전이와 관련된 개인차원, 가족차원, 직장차원에서의 요구(demands)와 활용 가능한 자원이 무엇인지에 따라 일-가족 전이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이승미, 구혜령, 2013; 하여진, 2017) 관련 요인을 구분하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일-가족 전이 잠재유형에 따른 심리적 복지감(행복감, 우울감)에 차이가 있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심리적 복지감(psychological well-being)이란 전반적인 삶에 대한 주관적 평가로서, 긍정적인 정서와 부정적인 정서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조혜숙, 최수일, 2011). 선행연구에 따르면 일-가족 갈등 수준이 높으면 개인이 지각하는 행복감이 낮아지고 우울감이 높아진다(이주일, 유경, 2010; 허수연, 2017). 그러나 일-가족 향상이라는 긍정적 전이와 심리적 복지감의 관계를 살핀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일-가족 전이와 관련된 긍정적인 정서로 행복감을, 부정적인 정서로 우울감을 선정하여 일-가족 전이와 심리적 복지감 간의 관계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의 양상을 통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기혼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경험을 이해하고, 일-가족 균형 지원을 위한 방안 마련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연구문제 1.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유형은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에 따라 몇 개로 분류되는가?
  • 연구문제 2.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유형 간의 차이를 설명하는 개인요인(연령, 교육수준, 본인소득,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 가족요인(미취학자녀 유무, 학령기자녀 유무, 미혼성인자녀 유무,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 남편 취업 지지도), 직장요인(근로형태, 직무만족도, 근로시간, 출퇴근시간)은 각각 무엇인가?
  • 연구문제 3.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유형에 따라 심리적 복지감(행복감, 우울감)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일-가족 전이 및 일-가족 전이 관련 요인

일-가족 전이(work-family spillover)는 직장영역과 가족영역을 병행할 때 한 영역에서 발생한 감정, 행동, 태도 등이 다른 영역으로 전이되어 상호 간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Greenhaus & Beutell, 1985). 일-가족 전이는 작용 방향과 효과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작용 방향은 ‘일에서 가족으로(일-가족)’의 방향과 ‘가족에서 일로(가족-일)’의 방향으로 구분되고, 효과 유형으로는 ‘부정적 전이(갈등)’와 ‘긍정적 전이(향상)’를 포함한다. 효과 유형 중에서 부정적 전이는 한 영역에서 발생한 스트레스, 시간적 제한, 역기능적 행동 등이 다른 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로 갈등(conflict)의 양상으로 나타난다(Greenhaus & Powell, 2006). 이와 반대로 긍정적 전이는 한 영역에서의 역할수행으로 인해 다른 영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향상(enrichment)이나 촉진(facilitation) 등의 개념으로 언급되곤 하는데, 다중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개인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Kinnunen, Feldt, Geurts, & Pulkkinen, 2006). Grzywacz와 Marks(2000)는 직장영역과 가족영역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는 것, 그리고 갈등과 향상은 일직선상에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즉, 높은 갈등은 낮은 향상을 의미하지 않으며 낮은 갈등 또한 높은 향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일-가족 전이의 작용 방향과 효과 유형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를 살펴봄에 있어 일-가족 전이의 작용 방향과 효과 유형을 모두 고려하여 일→가족 부정적 전이(negative spillover work to family), 일→가족 긍정적 전이(positive spillover work to family), 가족→일 부정적 전이(negative spillover family to work), 가족→일 긍정적 전이(positive spillover family to work)의 네 가지 전이 유형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가족 전이는 개인, 가족, 직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요구 정도와 활용 가능한 자원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김신희, 양은주, 2012; 이승미, 구혜령 2013; 하여진, 2017). 일-가족 전이와 관련된 개인요인으로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소득 등의 인구사회학적 변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이 낮을수록 일-가족 갈등을 높게 경험하고 있었으며, 교육수준과 소득은 결과가 비교적 비일관적이었다(최화영, 정철영, 2014). 이는 교육수준, 소득 변수가 직업선택 및 업무강도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역할 태도나 성역할 가치관, 전통적 가족가치관 등 개인의 가치관도 개인요인에 속한다(이진숙, 최원석, 2011). 선행연구는 개인의 성역할 태도가 전통적일수록 일-가족 갈등이 높아지고(박기남, 2009), 성역할 태도가 비전통적일수록 일-가족 갈등은 낮아지며, 일-가족 향상이 높아지는 것(김주현, 문영주, 2010)으로 보고하고 있다.

가족요인으로는 주로 자녀 관련 변수와 남편 관련 변수가 포함된다. 자녀연령이 어릴수록 일-가족 갈등을 높게 경험하는 것은 자녀연령이 돌봄 부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양승주, 2005). 그러나 돌봄을 덜 필요로 하는 학령기자녀나 미혼성인자녀를 둔 여성의 경우, 가정생활에 대한 부담 없이 직장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 일-가족 갈등을 낮게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이주일, 유경, 2010). 또한 미혼성인자녀가 있는 경우, 미혼성인자녀가 가사노동을 분담하거나 정서적 지지를 제공함으로써 취업여성이 경험하는 일-가족 갈등이 감소하거나 일-가족 향상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취업여성의 일-가족 갈등과 일-가족 향상을 살펴보는데 있어 미취학자녀 뿐 아니라 학령기자녀 및 미혼성인자녀 등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의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배우자의 지지는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양상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되고 있다. Elliott(2003)은 특히 여성에게 있어 배우자의 지지가 더 효과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선행연구에서도 남편의 지지가 높을수록 여성의 일-가족 갈등, 가족-일 갈등은 낮아지고(김은하, 2017), 남편의 지지가 높을수록 일-가족 향상, 가족-일 향상은 높게 나타났다(김준기, 양지숙, 2012). 남편의 가사분담 만족도 또한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는데, 취업여성이 경험하는 일-가족 갈등은 이중역할로 인한 시간부족뿐만 아니라 배우자와의 가사분담 등 가정 내 역할 불평등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Aryee, 1992). 선행연구에서는 가사분담 만족도가 낮을수록 일-가족 갈등과 가족-일 갈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권순원, 이영지, 김봄이, 2013). 반면 남편의 가사참여정도가 높거나 가사노동시간이 길수록 아내의 일-가족 향상 및 가족-일 향상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었다(손영미, 박정열, 2015).

