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삶의질학회
[ Article ]
Journal of Families and Better Life - Vol. 40, No. 2, pp.47-69
ISSN: 2765-1932 (Print) 2765-24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2
Received 21 Mar 2022 Revised 15 May 2022 Accepted 16 Jun 2022
DOI: https://doi.org/10.7466/JFBL.2022.40.2.47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과 이중민족사회화

장해진1 ; 그레이스 정2, *
Korean Fathers’ Identity as a Multicultural Family and Bi-ethnic Socialization
Haejin Jang1 ; Grace H. Chung2, *
1Dept. of Child Development & Family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Graduate student
2Dept. of Child Development & Family Studies and the Research Institute of Human Ec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Grace H. Chung,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 Family Studies, Research Institute of Human Ec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gu, Seoul, 151-742, Rep. of Korea. Tel: +82-2-880-1620, E-mail: gracechung@snu.ac.kr

초록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적 이중민족사회화 개념에 대한 논의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네팔 국적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아버지 14명을 2번씩 심층면담 한 결과, 면담에서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이 중요한 핵심적인 주제로 나타났고, 주제분석을 통해 정체성의 종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 집단,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 총 3개 집단으로 분류되었다. 본 집단들은 양육참여,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의 5개 영역에서 집단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본 연구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중민족사회화를 살펴봄으로써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현실적인 이중민족사회화의 수행을 탐구하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에 따라 수행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제시했다. 둘째, 연구는 한국 다문화가족의 이중민족사회화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관해 이론적 논의를 끌어냈다. 셋째, 연구는 동질적이고 단일한 집단으로 여겨져 왔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 집단을 입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넷째,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에 대한 고정관념 해소에 기여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contribute to the discussion of Korean bi-ethnic socialization by examining the parenting experiences of Korean fathers in multicultural families. A thematic analysis was used to analyze data obtained from in-depth interviews with 14 Korean fathers married to women from Cambodia, the Philippines, Vietnam, Thailand, and Nepal. The identity of fathers as a multicultural family emerged as a core topic. Based on the types of identity as a multicultural family Korean fathers were classified into three distinct groups: (1) Fathers who positively identify as a multicultural family, (2) fathers who negatively identify as a multicultural family, and (3) fathers who refuse to identify as a multicultural family. These groups varied in terms of bi-ethnic socialization, particularly in the following five areas: participation in parenting, opinions on children’s bi-ethnic identity, attitudes towards children learning the wife’s native language, perceptions of social discrimination, and dealing with potential discrimination that their children may experience.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significant in the following ways. First, the results showed differences in bi-ethnic socialization practices according to how the fathers identified themselves as a multicultural family. Second, the study drew a theoretical discussion on the role of fathers in the bi-ethnic socialization of Korean multicultural families. Third, this study aimed for a three-dimensional investigation of Korean fathers in multicultural families, who have been typically regarded as a single homogeneous group. Lastly, this study contributed to the dissolution of existing stereotypes on Korean fathers of multicultural families.

Keywords:

multicultural family, korean fathers of multicultural families, bi-ethnic socialization, father’s identity as a multicultural family, thematic analysis

키워드:

다문화가족,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 이중민족사회화,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 주제분석방법

Ⅰ. 서론

우리나라 다문화가족은 국제결혼이 농촌과 도시 저소득층 남성들의 결혼 소외 현상의 대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2000년대에 급속하게 증가하였으며, 2019년에는 전체 혼인 중 10.3%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국제결혼이 성행하였다(통계청, 2020). 이러한 다문화가족의 증가 추세는 지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기에 다문화가족에 대한 맥락적 이해와 연구대상으로서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김유경, 2015).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문화가족의 85.7%는 결혼이민자를 포함한 가족이며, 결혼이민자의 82.7%는 여성이다. 또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계 부모의 출신 국적 중 동남아 국가(베트남 20.0%, 필리핀 11.1%) 출신 결혼이민자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여성가족부, 2019).

우리나라에서 국제결혼이 가장 성행했을 때인 2005년부터 2008년에 출생한 자녀들이 성장하여 점차 6세 이하의 영⋅유아 비중은 낮아지고, 학령기 자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교육부, 2017). 이에 따라 소수민족 배경에 관한 사회화와 사회의 차별에 대한 대처를 통해 자녀의 정체성 형성 및 정서발달에 기여하는 양육 행동인 이중민족사회화(González et al., 2006)의 중요성이 한국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rikson은 개인이 처한 사회문화적 맥락과의 사회화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아정체성을 강조했으며 학령기에 올바른 자아정체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자기 인식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Erikson, 1968). Spencer(1999)는 문화를 인간의 행동을 보여주는 다양한 종류의 지도에 비유하고, 정체성을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에 빗대 문화 속에서 형성되는 정체성을 강조한다. 자기 인식은 사회가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데, 이중민족적 배경을 가지는 다문화가족의 자녀는 단일민족가정의 자녀보다 자기 인식에 있어서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백혜영, 강현아, 2019). 또한, 다문화가족 자녀의 민족정체성 혼란은 학교적응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Lee et al., 2018). 윤수현과 그레이스정(2015)은 부모는 주류민족뿐만 아니라 소수민족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고 말하며 학령기 자녀를 둔 다문화가족 부모가 수행하는 이중민족사회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 주류민족에 속하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가 수행하는 이중민족사회화는 자녀의 민족정체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혜성, 그레이스정, 2019). 하지만, 양육에 관한 교육의 기회 부족, 다문화가족에 대한 부정적 시선 그리고 생계부양자 역할의 수행이라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가 처한 상황적 요인들(조미영, 주영은, 2013)은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다. 사회화는 개인과 사회적 맥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부모의 사회화는 부모의 특성과 처한 환경에 따라 그 형태와 성격이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김예빈, 박성연, 2005). 선행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족 아버지는 늦은 결혼에 대한 보상과 부모에 대해 아들로서 해야 할 도리, 그리고 삶의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해 국제결혼을 하고 있었는데(조미영, 주영은, 2013), 이는 외국의 다문화가족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한국적인 사회적 맥락일 수 있다. 따라서, 외국에서 수행된 이중민족사회화 연구가 우리나라 다문화가족 아버지를 대상으로 수행될 때 이러한 사회적 맥락이 연구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에서 주류민족인 한국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이중민족사회화 연구가 수행된다면, 그동안 한국에서 소수민족에 속하는 결혼이주 어머니를 대상으로 수행되어온 국내 이중민족사회화 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하여 가족단위의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적 이중민족사회화 개념과 주류민족에 속하는 부모의 이중민족사회화 연구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Ⅱ. 연구배경 및 선행연구 고찰

1.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자녀의 전인적인 발달에 영향을 주는 양육자이다(이은숙, 박형신, 2017). 결혼이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와 자아정체성과 학업적 역량이 중요한 학령기에 접어든 다문화가족 청소년 수의 증가는(여성가족부, 2019) 다문화가족 아버지 양육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한국인 아버지는 가장으로서의 경제적 책임과 함께 자녀 돌봄의 역할까지 이중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이경화, 임희정, 2012). 또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다른 문화와 생활 속에서 살아온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에 대해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하고, 서로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가 없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정혜원, 2017). 이러한 결혼이주 어머니와의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과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은 다문화가족 아버지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경화, 임희정, 2012; 이은숙, 박형신, 2017). 이은희와 이정란(2012)은 다문화가족의 한국인 아버지가 경험하는 문화적응스트레스를 아내 나라의 문화에 대한 자신의 이해 부족과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주변의 편견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스트레스라고 정의하고 아버지의 문화적응스트레스가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고하고 있다. 최예지(2016)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자문화전달스트레스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낮춘다는 것을 보고하며 아버지의 양육스트레스 중 자문화전달스트레스의 영향을 탐구했다.