일-가족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직장요인으로 근로형태, 직무만족도, 근로시간, 출퇴근시간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임금근로자와 비교해 비임금근로자인 경우에 일-가족 갈등이 높았다(김은하, 2017). 직무만족도의 경우, 직무만족도가 낮을수록 일-가족 갈등이 증가하고, 직무만족도가 높을수록 일-가족 향상과 가족-일 향상이 증가한다고 한다(류임량, 2009). 이와 유사하게 심준섭과 김은경(2016)의 연구에서도 직무만족도가 높을수록 일-가족 양립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무시간이 길수록 일-가족 갈등, 가족-일 갈등은 증가하고, 일-가족 향상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장윤옥, 정서린, 2016). 마지막으로 출퇴근시간은 직장의 지리적 근접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변수로서 출퇴근시간이 길수록 일-가족 갈등과 가족-일 갈등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재림, 손서희, 2013).

이처럼 다수의 선행연구는 일-가족 전이와 관련하여 개인, 가족, 직장 영역에서의 다양한 변수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일-가족 전이의 작용 방향과 효과 유형을 모두 고려한 연구는 많지 않다(하여진, 2017). 직장영역과 가족영역, 갈등과 향상은 상호작용하긴 하나 독립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한 영역에서는 높은 갈등을, 다른 영역에서는 높은 향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갈등과 향상을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가족 전이 4개 유형을 각각 살펴보는 방법으로는 영역 간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형화 연구를 통해 일-가족 전이의 방향성과 효과 유형이 반영된 잠재유형을 도출하고, 하위유형별 세부적인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2. 일-가족 전이와 심리적 복지감

일과 가족은 유자녀 취업여성에게 있어서 중요한 활동 공간으로 일과 가족에서의 경험은 여성의 심리적 복지감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다양한 선행연구들은 일-가족 갈등과 개인의 심리적 복지감 간의 부적 관련성을 보고해왔는데, 일-가족 갈등, 가족-일 갈등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 및 주관적 안녕감, 행복감이 감소하고(김현욱, 유태용, 2009) 우울감이 높아졌다(허수연, 2017; Grzywacz & Marks, 2000). 이진숙과 최원석(2011)의 연구에서는 다른 연령보다도 특히 25세-44세 취업여성에게서 일-가족 영역의 이중역할로 인한 우울감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최보라, 박수진과 최수찬(2010)은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근로자 430명을 대상으로,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과 우울감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일-가족 갈등과 가족-일 갈등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아졌고, 반대로 일-가족 향상과 가족-일 향상이 높을수록 우울감은 낮아졌다. 이는 전이의 작용 방향과는 관계없이 부정적 전이가 우울감을 높이고 긍정적 전이가 우울감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하여진(2017)은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 변수를 바탕으로 4개의 일-가족 전이 유형을 도출하였는데, 각 잠재집단과 우울감 간의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았다. 우울감은 갈등과 향상 수준이 모두 낮은 ‘저수준 전이집단’에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갈등과 향상 모두 평균 수준인 ‘중간수준 전이집단’의 우울감이 높게 나타났다. 갈등과 향상이 모두 높은 ‘고수준 전이집단’과 갈등은 높지만 향상이 낮은 ‘고부정, 저긍정 전이집단’의 우울감 정도는 가장 낮았다. 이는 갈등이 높으면 우울감이 증가한다는 다수의 선행연구(허수연, 2017; Grzywacz & Marks, 2000)와 상이한 결과이다. 기존에는 주로 일-가족 갈등과 일-가족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각각 분석하였으나 하여진(2017)의 연구는 갈등과 향상을 독립적인 개념으로 보았을 때와 상호작용한다는 전제 하에 유형으로 묶어 보았을 때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갈등과 향상은 양극단에 있는 것이 아닌 양립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일-가족 전이 양상은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가족 전이가 개인 특성뿐만 아니라 직장 및 가족 관련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어떠한 특성을 가진 개인들이 유사한 일-가족 전이 양상을 보이며, 각 유형의 심리적 복지감 수준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가족 전이 유형에 따른 유자녀 취업여성의 심리적 복지감을 살펴본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가족 전이 유형에 따른 유자녀 취업여성의 심리적 복지감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분석대상

본 연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2018년에 실시한 여성가족패널(Korean Longitudinal Survey of Women and Families: KLoWF) 7차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대상은 여성가족패널(KLoWF) 7차년도 응답자 중에서 혼인상태가 기혼이고 현재 남편과 거주하고 있으며, 자녀를 1명 이상 둔 20~50대 취업여성 1,950명이다.

분석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은 46.01세로, 40대가 1,016명(52.1%)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0대 601명(30.8%), 30대 이하 333명(17.1%) 순이었다. 교육수준은 대학교 졸업이 925명(47.4%)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고등학교 졸업 867명(44.5%), 고등학교 졸업 미만 86명(4.4%), 대학원 이상 72명(3.7%)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본인소득은 196.02 만원이었으며,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은 4점 만점에 평균 3.21점이었다.

가족 관련 특성으로는 미취학자녀가 있는 경우가 286명(14.7%), 학령기자녀가 있는 경우가 1,175명(60.3%), 미혼성인자녀가 있는 경우는 972명(49.8%)으로 나타났다.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17점이었고, 남편 취업 지지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9점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이들의 직장 관련 특성을 살펴본 결과, 근로형태가 임금근로자인 경우는 1,401명(71.8%), 비임금근로자인 경우는 549명(28.2%)이었다. 직무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38점이었고 근로시간은 주당 평균 39.28 시간이었으며, 출퇴근시간은 왕복 평균 36.97분이었다.

2. 변수측정
1) 일-가족 전이 유형화 지표

본 연구에서는 유자녀 취업여성이 경험하는 일에서 가족으로의 부정적 전이 및 긍정적 전이, 가족에서 일로의 부정적 전이 및 긍정적 전이를 통합적으로 살피기 위해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 4개의 하위영역으로 지표를 구성하였다. 지표는 각각 4점 척도로서, 점수가 낮을수록 갈등이나 향상 수준이 낮고 점수가 높을수록 갈등이나 향상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지표는 최소 2개에서 최대 4개의 설문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구에서는 문항의 평균을 산출하여 활용하였다. 일-가족 갈등은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가정생활에 지장을 준다.’, ‘일하는 시간이 불규칙해서 가정생활에 지장을 준다.’의 두 문항을 사용하였다. 일-가족 향상은 ‘일을 하는 것은 내게 삶의 보람과 활력을 준다.’, ‘일을 함으로써 식구들한테 더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을 함으로써 가정생활도 더욱 만족스러워진다.’, ‘일을 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의 네 문항을 사용하였으며, 4개 문항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71이었다. 가족-일 갈등은 ‘자녀 양육부담으로 인해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 때가 많다.’, ‘집안일이 많아서 직장 일을 할 때도 힘들 때가 많다.’의 두 문항을 사용하였고 가족-일 향상은 ‘가족부양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식구들이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어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의 두 문항을 사용하였다.

2) 일-가족 전이 유형 설명요인

일-가족 전이 유형 설명요인으로 개인요인, 가족요인, 직장요인을 살펴보았다. 우선 개인요인으로 연령, 교육수준, 본인소득,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 변수를 사용하였다. 연령은 연속변수로 측정하였으며, 교육수준은 무학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서열변수로 구성되어 있다. 본인소득은 직장을 통해 얻게 되는 한 달 평균 급여로 측정하였다.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은 가정 안에서의 역할을 얼마나 평등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변수로서, 3개 문항의 평균을 산출하였다. 문항의 내용은 ‘맞벌이 부부는 집안일도 공평히 분담해야 한다.’, ‘아버지도 어머니와 똑같이 자녀를 돌봄 책임이 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가족부양의 책임이 있다.’이며 4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낮을수록 가족 내 역할분담을 전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고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 내 역할분담을 평등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며, 3개 문항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79였다.

가족요인으로는 미취학자녀 유무, 학령기자녀 유무, 미혼성인자녀 유무와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 남편 취업 지지도를 포함하였다. 자녀 관련 변수는 자녀의 연령에 따라 3개의 이분변수로 구성하였는데, 미취학자녀는 만 6세 이하, 학령기자녀는 만 7~18세 이하, 미혼성인자녀는 19세 이상을 의미한다. 각각의 범주에 해당하는 자녀가 1명 이상일 때에는 1, 해당하는 자녀가 없을 경우에는 0으로 더미 코딩하였다.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와 남편 취업 지지도는 각각 단일문항으로 측정되었다.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는 ‘남편이 설거지, 청소 등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정도에 대해 만족하시는 편입니까?’ 문항을, 남편 취업 지지도는 ‘일하시는 것에 대해 남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항을 사용하였으며, 두 문항 모두 5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는 점수가 높을수록 아내가 느끼는 남편의 가사분담 만족도가 높은 것이며, 남편 취업 지지도 또한 점수가 높을수록 아내가 느끼는 남편의 취업 지지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직장요인으로는 근로형태, 직무만족도, 근로시간, 출퇴근시간이 사용되었다. 근로형태 변수는 임금근로자일 경우에 1, 비임금근로자일 경우에 0으로 더미 코딩하였다. 직무만족도는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관한 만족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5점 척도, 10개 문항으로 측정되었다. 각각의 문항은 소득, 고용의 안정성, 일의 내용, 근로환경, 근로시간, 개인의 발전가능성, 직장 내 의사소통 및 인간관계, 복리후생, 성과에 대한 인정, 전반적인 일의 만족도를 측정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문항의 평균을 사용하였다. 응답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고 10개 문항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91이었다. 근로시간과 출퇴근시간 변수는 연속변수로 측정되었으며, 근로시간은 주중 총 근로시간을 의미하고 출퇴근시간은 하루 왕복 출퇴근시간을 의미한다.