한국 사회에서 주류민족에 속하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교육기회 부족, 다문화에 대한 적응 및 자문화전달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가족 아버지들이 겪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경화와 임희정(2012)은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아내의 언어적 소통의 문제로 인해 발생되는 양육관련 어려움에 도움을 주거나 대신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맡아야 하는 당연한 의무이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하며 다문화가족에서 한국인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했다.

2. 이중민족사회화

이중민족⋅인종사회화(bi-ethnic racial socialization)는 국제결혼으로 부모가 서로 다른 민족⋅인종적 배경을 가지는 다민족가족이 증가함에 따라 이민자가족과 같이 부부가 서로 단일한 민족⋅인종으로 이뤄진 가족을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던 민족사회화(ethnic socialization)와 인종사회화(racial socialization)의 개념이 다민족가족으로 확장되어 적용되었다(Umaña-Taylor & Hill, 2020). 민족사회화란 소수민족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출신민족과 문화 및 배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민족문제에 기반한 잠재적 위협과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을 가르쳐 민족정체성과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사회화이다(Hughes et al., 2006). 이지연과 그레이스정(2019)은 민족사회화를 흑백문제와 관련된 미국의 인종문제에 기반하여 전수되는 인종사회화와 뿌리를 같이하고는 있지만, 민족사회화는 인종보다는 민족의 문화를 전수하고 언어를 계승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차이점을 가진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초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행연구에서는 두개념을 혼용하여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용어를 통합하여 민족인종사회화(ethnic-racial socialization)라고 정의하기도 한다(Priest et al., 2014).

국내에서 수행된 이중민족사회화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수행된 최초의 연구인 김미진(2012)는 ‘민족인종사회화’의 용어를 사용하였고, 윤수현과 그레이스정(2015)은 ‘민족사회화’ 용어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수행된 이지연과 그레이스정(2020)은 이중민족사회화 용어를 사용하여 이를 “부모가 서로 다른 민족을 가지는 가족 내에서 민족적으로 소수자인 한쪽 부모의 민족과 문화를 자녀에게 전수하고 주류사회에서 마주하게 될 차별과 편견에 대비시키는 일련의 과정”(이지연, 그레이스정, 2020, p. 376)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볼 때 국내의 연구에서 점차 한국 다문화가족의 상황에 적합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논문은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차별과 관련된 부모의 사회화 방법보다는 부모가 서로 다른 민족적 배경을 가지는 가정에서 자녀에게 이뤄지는 민족과 문화의 전수 그리고 주류사회에서 마주하게 될 차별과 편견에 대비시키는 사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고찰된 선행연구 대부분은 이중민족사회화(bi-ethnic socialization)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적절한 경우 이중인종사회화에 관한 선행연구가 사용되었다.

또한, 국내의 선행연구에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주류민족에 해당되며, 자녀가 가정 밖에서 한국의 민족적 배경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이유로 이중민족사회화 논의에서 제외되어왔다(이지연, 2018). 하지만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대한 논의는 한국 맥락에서의 이중민족사회화를 이해하고, 부부단위의 이중민족사회화 탐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이중민족사회화를 수행할 수 있는 대상을 다문화가족의 부부로 확장하여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살펴보았다.

3.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

다양한 민족을 가지는 개인들의 결합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외국에서는 주류민족과 소수민족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거나, 동일한 민족 출신인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이민자가족 혹은 입양가족에 대해서도 민족사회화 연구가 이루어진다(Hu et al., 2017; Kasuga-Jenks, 2012; Umaña-Taylor et al., 2009). 또한, 외국의 다문화가족은 민족⋅인종적으로 다양성을 가져 민족적 이슈와 함께 인종적 이슈까지 연구에서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외국과 다른 사회적 배경을 가진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서구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과거부터 한민족과 단일문화를 고수해 오다 지난 몇십 년 사이에 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문경희, 2006). 또한, 다문화가족의 70%가 한국인 아버지와 동남아 출신 어머니의 구성으로(여성가족부, 2019) 이뤄져 있는 우리나라는 주류민족과 소수민족의 구분이 명확하고, 남성의 위치가 주류민족에 고정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은 우리나라와 외국에서 수행된 이중민족사회화 연구결과에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외국에서 수행된 선행연구는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대상으로 부모 모두를 연구의 대상자로 설정하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류민족에 해당되는 배우자는 소수민족에 해당되는 배우자의 민족적 배경에 관한 교육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이중민족사회화에 기여하고 있거나(Kasuga-Jenks, 2012), 민족⋅인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소수민족⋅인종적 배경에 관해 자녀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Crolley-Simic & Vonk, 2012). 또한, 다인종가족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연구한 Edwards와 Caballero(2015)는 주류인종에 속하는 백인아버지들은 소수문화와 차별에 관해 자신이 자녀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소수인종 배우자가 알려주는 것을 지지하는 수행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다민족⋅인종가족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살펴본 외국의 연구에서는 주류민족 부모의 역할에 관해서도 주목하고, 선행연구에서 주로 나타나는 이중민족사회화의 유형이 도출되기도 하는 등 부모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관한 연구가 비교적 많이 축적된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이중민족사회화에서 어머니의 역할만을 살펴보고 다문화가족 자녀를 양육하는 주 양육자 중의 한 명인 아버지가 이중민족사회화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없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김혜성, 그레이스정, 2019; 허청아, 그레이스정, 2015)는 아버지의 이중언어사용 지지와 이중문화 지향성에만 해당될 뿐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의 수행에 관해서는 중점적으로 살펴보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류 민족에 속하는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심도있게 탐구하여 한국 맥락에 적용되는 새로운 이중민족사회화의 수행이 나타날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문제 : 국내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어떻게 이중민족사회화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


Ⅲ.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모집

본 연구에서는 자녀의 연령, 아내의 출신국, 거주지를 고려하여 연구참여자 선정 기준을 정했다. 연구 초기에는 또래와 상호작용이 있고, 자녀의 자아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되는 시기에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이 어떠한 양상으로 이뤄지는지 살펴보고자 초등학생 자녀를 둔 다문화가족 아버지를 모집했다. 하지만, 면담 중에 자녀가 경험할 수 있는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을 고민해 보거나,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부부간의 논의가 이뤄지기에는 초등학생 자녀의 연령이 어리다고 생각한다는 다수의 참여자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후반부에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다문화가족 아버지를 추가로 모집하여 연령에 따라 양육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계 부모 출신 국적 중 동남아 국가(베트남 20.0%, 필리핀 11.1%) 출신 결혼이민자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고(여성가족부, 2019), 동남아 개발도상국 출신 결혼이주민과의 국제결혼은 부부관계의 권력 문제와 양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선행연구들(정천석, 강기정, 2008; 천지향, 유영림, 2018)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동남아 국적을 가지는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아버지로 연구참여자를 제한하였다. 조선족 아내를 둔 아버지의 경우 어머니의 유창한 한국어 구사 능력이 아버지의 양육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1차 면담만 진행하였으며,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거주지의 도시화에 따라서도 아버지의 양육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에(박영신 외, 2011; 임병금 외, 2004) 본 연구에서는 ∆시에 거주하는 아버지로 연구참여자를 제한했다. 도 내의 시⋅군 중에서 가장 넓은 ∆시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곳으로,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향은 이곳인 경우가 많으며, 본 연구참여자의 과반수도 ∆시가 고향이었다. 2021년 사회지표에서 ∆시는 도 평균과 비교해 저소득 가구 비중이 약간 높았으며, ∆시 월평균 가구 소득은 50∼100만원인 비율이 28.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통계정보관, 2021). 2020년 기준 1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시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구의 총구성원 수는 3,300명으로 3.3%가 다문화가족이다. 다문화가구 구성원 중 한국인 배우자 수는 467명이고, 결혼이민자와 귀화자의 수는 848명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구 내 자녀 수는 939명, 기타 동거인은 1,046명이었다(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2020). 2020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시에 거주하는 여성 결혼이주자의 국적은 베트남 171명, 중국 54명, 필리핀 41명, 캄보디아 28명, 한국계 중국 22명, 일본 17명으로 나타났다(행정안전부, 2021). 2021년 사회지표에서 ∆시의 결혼이주민 인권 존중은 5점 기준 평균 3.17점으로 전국 평균의 3.01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식하고 있는 다문화사회에 관한 사회적 편견 해소 필요성에 대해서는 ∆시는 3.47점으로 전국 평균 3.38점보다 살짝 높게 나타났다(통계정보관, 2021). 시내에 위치한 ∆시의 유일한 가족센터의 경우 관할구역이 넓어 참여의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도 있기에 ∆시 가족센터는 찾아가는 프로그램과 비대면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연구참여자의 모집은 가족센터 및 지역의 결혼이주여성 협회 그리고 다문화가족 자녀 방과 후 프로그램 교사를 통해 모집 문건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배포하여 심층면담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이후 기 연구참여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눈덩이 표집 방법을 통해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였다. 하지만, 대상자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연구참여자는 최대 3명을 넘기지 않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14명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가 연구에 참여하였다.

2.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연구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만 55세이며, 최소 연령은 만 46세, 최고 연령은 만 67세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평균 연령은 37세이며, 최소연령은 만 31세, 최고 연령은 만 54세로 나타났다. 부부의 만남경로는 지인에 의한 중매와 업체에 의한 중매로 나타났지만,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모두 결혼목적으로 아내의 출신국에 방문했었다는 점을 볼 때 본 연구의 참여자 모두 업체의 성격을 띠는 중매로 만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참여자 중 13명은 초혼이었으며, 1명은 재혼이었다. 재혼한 참여자의 경우, 이전의 혼인기간이 6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재혼 전자녀는 없었다.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를 살펴보는 것이기에 한국인 아버지와 결혼이주 어머니 사이에 출생한 자녀만을 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를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 중 거동이 불편한 신체장애가 있는 연구참여자가 1명 있었으며, 주말 부부는 2가정 있었다. 참여자의 최소 혼인기간은 7년이며, 평균 혼인기간은 12년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의 직업은 농업 5명, 자영업 1명, 나머지 참여자는 서비스직과 전문직이 아닌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면담 참여자의 평균소득은 101만원∼150만원 1명, 151만원∼200만원 4명, 201만원∼250만원 3명, 251만원∼300만원 4명으로 301만원 이상 2명이었다. 학력은 초등학교 2명, 중학교 2명, 고등학교 9명, 전문대학 1명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가구는 한가구에 불과했지만, 과거에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었다고 면담 중 말했던 응답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녀는 외동 4가구, 2명 7가구, 3명 2가구. 4명 1가구였다. 첫 자녀를 기준으로 초등학생을 포함하는 가구는 12가구, 중고등학생을 포함하는 가구는 2가구였다. 아내가 남편의 농사일을 돕거나, 직업을 가지지 않고 가사일만 하는 아내는 3명에 불과했다. 아내의 학력은 초등학교 2명, 중학교 6명, 고등학교 2명, 전문대학 2명, 대학교 중퇴 1명, 대학교 1명이었다. 아내의 국적은 캄보디아 5명, 필리핀 5명, 베트남 2명, 태국 1명, 네팔 1명이었다.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은 <표 1>에 제시한 것과 같다.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심층면담 조사방법 중에서도 어느 정도 주제와 목록을 가지고 임하는 면담방식을 활용하였다. 하지만, 미리 연구된 주제(theme)를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Braun와 Clarke(2006)의 조언에 따라 선행연구에서 도출되었던 이중민족사회화의 수행 양상을 확인하는 질문보다는 면담을 통해 수집된 연구대상자의 경험을 통해 주제(theme)가 도출될 수 있게 반구조화된 개방적인 질문을 사용하여 연구참여자의 반응에 따라 질문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면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또한, 연구참여자의 대답을 끌어내기 위해서 가상질문 “만약 학교에서 자녀가 외모적 다름 때문에 친구들에게 차별당하고, 이를 담임 선생님께서 묵인하는 일이 자녀분에게 생긴다면 아버님은 어떻게 하실 것 같은가요?”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면담은 참여자당 총 2번, 1회당 평균 60분 진행되었으며, 분석에 포함된 연구참여자 14명 모두 2번의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은 참여자의 표현을 빠짐없이 기록하기 위해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기를 사용하고 면담 장소는 내용의 비밀이 보장되고, 연구참여자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연구자가 참여자의 가정에 방문하여 이루어졌다. 가정방문을 통해 참여자의 집의 물리적 구조와 생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아내가 가정에 있는 경우에는 부부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었다. 참여자의 이름은 익명 처리하였으며, 수집된 녹음자료를 텍스트로 필사하여 이를 원자료로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면담 내용을 주요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고, 인적 사항에 대한 설문지를 부가적으로 분석에 사용하였다. 또한, 면담 과정 중에 얻은 언어적 표현뿐 아니라 관찰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연구참여자의 표정과 침묵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연구자 노트에 메모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소속기관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연구윤리를 준수하기 위해서 승인받은 연구(SNUIEB No. 2108_001-013)의 참여동의서를 연구참여자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동의를 받고 녹취를 진행했다. 1차 면담이 끝난 후 모든 연구참여자들이 인구사회학적 설문지를 작성했고, 2회 면담을 모두 마친 후에는 연구 참여에 대한 감사 표시로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했다.

4. 분석방법

수집한 자료는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을 사용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주제분석법은 연구자가 일정한 논점을 가지고 자료에 내재된 주제나 의미를 체계에 따라 분석하는 연구방법이다(Braun & Clarke, 2012). 이중민족사회화라는 일정한 논점을 가지고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라는 점에서 주제분석이 적합한 분석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Braun & Clarke, 2012).

본 연구에서는 Braun와 Clarke(2006)가 토대를 만든 주제분석 6가지 단계에 근거하여 분석을 시행했다. 1단계는 자료와 친숙해지는 단계로서 본 연구자가 면담자료를 전사하고 전사자료와 관찰자료를 여러 번 정독하였다. 정독 과정 중에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따로 밑줄 표시를 하고, 연구자의 개인적인 생각과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 질문에는 가로치기를 통해 표시하였다. 2단계는 초기 코드를 생성하는 단계로서 14명의 연구참여자의 면담에서 나타나는 의미 있는 특성을 코드화하여 정리하였다. 3단계는 주제 찾기 단계로서 면담 내용에서 수집된 23개의 코드를 잠정적인 주제와 대조하여 양육참여,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의 5개 영역을 도출하였다. 이후 이중민족사회화 수행과 관련된 영역들에 대한 연구참여자들의 응답을 주제와 대조해 보는 과정 중, 5개 영역에 관한 연구참여자들의 응답에 서로 차이가 있고, 3개로 집단화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4단계에서는 집단 간 차이를 만들어내는 핵심주제를 찾기 위해 각 집단의 면담 내용을 살펴봤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을 만들어내는 핵심주제가 무엇인지 밝히기는 쉽지 않았다. 각 집단에 해당되는 아버지들의 응답 내용을 작성했던 연구자 노트와 함께 비교하면서 정독하고, 응답의 어조를 파악하기 위해 녹음한 면담 내용을 다시 듣는 과정을 통해 응답의 표면상 의미와 함께 아버지들이 응답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면적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아버지들이 질문에 응답할 때 사용하는 주체가 집단별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과 대처방식을 질문했을 때 몇몇 참여자들은 응답의 주체가 가족 단위였지만, 몇몇은 아내를 따로 구분해서 말하고 있었다. 이 발견을 기반으로 전반적인 면담 내용을 다시 살펴봤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이 각 집단을 구분하는 핵심적인 주제임을 알 수 있었다. 5단계에서는 각 주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지속적인 분석을 통해 명확한 정의를 생성하고 각 주제를 명명하였고 3개의 집단별 특징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집단이름을 명명했다. 마지막 6단계의 논문작성 단계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관한 주제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내용을 작성하였다. 이러한 6단계를 마친 후에는 Braun와 Clarke(2006)가 제시하고 있는 올바른 주제분석 방법 사용에 관한 15개의 점검표를 사용하여 본 연구가 주제분석의 과정을 성실히 따랐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중민족사회화 수행과 관련된 영역들에 대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응답을 살펴보던 중 5개 영역에 관한 연구참여자들의 응답이 서로 다르며, 3개의 집단화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5.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