3) 심리적 복지감

심리적 복지감은 행복감과 우울감을 사용하였다. 행복감은 ‘귀하께서는 현재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단일문항, 10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응답 점수가 높을수록 응답자가 느끼는 행복감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우울감은 지난 1주 동안의 느낌이나 행동을 파악할 수 있는 10개 문항의 평균을 활용하였다. 문항은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들이 귀찮게 느껴졌다.’, ‘무슨 일을 하던 정신을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상당히 우울했다.’ 등을 포함하며, 4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응답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감 수준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며, 10개 문항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83이었다.

3. 분석방법

본 연구는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를 유형화하고, 설명요인이 각 유형에 미치는 영향력과 각 유형에 따른 심리적 복지감을 살펴보기 위해 Mplus 8.4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잠재프로파일분석(Latent Profile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우선 잠재계층 수를 결정하기 위해 정보지수, 분류의 질, 모형비교검증, 집단 내 분류비율이라는 4가지 기준을 활용하였으며, 해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잠재계층 수를 결정하였다. 정보지수로는 AIC, BIC, Adjusted BIC 3가지를 활용하였는데, 이 지수들의 값이 작아질수록 모형 적합도가 좋은 것으로 해석된다. 분류의 질은 Entropy 값으로 판단하며, Entropy는 0에서 1사이의 값을 갖는다. 이는 하나의 잠재계층에 속할 확률이 1에 가깝고 다른 잠재계층에 속할 확률이 0에 가까울수록 증가하는 값으로, Entropy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좋은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8 이상이면 좋은 모형이라고 판단한다(Clark, 2010). 모형비교검증은 LRT(Lo-Mendell-Rubin adjusted Likelihood Ratio Test)와 BLRT(Bootstrap Likelihood Ratio Test)를 기준으로 사용하였다. 두 기준 모두 잠재계층이 k개인 경우와 k-1개인 경우를 비교하여 더 적합한 모형이 무엇인지를 검증하는 방법이다. 검증 결과는 잠재계층이 k-1개일 때보다 k개일 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적합도를 갖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므로, p값이 유의하면 잠재계층 k개를 선택하게 된다. 반대로 p값이 유의하지 않다면 k-1개 모형을 선택해야 한다(Lo, Mendell, & Rubin, 2001). 잠재계층 비율은 전체 표본을 기준으로 5% 미만이거나 집단에 속한 인원이 25명 이하일 때, 우연히 발생한 잠재계층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Berlin, Williams, & Parra, 2014). 본 연구는 앞에서 살펴본 통계적 기준 4개와 선행연구를 통한 해석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를 유형화하였다. 그리고 유형의 특성을 고려하여 각 유형의 명칭을 명명하였다.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잠재계층 수를 결정한 이후에는 설명요인(개인요인, 가족요인, 직장요인)이 각 유형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았고, 마지막으로 유형에 따른 심리적 복지감에 차이가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하였다. 이를 위해서 3단계 접근법(3-step approach)을 사용하였는데, 이 방법은 유형화 과정에서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영향력을 통제함으로써 분류오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홍세희, 2020). 1단계에서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가 없는 기본 잠재모형을 추정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얻어진 잠재계층의 사후분포를 사용하여 각 개인이 어떠한 잠재계층에 속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추정한다. 3단계에서는 분류오류를 고려한 상태로, 2단계에서 생성된 계층 분류에 독립변수가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하거나 계층에 따른 종속변수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r3step 명령문을 활용하여 독립변수, 즉 설명요인의 효과를 추정하였으며, BCH 방법을 통해 유형에 따른 심리적 복지감의 차이를 검증하였다.

표 1.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주요 변수 특성 (N = 1,950)
구분 변수 범주 / 범위 n / M % / SD
사회인구학적 특성 연령
(M=46.01, SD=6.59)
30대 이하 333 17.1
40대 1,016 52.1
50대 601 30.8
교육수준 고졸 미만 86 4.4
고졸 867 44.5
대졸 925 47.4
대학원 이상 72 3.7
본인소득(로그)
(M=196.02 만원, SD=117.06)
2.3-7.31 5.13 .56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 1-4 3.21 .57
가족 관련 특성 미취학자녀 유무 있음 286 14.7
없음 1,664 85.3
학령기자녀 유무 있음 1,175 60.3
없음 775 39.7
미혼성인자녀 유무 있음 972 49.8
없음 978 50.2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 1-5 3.17 .92
남편 취업 지지도 1-5 3.79 .84
직장 관련 특성 근로형태 임금근로자 1,401 71.8
비임금근로자 549 28.2
직무만족도 1-5 3.38 .52
근로시간(시간) 1-112 39.28 12.40
출퇴근시간(분) 0-240 36.97 27.40


Ⅳ. 연구결과
1. 일-가족 전이 유형화 및 유형별 특성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를 유형화하기 위하여 잠재프로파일분석을 실시하였다. 잠재계층 수에 따른 모형적합도 지수는 <표 2>와 같다. 본 연구에서 잠재계층 분류를 위해 사용된 모형적합도 지수는 AIC, BIC, Adjusted BIC, Entropy, LRT, BLRT이며, 집단 내 분류비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잠재계층 수를 선택하였다. AIC, BIC, Adjusted BIC 값은 작을수록 모형적합도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며, 잠재계층 수가 늘어날수록 이 값은 작아졌다. 분류의 질을 나타내는 Entropy 값은 .8 이상일 때 좋은 모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잠재계층 수가 3개일 때와 4개일 때에 Entropy 값이 .8이상이었다. LRT, BLRT 값은 잠재계층이 k개인 경우와 k-1개인 경우를 비교하여 어떤 모형이 더 적합한지를 보여주는 모형비교검증 값이다. LRT, BLRT 값은 잠재계층 수에 상관없이 모두 유의하였다.

표 2. 
잠재계층 수에 따른 모형적합도 지수
잠재계층 수 AIC BIC aBIC Entropy LRT1) BLRT2)
2 12799.225 12871.708 12830.406 0.640 <.001 <.001
3 12047.342 12147.703 12090.516 0.896 <.001 <.001
4 11597.285 11725.523 11652.452 0.922 <.001 <.001
1) LRT: p-values of Lo-Mendell-Rubin likelihood ratio test.
2) BLRT: p-values of Bootstrap likelihood ratio test.

그러나 <표 3>에 제시된 잠재계층 수에 따른 계층별 비율을 살펴보면, 잠재계층이 4개인 모형에서 1.7%인 크기가 작은 유형이 나타났다. Berlin 외(2014)는 집단의 비율이 5% 미만이거나 집단에 속하는 개인이 25명 미만인 경우, 집단이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상의 통계적 기준과 해석 가능성을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잠재계층 수가 3개인 모형을 최종모형으로 선정하였다. 최종모형에서 도출된 각 유형의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의 평균 추정치는 <표 4>와 같다.

표 3. 
잠재계층 수에 따른 계층별 비율
잠재계층 수 계층별 비율(%)
1 2 3 4
2 58.7 41.3
3 31.3 52.2 16.5
4 16.5 47.7 34.1 1.7

표 4. 
유형별 하위요인의 평균 추정치
유형 1
(31.3%)
유형 2
(52.2%)
유형 3
(16.5%)
일-가족 갈등 2.97c 2.06b 1.08a
일-가족 향상 3.03b 2.97a 3.16c
가족-일 갈등 2.86c 2.25b 1.54a
가족-일 향상 2.97b 2.82a 3.02b
주) 유형별 하위요인 점수에 표기된 아래첨자 알파벳은 Mplus 프로그램에서 잠재프로파일별로 모수에 제약을 가하고, model test를 통해 유형에 따른 각 변수별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한 결과임

유형1은 전체 응답자 중 31.3%가 속하는 유형으로 일-가족 갈등(M=2.97)과 가족-일 갈등(M=2.86) 수준이 세 유형 중에서 가장 높았다(<그림 1> 참조). 일-가족 향상(M=3.03)과 가족-일 향상(M=2.97)도 갈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 유형은 4개 영역이 모두 3점 근처에 분포되어 있었다. 즉 갈등과 향상이 전반적으로 조금씩 높은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유형별 하위요인 점수

유형2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2%가 차지하는 유형으로서 일-가족 갈등(M=2.06)과 가족-일 갈등(M=2.25)이 유형1보다는 유의미하게 낮고, 유형3보다는 유의미하게 높았다. 일-가족 향상(M=2.97)과 가족-일 향상(M=2.82) 수준은 세 유형 중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다른 두 유형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점수였다.

유형3은 응답자의 16.5%가 차지하는 유형으로, 이들은 가장 낮은 수준의 일-가족 갈등(M=1.08)과 가족-일 갈등(M=1.54)을 경험하고 있었다. 일-가족 갈등이 4점 척도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들의 일-가족 갈등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고 가족-일 갈등 역시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두 유형에 비해서도 갈등은 유의미하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가족 향상(M=3.16)과 가족-일 향상(M=3.02) 수준은 세 유형 중 가장 높았다.

본 연구에서는 하위요인의 평균 추정치와 유형의 특성을 고려하여 각 유형의 명칭을 다음과 같이 명명하였다. 각각의 유형을 비교했을 때, 갈등 수준의 차이는 두드러지게 나타났지만 향상 수준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유형1은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 모든 영역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갈등 감소 필요형(고갈등-고향상)’이라고 명명하였다. 유형2는 일-가족 갈등과 가족-일 갈등 수준이 유형1과 유형3의 중간이었고 일-가족 향상과 가족-일 향상은 다른 두 유형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유형2를 ‘중간갈등형(중간갈등-고향상)’으로 명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유형3은 일-가족 갈등, 가족-일 갈등은 세 유형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일-가족 향상과 가족-일 향상은 가장 높았다. 이를 고려하여 유형3을 ‘이상적 전이형(저갈등-고향상)’으로 명명하였다.

2. 일-가족 전이 유형 설명 요인

유자녀 취업여성의 개인요인, 가족요인, 직장요인이 일-가족 전이 유형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독립변수를 보조변수(auxiliary variable)로 처리하여 3단계 접근법을 실시하였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아래 <표 5>와 같다.