본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활용하였다. 첫째, 면담 시 관찰 가능한 연구참여자의 비언어적 표현을 면담 내용 분석에 같이 사용하여 특정 자료에 나타나는 현상을 과도 혹은 과소하게 해석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우선 연구참여자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수집한 다음 면담 내용을 분석하여 중요한 주제를 찾아내고, 그 이후 그 주제들이 나타나는 면담의 내용을 여러 번 정독하고 확인하여 하위코드, 주제, 핵심주제의 관계를 더욱 명확히 하고자 하였다. 셋째, 연구자의 편견이나 관점이 연구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연구자의 주관과 편견의 영향을 괄호치기를 통해 지속해서 배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연구 중 연구자의 섣부른 주제화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자 노트에 생각을 정리하고 이후 이러한 생각이 연구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편견에 의한 것은 아닌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통한 뒤 주제화를 하는 노력을 하였다. 넷째, 다문화가족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아동가족학 박사학위가 있는 전문가와 주기적으로 만나서 분석 내용을 검토하고 의논하는 동료검토(peer review) 과정을 통해 핵심주제가 면담 내용을 잘 대변하는지 살펴보았다.


Ⅳ. 결과

1. 핵심주제 :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

연구의 핵심주제로 도출된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은 국제결혼 후 민족적 주류에서 민족적 소수가 포함된 집단으로의 인식 전환 과정에 주목하는 개념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가 스스로를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정도를 뜻한다. 민족정체성은 사회적 정체성의 일종으로 특정한 민족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의미한다(이지연, 2018). Phinney(1992)은 민족정체성을 자신이 속한 민족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정체성을 가지는 것, 자신이 속한 민족 집단과 교류를 실천하는 것, 그리고 이와 같은 실천을 통해 민족정체성을 성취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의 요소로 측정하였다.

그동안의 선행연구에서는 부모의 양육이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 졌지만(Hu et al., 2017; Umana-Taylor & Guimond, 2010), 양육의 주체가 되는 부모가 인식하고 있는 정체성에 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선행연구는 다문화가족 아동이 지각하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소속감과 이중민족정체성에 주목하거나(김혜성, 그레이스정, 2019; 신혜정. 2007; 이희정, 2018; 차승은, 유정균, 2019), 결혼이주 아내의 사회적 소속감 및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김순남, 2017; 설진배 외, 2013) 그리고 아버지의 성역할 고정관념과 문화적 민감성이 부부관계와 아내의 문화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성현란, 2011; 이은주, 2010). 하지만,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인 아버지의 정체성은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적응역량을 살펴본 선행연구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아버지의 다문화가족의 정체성의 영향을 유추해 보면, 한국인 아버지의 가족지향가치관, 문화관용력, 다문화가족의 정체성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역량을 강화했다(공수연, 양성은, 2011; 박정윤, 안진경, 2014). 이러한 연구결과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체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이중민족적 배경에 관해 양육하는 이중민족사회화를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이중민족사회화 수행과 관련된 영역을 미리 특정하지 않고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을 탐색하고, 집단별 차이가 나타나는 5개 영역(양육참여,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을 중심으로 연구결과를 서술하였다. 먼저, 한국인 아버지의 양육수행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간접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더불어 한국인 아버지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를 살펴봤다. 한국에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의 주체로 주목받지 못했기 한국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이중민족사회화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지 않았다. 이에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아버지의 인식과 수행을 설명하는 탐색적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위의 영역을 살펴보았다. 특히, 이중민족사회화 하위개념에 해당되는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한국인 아버지의 대처방식은 자녀의 민족정체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Kuang & Nishikawa, 2021) 예측되기에 본 연구의 탐색영역으로 포함하였다.

면담 내용 분석을 통해 다문화가족에 자신이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1)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 집단,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문화가족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2)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집단, 3)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 이렇게 총 세집단으로 분류되었다. 세집단 별로 차이가 나타나는 5개 영역(양육참여,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의 차이)에 관한 주요 주제를 정리한 내용은 <표 2>에 제시한 것과 같다.

주제분석을 통해 범주화된 주요 주제 목록

1)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 집단

총 7명의 참여자가 본인도 다문화가족에 속해 있다고 인식했으며, 자녀 또한 이중민족을 가진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자녀로 성장하기를 희망하는 등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 양육참여 : ‘엄마를 좀 이해하자’

다문화가족에 자녀와 자신이 모두 속해 있다고 인식하는 아버지는 아내가 갖는 어머니로서의 지위를 존중하고 있었으며, 이는 아내의 경제활동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인 최영수씨의 경우 아내의 한국에서의 직장경력으로 인해 아내가 한국 사회생활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하며, 한국 사회에서 경제적 성공을 하지 못한 자신보다 생활력이 강한 아내를 자녀가 닮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지 엄마 닮아가지고 똑똑혀. 저 닮으면 안 돼. (자녀가) 지 엄마 닮아가지고 꼬치꼬치 따지고 자기 의사를 저기를 확실히 하고 그러니까 저 닮으면 안 돼. 제가 공부를 못했어요. (중략) 먹고 살려고 하면 여자들이 독햐. (최영수)

베트남 출신 아내와 결혼 13년차로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권경운씨의 가정에서는 아내가 비록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권경운씨는. 본인 스스로 가정에서 자녀에게 엄마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아내를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시하는 베이스를 깔고 간다고 하면은 아무래도..뭐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 쉽지 않아요. 문화도 틀리고. (중략) 첫째한테 이해를 많이 시키려고 하는 편이지. 엄마에 대해서 ‘아 이렇게 더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을 거 아니에요. 크게 말로 표현을 안 하더래도 그런 게 있을 수 있으니까. 인저 조금 엄마를 이해를 많이 하라 하는 거를 ‘다른 엄마하고 비교했을 때 좀 이렇게 더 해줬으면’ 해도 아..엄마를 좀 이해하자 이렇게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런 걸 미리... (권경운)

다른 연구참여자들도은 자녀에게 어머니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대화하고 훈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10대 자녀 셋을 키우고 있는 결혼 20년차 장명호씨는 자녀가 엄마에게 잘못했을 때 자녀를 훈계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 (한국인)어머니 마냥 인상이 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엄마한테 잘못하고 그럴 때는 내가 뭐라고 하지. ‘엄마한테 이게 뭐 하는 거냐고’ 잘못 하는 게 가끔 있어요. 애들. (장명호)

본 집단의 참여자들은 부부간 의사소통의 과정을 거쳐 의견을 공유한 후 양육결정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양육결정 방식에서 아내에 대한 참여자들의 배려를 엿볼 수 있었는데 이는 노창수씨의 아래 응답에서 특히 잘 드러났다.