표 5. 
설명요인에 대한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유형1 갈등 감소 필요형
(고갈등-고향상)
유형2 중간갈등형
(중간갈등-고향상)
유형3 이상적 전이형
(저갈등-고향상)
기준: 유형2 기준: 유형3 기준: 유형1 기준: 유형3 기준: 유형1 기준: 유형2
B(SE) B(SE) B(SE) B(SE) B(SE) B(SE)
개인요인
 연령 .004 (.015) .007 (.022) -.004 (.015) .004 (.020) -.007 (.022) -.004 (.020)
 교육수준 .054 (.067) .044 (.092) -.054 (.067) -.010 (.084) -.044 (.092) .010 (.084)
 본인소득 .214 (.147) .314 (.194) -.214 (.147) .100 (.170) -.314 (.194) -.101 (.170)
 가족 내 역할 분담 인식 -.178 (.120) -1.753 (.187)*** .178 (.120) -1.575 (.173)*** 1.753 (.187)*** 1.575 (.173)***
가족요인
 미취학자녀 유무
 (1=있음)
.127 (.231) 1.280 (.401)*** -.127 (.231) 1.153 (.375)** -1.280 (.401)*** -1.153 (.375)**
 학령기자녀 유무
 (1=있음)
.111 (.157) .503 (.224)* -.111 (.157) .392 (.207) -.503 (.224)* -.392 (.207)
 미혼성인자녀 유무
 (1=있음)
-.196 (.186) -.507 (.250)* .196 (.186) -.311 (.232) .507 (.250)* .311 (.232)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 -.106 (.070) .092 (.093) .106 (.070) .198 (.081)* -.092 (.093) -.198 (.081)*
 남편 취업 지지도 -.582 (.082)*** -.817 (.121)*** .582 (.082)*** -.235 (.111)* .817 (.121)*** .235 (.111)*
직장요인
 근로형태
 (1=임금근로자)
.028 (.145) -.085 (.192) -.028 (.145) -.113 (.169) .085 (.192) .113 (.169)
 직무만족도 -.067 (.132) -.621 (.178)*** .067 (.132) -.555 (.160)*** .621 (.178)*** .555 (.160)***
 근로시간 .020 (.006)*** .062 (.008)*** -.020 (.006)*** .042 (.007)*** -.062 (.008)*** -.042 (.007)***
 출퇴근시간 .001 (.002) .001 (.003) -.001 (.002) .001 (.003) -.001 (.003) -.001 (.003)
*p < .05. **p < .01. ***p < .001.

우선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 고갈등-고향상)과 중간갈등형(유형2, 중간갈등-고향상)을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는 남편 취업 지지도(B=-.582, p<.001)와 근로시간(B=.020, p<.001)이었다. 다시 말해, 남편 취업 지지도가 낮을수록 근로시간이 길수록 중간갈등형(유형2)보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과 이상적 전이형(유형3, 저갈등-고향상 유형)의 비교에서는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B=-1.753, p<.01), 미취학자녀 유무(B=1.280, p<.01), 학령기자녀 유무(B=.503, p<.05), 미혼성인자녀 유무(B=-.507, p<.05), 남편 취업 지지도(B=-.817, p<.01), 직무만족도(B=-.621, p<.01), 근로시간(B=.062, p<.001)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이 전통적일수록, 미취학자녀가 있는 경우, 학령기자녀가 있는 경우, 미혼성인자녀가 없는 경우, 남편 취업 지지도가 낮을수록, 직무만족도가 낮을수록, 근로시간이 길수록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간갈등형(유형2)과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을 비교했을 때 영향력을 갖는 변수는 남편 취업 지지도(B=.582, p<.001)와 근로시간(B=-.020, p<.001)이었다. 이는 남편 취업 지지도가 높을수록, 근로시간이 짧을수록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보다 중간갈등형(유형2)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간갈등형(유형2)과 이상적 전이형(유형3)을 비교한 결과,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B=-1.575, p<.001), 미취학자녀 유무(B=1.153, p<.01),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B=.198, p<.05), 남편 취업 지지도(B=-.235, p<.05), 직무만족도(B=-.555, p<.001), 근로시간(B=.042, p<.001)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이 전통적일수록, 미취학자녀가 있는 경우,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가 높을수록, 남편 취업 지지도가 낮을수록, 직무만족도가 낮을수록, 근로시간이 길수록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중간갈등형(유형2)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음으로는 이상적 전이형(유형3)과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을 비교하였는데,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B=1.753, p<.001), 미취학자녀 유무(B=-1.280, p<.001), 학령기자녀 유무(B=-.503, p<.05), 미혼성인자녀 유무(B=.507, p<.05), 남편 취업 지지도(B=.817, p<.001), 직무만족도(B=.621, p<.001), 근로시간(B=-.062, p<.001)이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다. 이는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이 평등할수록, 미취학자녀가 없는 경우, 학령기자녀가 없는 경우, 미혼성인 자녀가 있는 경우, 남편 취업 지지도가 높을수록, 직무만족도가 높을수록, 근로시간이 적을수록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보다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이상적 전이형(유형3)과 중간갈등형(유형2)을 비교한 결과,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B=1.575, p<.001), 미취학자녀 유무(B=-1.153, p<.01),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B=-.198, p<.05), 남편 취업 지지도(B=.235, p<.05), 직무만족도(B=.555, p<.001), 근로시간(B=-.042, p<.001)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이 평등할수록, 미취학자녀가 없는 경우,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가 낮을수록, 남편 취업 지지도가 높을수록, 직무만족도가 높을수록, 근로시간이 짧을수록 중간갈등형(유형2)보다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3. 일-가족 전이 유형에 따른 심리적 복지감

일-가족 전이 유형에 따른 유자녀 취업여성의 행복감과 우울감은 <표 6>과 같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 고갈등-고향상)에서의 행복감은 평균 6.41점, 우울감은 평균 1.47점이었으며, 중간갈등형(유형2, 중간갈등-고향상)에서의 행복감은 평균 6.54점, 우울감은 평균 1.31점이었다. 이상적 전이형(유형3, 저갈등-고향상)에서의 행복감은 평균 7.17점, 우울감은 평균 1.26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6. 
유형별 행복감, 우울감
유형1 갈등 감소 필요형
(고갈등-고향상)
(31.3%)
유형2 중간갈등형
(중간갈등-고향상)
(52.2%)
유형3 이상적 전이형
(저갈등-고향상)
(16.5%)
M(SE) M(SE) M(SE)
행복감 (범위: 1-10) 6.41(.06)a 6.54(.05)a 7.17(.07)b
우울감 (범위: 1-4) 1.47(.02)b 1.31(.01)a 1.26(.02)a
주) 유형별 점수에 표기된 아래첨자 알파벳은 유형에 따른 각 변수별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한 결과임.