그니까 키우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제가 또 관여해서 하다 보면 애가 (아내가) 또 기가 죽을까 봐, 와이프가 하는 대로 하다가 안 되면 ‘이런 식 말고 저런 식으로 하자 또 이런 식으로 하자’ 그렇게 제의를 하죠. 서로 가운데서 맞춰서 해야지 너무 한쪽으로 가서 하다 보면 나중에는 트러블나요. (노창수)

이 집단의 연구참여자들은 또한 아내의 한국 적응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다. 주변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과 부부단위의 동반모임을 하는 권경운씨는 “우리가 먼저 결혼 선배니까 조언도 해주고, 와이프한테 물어도 보고 상의도 하고 마음 털어놓을 데가 없으니까”면서 결혼이주여성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집단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은 아내의 한국 적응을 돕는 주된 이유가 아내가 어머니 역할을 잘하길 바라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한국적응이 한국에서의 생활과 부부관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임을 면담 내용 중 유추할 수 있었다. 아내의 한국 적응을 돕는 이유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연구참여자는 없었지만, ‘어머니’의 지위를 인정하고 아내의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본 집단의 참여자들은 아내에게만 한국문화를 배우는 것만을 강요하지 않았다. 태국 출신 아내와 결혼한지 20년차에 접어드는 장명호씨는 처음에는 고수가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같이 먹어보니까 괜찮더라”면서 태국 음식을 함께 먹으며 공유하려고 하는 노력을 보였다.

(2)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 ‘본인 생각을 듣고 그런 다음에 어떻게 할 건가 결정해야죠’

다문화가족으로서 정체성을 가진 아버지들은 자녀가 어떤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고 성장하면 좋겠는지에 관한 견해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권경운씨, 장명호씨는 자녀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기를 소망했지만, 최영수씨, 박상철씨, 강동수씨, 노창수씨는 자녀가 이중민족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지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집단의 참여자들 모두 자녀가 스스로의 민족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고, 어머니의 출신국에 관해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자녀가 이중민족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지지하는 아버지들은 한국이 자녀들이 고등교육을 받기에 더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생각을 자녀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녀의 출신국 경험과 선택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원한다면 지가 (어머니 나라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고 싶다고 하면 내비둘겨 지가 알아서 하게. (최영수)
그건 좀 커봐야 알죠. 그래야 본인 생각을 듣고 그런 다음에 어떻게 할 건가 결정해야죠. 본인이 어느 정도 학교도 졸업하고 했을 때 한국에서 살고 싶다. 필리핀에서 살고 싶다 했을 때 내용을 들어보고 그게 타당하면 그쪽으로 가든지 해야죠. (노창수)

반면, 권경운씨와 장명호씨는 한국문화를 바탕으로 한 베트남 문화의 수용을 이야기하며 자녀가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정체성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이 집단의 다른 참여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냈다. 예컨대, 권경운씨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녀가 정체성 측면에서 경험하게 될 혼란을 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자신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권경운씨는 자녀가 베트남 문화를 탐색할 수 있도록 자녀와 함께 베트남에 자주 방문했고, 베트남 문화에 노출될 수 있게 장모님을 한국에서 모시고 살았었다. 이처럼 이 집단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생각을 자녀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녀가 아내의 출신국 문화를 탐색하고, 문화에 노출될 수 있게 노력을 기울였다.

저 같은 경우는 인저 아빠 입장에서는 어차피 뭐 생활 터전이 한국이니까 한국문화를 일단은 기본 바탕으로 해서 베트남 문화를 그냥 이렇게 받아들이는 걸로... 저는 그렇게 갔으면 좋겠죠.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헷갈려 할 수 있으니까 그런게.. (권경운)

(3)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 ‘아 그렇구나 같이 동의하고. 한국은 그런데 조금 차이가 있구나’

이 집단의 참여자들은 적극적으로 아내의 모국어 교육을 지지하고, 자녀들이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입하고 있었다. 참여자 본인도 기본적인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참여자도 있었다.

아직은 이해를 못 하니까. 이제 중학교 정도 들어가면은 캄보디아 언어도 엄마한테 배우게 하고 언어..저 캄보디아 언어 학원 있으면 보내려고. (중략) 가갖고 뭐 배워서 손해를 보는 건 없잖어? 크면은 지 혼자 갔다 오라고 하면 되지.. 갔다 오라고 하고.. 그럴라고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여. (최영수)
그 사람 말로 둘이 하고 하면은 아무래도 애들이 보고 베트남 말도 듣고 인저 느끼는 거죠. 일일이 뭐 베트남 문화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거 보다. 본인이..느낄 거예요. 그런 거 보고.. 아무래도 애들이 느끼니까. 장모님하고 와이프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많이 보니까. (권경운)

참여자들은 아내의 모국어 교육을 지지하기 위해 자녀들이 아내의 교육에 잘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그리고 자녀의 아내의 모국어 구사 실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연구자 : 어머니가 애들한테 모국어를 가르칠 때 혹시 아버님 옆에서 뭐 같이 말씀하신다거나 아니면 혹시 뭐 특별히 하시는 게 있으세요? 권경운 : 어....글쎄요 뭐 그냥 같이 얘기하죠. 뭐 이런 와이프가 베트남은 이러이러한데 이러면 아 그렇구나 같이 동의하고. 어....한국은 그런데 조금 차이가 있구나 해갖고 후렴만 넣어줘요. 좋다, 나쁘다 얘기는 않고 고런 정도로.

베트남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결혼 10년차 박상철씨는 이 집단에서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줬다. 스스로 인터넷을 이용해서 베트남어를 배워보기 위해서 노력했으며, 자녀들은 시, 읍 단위의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베트남어 교육 프로그램 이용 경험이 있었다. 박상철씨는 아내가 생활 속에서 인사말 정도를 알려주고 있는데. 센터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교재를 활용해서 베트남어를 알려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제가 볼 때 애들 배우려고 하면 책 좀 회관에서 같이 배우면 좋은데 (중략) 마누라가 조금씩 저기 베트남어 가르치면 (자녀가) 잘 따라 하고 하니까, 알고 좀 마누라가 좀 많이 가르쳐주려고 하거든. (박상철)

(4)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편견이 조금’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참여자들은 자신을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다문화가족 집단에 대한 사회적 차별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고, 집단에 속하게 되어서 받는 차별을 자신이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면담 중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차별에 관한 응답을 다문화가족 집단에 대한 도움이 필요함을 언급하며, 아내가 겪는 사회적 차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있었다. 예컨대, 늦은 나이에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결혼 10년차에 접어든 최영수씨는 결혼이주한 아내를 불신하는 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있었다. “뭐 통장을 갖고 도망을 간다.. 맡기지 말라”면서 아내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어머니에게 당부의 말을 하는 등 갈등을 조정하려고 했고, 이후 아내와 함께 분가하였다. 또한, 사회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편견이..”라면서 다문화가족에 대해 사회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족이라는 집단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또한 술 먹고 폭력을 행사하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거리를 두며, 본인이 다문화가족임을 인정하지만 건강한 가족기능을 하는 가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뭐 그 동생은 조금 술도 좋아하고 노는 거 좋아하고 노름도 좋아하고 그러니께, 이제 나같은 나하고는 다르지. 술 담배 같은 거 전혀 안 하고 그러니께. (강동수)
한번 딱 싸우고. 쨋든 욕 안하고 그렇게 했으면 벌써 집사람 나갔어. 그래 가지고 솔직히 말하면 뭐.. 욕하는거 그런거 절대 안 해요. 어떻게.. 도망가는 사람들을 이해를 못 하겠어. (최영수)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아버지들은 직접적인 차별이 아니더라도 차별적인 시선은 자녀에게 영향을 주고 있거나, 앞으로 자녀가 성장하면 영향을 받으리라 생각했다.

지금은 아들내미가 잘하고 있으니까 그거는 상관없는디. 단지, 외국 사람이라고 너희 엄마 외국 사람이라고 그거 하나가... 따돌림 당할까봐. 그거 문제가 걸리더라.. 생각이 들더라고. (중략) 문제는 앞으로 이 피부색 때문에 그럴 것 같아요. (노창수)
어리니까 언어 문제도 있고, 뭐 쳐다보는 남들이 쳐다보면 ‘외국인 자녀다’ 그런 게 좀 좋아지긴 좋아졌는데 남아있는 편이에요. (이정훈)

(5)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 : ‘집사람이 외국인이라 이해를 하고’

본 집단의 참여자들은 자신의 자녀가 받고 있거나, 받게 될 차별에 대해서 다문화가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 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차별의 수용을 자녀에게 요구했다. 차별을 인식시키기 위해 한국 사회에 피부색, 억양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애한테 이야기를 잘해야지 할 수 없다는 걸, 집사람이 외국이라 니가 이해를 하고. (최영수)
거기가 더운 지방이니까 엄마가 조금 피부색이 까맣다 뭐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죠. (권경운)
나는 뭐 엄마가 필리핀 외국인이다. 뭐 말 솔직히 말하고 하는 거야 솔직하라고. (이정훈)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에 공부, 운동과 같은 자기 계발을 통해 자녀가 사회적 차별에 대처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애들이 너무 커가지고 나중에 누구한테라도 계속 지금 몇 년째 태권도장에도 보내고 몸을 단련시켜놔야. 그래야 누가 해도 방어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강동수)
공부만 잘하면 남들이 부러워할 것 아니냐. (중략) 저는 애들이 그런 경우가 닥치면은 너는 니 할 말만 해라 남들이 뭐 어머니가 외국 사람이라 지랄하든 말든 신경 쓰지 말라 하고, 운동도 가르치고 싶어 얻어터지지 말라고 몰라 나중에 커서 운동 좀 할래냐고 물어봐야지 강제적인 건 싫고. (최영수)

참여자들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걱정하고 있거나, 현재 자녀가 친구 사이에 차별을 경험하고 있을까 염려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대처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자녀가 차별을 수용하기를 바라는 대처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자녀가 차별을 당하면) 나는 뭐 엄마가 필리핀 외국인이다. 뭐 말 솔직히 말하고 하는 거야 솔직하라고. 음 상처받지 않고, (애들이) 마음을 곱게 가졌으면 좋겠지만, 서운할 것 같겠지만 선생님이 잘해주길 바라는 거지 뭐 가운데서. (이정훈)
친구들 간에 그런 게 있어도 조금 대화를 많이 하고, 애들 친해지고 하다 보면 사라져요. 왕따만 당하지 않았으면.. (중략) 어차피 나라가 어머니 나라도 틀리고 선생님 나라도 틀리니까 감안할 수밖에 없죠. 친구들 간에 그런 게 있어도 조금 대화를 많이 하고, 애들 친해지고 하다 보면 사라져요. 왕따만 당하지 않았으면...(노창수)
2)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집단

이 집단으로 분류된 총 4명의 참여자들은 본인이 다문화가족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지만,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 또한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차선으로 선택한 국제결혼으로 인해 다문화가족에 자신이 속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참여자 본인의 자녀는 다문화가족에 속하는 것이 아닌 한국인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학업과 같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강조했다.

(1) 양육참여 : ‘이제 엄마가 노력을 많이 해야겠죠?’

이 집단의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아내에게 ‘한국인 어머니’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아내에게 한국 적응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했다. 또한,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다른 다문화가족 여성과 아내의 만남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본 집단의 참여자들은 면담 중 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연구자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다. 아내가 양육, 참여자가 경제적 부분을 담당하고, 부부간의 소통이 잘되는 가족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말이 어눌하고, 한국 사회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는 아내에 관해서 불만을 표시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필리핀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2명을 둔 윤상호씨는 “어지간하면 한국분보다 나은 부분도 더 많아요”라며 국제결혼을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윤상호씨는 국제결혼을 원하지 않았지만 “저도 늦게 결혼하다 보니까. 한국분들 까다롭잖아요”라며 현실적인 요건들 때문에 국제결혼을 선택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자녀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으며, 자녀를 잘 키워서 동년배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 영향이 큰 것 같아요”라며 이러한 양육적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세자녀를 둔 김영환씨는 아내에게 원어민 같은 수준의 한국어 구사를 요구하고 있었다. 또한, 자녀 양육에 김영환씨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 와이프가 거의 거진 다 하고 있으니까”라며 주양육자는 아내라고 생각하고 자녀를 잘 양육하기 위해 아내가 한국어 실력을 키우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제 엄마가 노력을 많이 해야겠죠? 한국말도 또박또박해야 하고 그러면 외국 사람이 아니네? 그런 저기가 있을 거 아니에요.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데 한국말을 좀 자세히 배우라고 얘기를 해주긴 했는데 발음은 저기 하지만 너무 말을...성격이 급해서 그런가? (김영환)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들은 아내의 학업적 양육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으며, 자녀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주말부부인 엄정호씨는 자신만의 확고한 양육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주말에 자녀의 학업 진도를 체크하고, 학원을 보내는 문제부터 교우관계까지 모든 결정을 본인의 뜻에 따라 주도권을 행사하며 의사 결정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단, 유치원이든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는 절대 빼먹지 말고 그것만 지키면 된다. 교육은 그렇게 하는 거예요. (엄정호)
한 아이가 우리 딸내미를 왕따를 시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거를 애 엄마가 매일같이 저한테 와서 얘기하고, 선생님을 찾아가서 얘기한다는 뭐 한다고 그랬었는데, ‘제가 아니다. 이건 딸이 더 많은 친구를 얻기 위한 과정이니까 조금 참아주고 가만히 기다려주자’ 그리고 지금은 다른 친구도 더 많이 사귀고 자기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엄정호)

윤상호씨는 자녀의 양육에 관심이 있으나 양육은 아내의 몫이라 생각해서 아내의 결정을 따르는 편이지만 자녀의 학업에 있어서는 확고하게 자기 뜻을 관철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네 ‘아무래도 여기서는 열심히 공부 안 하면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치열하다 보니까 여기서 지기 싫으면은 공부래도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해주죠. (중략) 그냥 애들 한국 사람 못지않게 잘 키우면 된다. 네. 그거 뭐 애들이 똑똑하고 하면 무시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죠 그렇잖아요. 다문화가정이라 해서 더 똑똑하고. 남한테 안 뒤지면 뭐 흠 잡힐 게 없잖아요. (윤상호)

(2)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 ‘다문화가정이라 하면 결혼문제 있어서도 조금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이 집단의 아버지들은 자녀가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정체성을 가지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구자가 “자녀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한국인이지”라며 직접적 언어로 표현한 아버지들은 소수였다. 자녀가 아내의 출신국에 관해 탐색하는 것에 관여하지 않는 모습, 다문화 자녀라는 것이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관해서만 걱정하는 모습을 볼 때 이 집단 아버지들이 자녀가 한국인으로 자라기를 원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자녀를 둔 윤상호씨는 훗날 자녀의 결혼에 다문화가족이라는 것이 부정적 영향을 줄까 이른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볼 때 윤상호씨는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 형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다문화가정이라 하면 결혼문제 있어서도 조금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제 생각이 그래요. 부모가 반대하는 경우도 결혼에 있어서. 자기들은 좋지만, 부모는 또 아닐 수도 있단 말이에요. (윤상호)

비다문화 학생과 자신의 자녀를 차별적으로 대하는 담임 선생님을 학교에 항의한 적이 있는 김영환씨는 “한 번 큰 애가 와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나만 미워하는 거 같고 자꾸 나만 볼때기 잡아 땡기고 그래서 내가 학교를 한 번 갔었는데 그라고 나서는 이제 학교 3학년 올라가고 나니까”라며 다문화 자녀에 대한 사회적 차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과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아내의 출신국에 대한 참여자들의 태도였다. 이 집단의 아버지들은 아내의 출신국에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살기 좋은 곳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의 출신국에서 자녀가 사는 것에 대해서는 자녀가 적절한 교육과 문화를 누리기 어렵다고 말하며, 자녀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으로 아내의 출신국에 대한 묘사가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녀가 어렸을 필리핀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는 엄정호씨는 필리핀에 대해 긍정적인 묘사를 했지만, 자녀만큼은 한국에서 거주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굳이 제 생각은 거기 가서 사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있으면서 배움에 터가 넓잖아요. 필리핀 가면 수학 같으면 한국은 초등학생들이 배울 거를 여기는 중생들이 배운다고. 친구를 사귀려야 사귈지도 모르고 거기 언어 자체가. (중략) 네 그때 가고 싶으면 ‘인제 니들 대학교 들어가고 그러면은 엄마 아빠는 필리핀 가서 살 거니까 엄마 아빠 보고 싶으면 거기로 와 니들이’. (엄정호)

(3)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 ‘좋죠, 뭐 알려주고 그러면 자기들도 배우는 거고’

이 집단의 참여자들은 자녀의 이중언어사용에 관여하지 않았다. 아내가 자녀에게 출신국 자녀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자녀에게 이중언어 구사의 중요성을 설명하거나, 아내의 언어교육을 잘 따를 수 있도록 자녀들에게 당부하는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참여자들이 아내의 모국어 교육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아내의 모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자녀의 미래 생활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내의 모국어 구사가 아내와 자녀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거나,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은 고려되지 않고 있었다.