이어서 각 유형별 행복감과 우울감 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행복감에서는 갈등 감소 필요형(M=6.41)과 중간갈등형(M=6.54)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이상적 전이형(M=7.26)은 가장 높은 행복감 수준을 보이며 다른 유형들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우울감은 이상적 전이형(M=1.26)이 가장 점수가 낮았고 그 다음으로 중간갈등형(M=1.31)의 점수가 낮았으나, 두 유형 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갈등 감소 필요형은 우울감이 평균 1.47점으로, 유형 중에서 우울감 수준이 가장 높았으며,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였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유자녀 기혼 취업여성의 일-가족 전이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잠재프로파일분석을 실시하였다. 유형이 도출된 후에는 유형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무엇이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고 이어서 각 유형별로 심리적 복지감(행복감, 우울감)의 차이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향상, 가족-일 향상 수준은 대체로 높은 편이었고 일-가족 갈등은 ‘고갈등’, ‘중간갈등’, ‘저갈등’으로 구분되어 잠재유형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여성가족패널 7차년도 자료를 분석한 주재선 외(2020)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취업여성은 일-가족 향상을 높은 수준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일-가족 갈등을 경험하는 여성은 20~3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패널조사에 참여한 취업여성의 특성과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상당수의 취업여성은 여전히 일-가족 갈등을 경험하고 있으나, 일-가족 향상을 경험하는 수준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잠재프로파일분석을 통해 일-가족 갈등, 일-가족 향상, 가족-일 갈등, 가족-일 향상을 바탕으로 유형화를 실시한 결과, 총 3개의 잠재유형이 도출되었다. 이를 각각 갈등 감소 필요형(31.3%), 중간갈등형(52.2%), 이상적 전이형(16.5%)으로 명명하였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 고갈등-고향상)은 일-가족 전이에서 갈등과 향상을 모두 높게 느끼는 유형으로, 직장영역과 가족영역에서 부정적 전이와 긍정적 전이를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따라서 높은 향상 수준은 유지하되, 높은 갈등 수준을 낮추기 위한 지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집단이다. 다음으로 중간갈등형(유형2, 중간갈등-고향상)은 갈등 및 향상 수준이 전체의 평균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이상적 전이형(유형3, 저갈등-고향상)은 갈등 수준이 낮은 반면 향상 수준은 높기 때문에 세 유형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일-가족 향상 및 가족-일 향상은 모든 집단에서 높게 나타나 잠재유형 분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의 취업여성이 일-가족 향상 및 가족-일 향상을 높은 수준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여성가족패널조사 7차년도 자료의 특성(주재선 외, 2020)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이처럼 높은 일-가족 향상과 가족-일 향상이 여성에게 있어 일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는 등의 개인 및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결과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후속 연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일-가족 전이 유형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가족, 직장요인을 살펴본 결과,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 미취학자녀 유무, 학령기자녀 유무, 미혼성인자녀 유무,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 남편 취업 지지도, 직무만족도, 근로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요인 중에서는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는데,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이 평등할수록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확률이 높았다. 이는 비전통적 가치관이 높을수록 고수준 전이집단보다 중간수준 전이집단 혹은 저수준 전이집단에 속할 확률이 높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며(하여진, 2017), 성역할 태도가 전통적일수록 일-가족 갈등이 높아지고 비전통적일수록 일-가족 향상이 높아진다는 선행연구와도 일치한다(김주현, 문영주, 2010; 박기남, 2009).

가족요인에 포함된 모든 변수는 유형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자녀나 학령기자녀가 있는 경우,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에 속할 확률이 높았는데, 이는 미취학자녀나 학령기자녀가 있으면 일-가족 갈등 및 가족-일 갈등이 증가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최화영, 정철영, 2014). 반면 미혼성인자녀가 있는 경우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보다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확률이 높았는데, 이는 미혼성인자녀를 둔 여성에게는 돌봄 노동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미혼성인자녀의 존재가 가정 내 자원으로 기능하여 기혼 취업여성으로 하여금 일-가족 갈등을 줄여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편, 남편 관련 변수 또한 유형분류에 영향을 미쳤는데,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가 높을수록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중간갈등형(유형2)에 속할 확률이 높았다. 이는 남편 가사분담 만족도가 낮을수록 일-가족 갈등과 가족-일 갈등을 높게 경험한다는 선행연구와는 상이한 결과인데(최화영, 정철영, 2014), 이를 해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가사분담 변수와 관련해 만족도라는 주관적 인식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의 총량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다. 이를테면 미취학자녀를 둔 가족은 미혼성인자녀를 둔 가족보다 요구되는 돌봄 노동이나 가사노동이 일반적으로 많다. 본 연구에서도 미취학자녀가 있는 경우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중간갈등형(유형2)에 속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중간갈등형(유형2)에 속하는 응답자의 남편은 이미 어느 정도 가사분담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다. 그러나 남편이 분담하는 가사노동의 양보다 여성이 해야 하는 돌봄과 가사노동 양이 많으면 가사분담 만족도는 높지만, 일-가족 갈등을 경험하는 수준은 여전히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남편의 가사분담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취학자녀를 둔 가족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돌봄 및 가사에 대한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남편 취업 지지도가 높을수록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확률을 증가시켰다. 이는 남편의 지지가 높을수록 일-가족 갈등과 가족-일 갈등이 낮아지고, 일-가족 향상과 가족-일 향상이 높아진다는 선행연구를 지지하는 결과이다(김은하, 2017; 김준기, 양지숙, 2012).

직장요인 중에서는 직무만족도와 근로시간이 유형분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였다. 직무만족도가 높을수록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확률이 높았는데, 이는 직무만족도가 낮을수록 일-가족 갈등이 높아진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류임량, 2009). 그리고 근로시간이 길수록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에 속할 확률이 이상적 전이형(유형3)에 속할 확률보다 높았다. 이는 하여진(2017)의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그의 연구에서도 근로시간이 길수록 고부정-저긍정 전이집단에 소속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근로시간이 길수록 일-가족 갈등, 가족-일 갈등이 증가한다는 선행연구와도 유사한 맥락이다(장윤옥, 정서린, 2016).

넷째, 일-가족 전이 유형에 따른 유자녀 취업여성의 심리적 복지감에 차이가 있는지 집단 비교를 실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행복감은 이상적 전이형(유형3), 중간갈등형(유형2),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 순으로 점수가 높았는데, 중간갈등형(유형2)과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 사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유자녀 취업여성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이 경험하는 일-가족 갈등이 낮아져야 함을 시사한다. 우울감은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 중간갈등형(유형2), 이상적 전이형(유형3) 순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중간갈등형(유형2)과 이상적 전이형(유형3) 간의 집단 차이는 없었고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점수가 높았다. 이를 통해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의 우울감 수준을 최소한 중간갈등형(유형2) 정도로 낮춰야 함을 알 수 있는데, 선행연구에서도 일-가족 갈등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어(허수연, 2017) 일-가족 갈등 및 가족-일 갈등을 낮추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은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행복감은 유의하게 낮은 반면 우울감은 유의하게 높았다. 중간갈등형(유형2)의 경우 이상적 전이형(유형3)과 집단 간 우울감의 차이는 없었지만, 행복감은 이상적 전이형(유형3)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일-가족 지원제도의 우선순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일-가족 향상 지원보다 일-가족 갈등을 우선 감소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유자녀 취업여성의 행복감의 수준을 높이고, 우울감을 낮추는 데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가족 갈등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첫째, 가족 내 역할분담 인식을 비롯한 성역할 가치관이 보다 평등하게 정착될 필요가 있다. 기혼 취업여성의 성역할 가치관이 전통적일수록 스스로를 가사와 자녀 돌봄의 주책임자로 내면화하는 경향이 있다(김소정, 2018). 이는 직장생활로 인해 가사를 돌보기 어려울 때나 자녀를 다른 곳에 맡겨야 할 때 여성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성역할 가치관으로 인해 편중된 가족 내 역할분담은 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평등하게 분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이 전통적 가치관을 갖게 되는 데에는 무엇보다 사회의 압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개인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차원에서도 인식개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미취학자녀와 학령기자녀를 둔 기혼 취업여성일수록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에 속할 확률이 높은 것은 돌봄 부담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도 미취학자녀와 학령기자녀가 있는 경우, 이상적 전이형(유형3)보다 갈등 감소 필요형(유형1)에 속할 확률이 높았다. 돌봄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가족친화정책이 다방면으로 실행되고 있으나, 가족친화제도의 적극적인 사용을 저해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이용률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김소영, 2018). 따라서 정부의 의지가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가족친화 사회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자녀 돌봄 부담을 감소시키는 서비스 및 인프라 구축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 내에서도 취업여성의 돌봄을 함께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편의 가사분담 만족도가 높고 취업 지지도가 높을수록 일-가족 갈등 수준이 낮아지는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남편은 아내의 직장생활을 지지하는 정서적 지원과 함께 아내의 돌봄 부담이 감소될 수 있도록 가사노동 및 자녀돌봄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기혼 취업여성의 일-가족 갈등 수준을 낮추기 위한 가족친화적인 직장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연근무제,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 가족친화제도의 활성화는 유자녀 취업여성의 일-가족 갈등 완화 및 직업만족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유자녀 취업여성을 대상으로 잠재프로파일분석을 실시하여 일-가족 전이 잠재유형을 도출하고, 유형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와 각 유형별 심리적 복지감의 차이를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첫째, 2차 자료를 사용함으로써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자녀 관련 변수 및 가사노동 변수 선정에 한계가 있었다. 향후 일-가족 전이 유형화 연구에서는 보다 정교화된 남편의 가사노동 참여 시간 및 자녀 관련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횡단연구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일-가족 전이의 변화를 분석하지 못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다. 자녀 관련 변수가 일-가족 갈등 및 향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후속연구에서는 자녀의 성장을 고려한 일-가족 전이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제1저자의 석사학위논문의 일부를 수정 및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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