알려주는 거야 좋죠. 뭐 자기 나라말 또 영어도 아니지만, 장인 장모도 거기 사시니까 (중략) 뭐..뭐라 그래야 돼 좋죠. 뭐 알려주고 그러면 자기들도 배우는 거고. (김영환)

본 집단의 참여자들 중에는 아내의 모국어 교육에서 한국에서 아내의 모국어 사용 빈도나 활용도를 고려하고 있었다. 필리핀 아내와 결혼한 윤상호씨는 타갈로그어는 자녀가 한국에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알려주지 않고, 영어를 주로 알려주고 있었다. 또한, 자녀가 어렸을 때 가족 모두가 필리핀에 거주했던 엄정호씨는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자녀의 미사이어(필리핀어) 사용의 빈도가 줄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활용도가 높은 영어의 경우 자녀들의 발음이 다른 또래들과 비교했을 때 좋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전에는 애들이 엄마하고 매일 한국말은 안 하고 그러더니, 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또 필리핀 말은 안 해요. 한국말만 해요. 엄마가 얘기하면 다 알아듣기는 하는데 말을 안 하려고 하더라고요. (중략) 근데 학교에서 배우니까, 발음은 한국 애들보다는 낫죠. 그러니깐 선생님이 집에서 따로 영어를 가르치는 줄 알고 학부모님들이 와서 ‘우리 애들도 같이 영어 공부 좀 시켜 주면 안 되냐’ 그래서 우리는 애들한테 영어를 따로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랬죠. (엄정호)
3)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

참여자 본인과 자녀 모두 다문화가족이 아니라고 거부하며, 비다문화가족과 동일시되고 싶어 하는 본 집단으로 분류된 총 3명의 참여자들은 사회적 차별과 인식에 대해 결혼이주 어머니와 다른 가족 구성원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었으며, 아내가 한국인으로 적응을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내가 자녀에게 이중민족적 배경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반대하며, 자녀가 한국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필요한 자질만을 가르쳐 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1) 양육참여 : ‘애들은 다 엄마 책임이지’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들은 다문화가족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 예컨대, 네팔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자신의 고향에 사는 박정남씨는 자녀가 다문화가족의 자녀라는 사실보다 환경적 요인(부부간의 나이 차이, 시골환경)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또한, “인저 애 엄마가 젊으니께 인저 애들은 다 엄마..엄마 책임이지”라며 가부장적이며 아내의 양육적 능력을 신뢰하지 않지만, 양육적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집단의 참여자들은 아내와 갈등적 관계가 종종 면담 중에 관찰되었다.

연구자 : 으흠 그러시구나. 그러면은 그러면 어머니가 그럼 혹시 이렇게 알려주고 하시는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뭐 언어 나 이런 거 알려주는데.김정호 : 에이 뭐 이유는 없어. 없어. 배우려고 하니까.연구자 : 배우려고. 하민이(가명)가 배우려고 하니깐 그냥 하시는구나.아내 : (설거지하다가 화난 말투로) 할아버지 할머니 함께 있을 때 배우고 대화하는 거.
아내하고는 거의 대화가 없어요. 아버지처럼 생각하는 것인지 세대 차이가 있으니까 대화가 잘 안 돼요. (중략) 이건 남편이 아니고 무슨 아버지처럼 의지하려고 해요. 그게 제일 문제죠. 뭔가 서로가 감싸주는 게 아니고 의지해요. (오경수)

(2)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 ‘후진국이니깐 구태여 뭐 거기 가서 살라고 할 필요가 없지’

이 집단의 참여자들은 아내의 출신국에 대해 부정적 생각하고 있다.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초등학교 5힉년 자녀를 둔 만 66세 김정호씨는 “못사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우리네 개장 같은 데서...”라며 아내의 출신국을 존중하지 않으며, “여기보다 아직 후지니깐 후진국이니깐 구태여 뭐 거기 가서 살라고 할 필요가 없지”라며 한국문화를 배우고 한국인으로서 사는 것이 자녀에게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본 집단에서 두드러지는 점으로는 다른 집단의 참여자들과는 달리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해 뚜렷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자녀를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중민족정체성이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자녀가 성장 후 한국 사회 정착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이중민족적 배경을 가지는 자녀가 한국 생활이라는 하나의 선택지만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피는 반반씩 섞여도 그렇죠? 이리 봐선 별 차이 없어요. 이게 한국인하고 별 차이가 없어요. 다문화가정이라고 하니까 그렇지 그렇게 말 안 하면 한국인하고 똑같죠. 네? 자꾸 다문화가정이니까 더 의식해서 생각이 가지. 의식 안 한다면 똑같아요. (중략) 어차피 한국에 살아야죠. 우리나라보다 약소한 나라이고 경제적으로 차이가 있으니까 내가 좋은 얘기를 안 하게 되는 거예요. 만약에 미국이라면 더 좋은 얘기할 수 있는데 좀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나라니까 좋은 얘기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오경수)
한국인이지. (중략) 아녀... 아무래도 거기 가는 거보다는 여기 있는 게 아무래도 낫지 거기서 갔을 때도 적응하기도 힘들고 아직은 힘들죠. 거기서 살기가 좀 여기가 익숙해져 가지고 좀 힘들어요. (박정남)

(3)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 ‘한국어하고 같이 접목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고요’

이 집단의 참여자들은 아내의 모국어 사용이 자녀의 학교적응과 한국어 억양에 영향을 줄 것을 의식하여 아내의 모국어 교육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지를 보였다.

한국에서 그걸 또 별로 사용할 일이 없잖아요. 그렇다고 한국어하고 캄보디아어하고 같이 접목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고요. 그래서 그냥 크게 그 나라 말을 배울 필요가 없더라고요. (중략) 하여튼 학교 공부에 더 치중해야지. 그 어머니 나라 그 캄보디아어를 그렇게 많이 집중해서 공부할 필요는 없잖아 이거예요. 이거 한국어, 한국. 이 학교 교육이 먼저죠. (오경수)

한편 연구참여자 중 고령에 속하는 만 57세인 박정남씨와 만 66세인 김정호씨는 아내의 모국어 교육에 아예 관심이 없고, 교육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양육은 아내의 몫이라고 생각해 한국어 교육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채옥희와 홍달아기(2007)의 연구에서 나이가 많은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들이 배움에 대한 의욕이나 능력이 없으므로 한국에 온 아내가 한국말을 배우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특히, 박정남씨는 면담 중 지속적으로 자녀의 학업적인 부분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 한국어 교육에 기여하지 않을까 했지만, 아내가 한국어를 공부해서 한국어 교육을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죠. 그럴 때마다 (아내가) 존댓말 쓰라고 하고 저기 잘 인사하라고 하고 애들 바르게 하라고 하고. (박정남)

김정호씨는 아내가 한국어를 배워서 자녀에게 한국어를 위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관해서는 ‘배워도 좋고 안배워도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캄보디아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서 자녀가 배우기를 원하고 있으니까 아내가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았다. ‘가끔씩. 둘이 장난할 때 써’ 캄보디아어보다는 자녀가 마을회관에서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 뭐 난 모르니께. (자녀)지가 아르켜 달라고 하니깐 아르켜 주는거지. (중략) 말이야 뭐 사는 건 한국에서 살더라도 그 짝말도 하면 상관없지. 뭐 아니 지금 뭐 몇 개 나라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김정호)

(4)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 ‘아내가 얼마만큼 하냐에 따라서’1)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아버지들은 국제결혼으로 마주하게 된 사회적 차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외면하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다문화가족에 관한 차별은 아내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외국인이라고 해서 누가 저기 하는 게 아니고 본인이 얼마만큼 하냐에 따라서 이쁨도 받고. (중략) 한가지 외국인 여자들은 고집이 세다는 거. 외국인들이 그러니깐 자기의식이지 그게. 자기를 무시하는 그것만 생각하고. (김정호)
이제 엄마가 노력을 많이 해야겠죠? 한국말도 또박또박해야 하고 그러면 외국 사람이 아니네? 그런 저기가 있을 거 아니에요. (김영환)

참여자들은 다문화가족이라는 인식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걱정하고 면담 중에 이를 의식해서 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굳이 센터에 갈 필요가 있나. 얘기해요. 그냥 나하고 내 스스로. 그냥 스스로 알아서 둘이서 하고. 모르겠어요. 여러 사람 말이 나가면 안 된다 그래 가지고. (김영환)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을 물어보자 필리핀 출신 아내와 결혼한지 11년차에 접어든 엄정호씨는 “저는 편견을 안 가지고, 회사에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했어요”라며 자신은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차별을 받는 대상이 아닌, 차별적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주류사회에서 속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 대답을 했다. 또한,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결혼하여 2명의 자녀를 둔 오경수씨는 다문화가족 단위가 아닌 아내를 따로 구분해서 아내에 대한 차별을 언급했다

만약에 미국, 미국 같으면 그렇게 안 했을 텐데 이제 못 사는 나라니까 조금 멸시하는 차이에서 그런 것 같아요, 그게요. 지금은 그런 거 많아요. 외국인이라고 나가면 인건비를 덜 준다든가, 좀 더 일을 더 시키든가 차별적인 약간 있어요, 지금도요. (오경수)

본 집단의 참여자들은 자녀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이 있지만, 본인의 자녀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네 그래서 뭐 애들이 ‘넌 어디네 저기네 이렇게 엄마는 어디네’ 그런 저기는 없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중학교 올라가 봐야 알겠지만, 초등학교는 뭐 그렇게 그런 건 없더라고요. (김영환)
그런 문제는 별로 못 느껴요. 내가 이런 소리 하면 뭐 하지만 우리 애들은 피부가 그렇게 검지 않으니까 말 안 하면 다문화가정인지 몰라요. 티 안 나요. 다문화가정이면 이마에 쓰여 있나요? 그러니까 그건 별로 못 느껴요. 아까도 말했지만, 언어도 크게 불편함이 없지만 성격 문제죠. (오경수)

(5)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 : ‘지금 뭐 나가서 다문화인지 어떤 건지 알아?’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본 집단의 참여자들에게서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실천양상은 자녀의 사회적 차별에 대해서 완강한 거부반응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이 자녀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대해 참여자들은 자신의 자녀가 차별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집단과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의 아버지들 모두 자녀는 다문화가족의 자녀로서 살지 않고 한국인 가족과 동일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차별을 외면하고 있거나, 자녀를 한국인과 동일시하여 생각하기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본 집단의 참여자들은 자녀가 다문화가족임을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를 볼 때 참여자들은 다문화가족의 자녀라는 사실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문제는 별로 못 느껴요. 내가 이런 소리 하면 뭐 하지만 우리 애들은 피부가 그렇게 검지 않으니까 말 안 하면 다문화가정인지 몰라요. 티 안 나요. 다문화가정이면 이마에 쓰여 있나요? 그러니까 그건 별로 못 느껴요. (김영환)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지금 뭐 나가서 다문화인지 어떤 건지 알아? 얼굴색이 틀린 것도 아니고 그런 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안 해 봤어요. 지금 다문화 애들이 하두 많으니까 그런 생각을 생각을 해보덜 안 했어. (김정호)
네 그럴 때는 ‘기죽지 말고 너는 뭘 잘했냐’. 그럴 때는 당차게 나가라고 자신 있게 뭐 기죽을 거 없으니까. 나도 한국인이다. (윤상호)
그냥 똑같은 사람이다. 뭐 그렇게 하면 걔들한테도 이? ‘우리도 내내 똑같다 한국 사람이다 똑같이 사람인데, 왜 나만 따돌림을 당하느냐 같이 좀 어울려서 같이 공부도 하고 같이 공부도 하고 그렇게 해야지, 왜 그렇게 얼굴 좀 틀리다고 말도 그렇고 다 똑같은데 얼굴 색깔이 좀 틀리다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그렇게 해야지 뭐. (박정남)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집단과 동일하게 본 집단의 참여자들도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한국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대처방식을 사용하지만, 그 목적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집단에서는 차별을 인정하며 공부를 통해 다문화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자녀가 해방되고, 궁극적으로 다문화가족의 자녀로서 인정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집단에서는 차별의 존재를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한편으로는 공부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인정을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교육과 한국 사회 적응에 많은 걱정과 관심이 있는 오경수씨는 자녀가 피부색과 억양에 차이가 없으므로 차별을 당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전문성만 키운다면, 한 가지만 잘한다면 인종차별 없잖아요”라며 자녀가 공부를 통해 인종차별을 받지 않고, 한국인으로 인정받기를 바라는 오경수씨의 의중이 드러나는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자녀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던 황광수씨도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한국 사회에 적응했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국에 살으니까 한국 사람으로 많이 인식하죠. 피는 반반씩 섞여도 그렇죠? 이리 봐선 별 차이 없어요. 이게 한국인하고 별 차이가 없어요. (오경수)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이중민족사회화 개념을 사용하여 아버지가 자신과는 다르게 이중민족적인 배경을 가지는 다문화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지를 심도있게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14명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를 2번씩 심층면담하여 아버지들의 이중민족사회화 관련 양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경험에 기반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료분석 결과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이 핵심적인 주제로 나타났고, 그 정체성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1)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 2)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3)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3가지 집단으로 분류가 되었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에 따라 구별된 집단에서 나타난 양육참여,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를 살펴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첫째,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체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그동안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양육과 관련된 선행연구에서 인구사회학적 요인의 영향은 일관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몇몇의 선행연구는 아버지의 경제적 요인과 교육 수준이 아버지의 양육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지만(이진숙, 2007), 일부 연구에서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주며 대다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부족한 양육 경험 때문에 인구사회학적 요인이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김낙흥, 장소정, 2012). 이처럼 선행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양육을 세분화하지 않고, 인구사회학적 요인에만 집중하여 비다문화가족 아버지와는 다른 양육적 상황에 처한 다문화가족 아버지의 양육을 설명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더불어,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은 기존의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정체성 관련 요인(가족지향가치관, 문화관용력, 다문화가족의 정체성)과 맥을 같이하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공수연, 양성은, 2011; 박정윤, 안진경, 2014). 이를 볼 때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영향을 주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은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함께 아버지의 양육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연구할 때 고려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임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논문의 연구결과는 한국 다문화가족의 이중민족사회화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관해 논의를 끌어냈다는 이론적 함의를 가진다. 국내에서 수행된 선행연구에서 이중민족사회화는 “부모가 서로 다른 민족을 가지는 가족 내에서 민족적으로 소수자인 한쪽 부모의 민족과 문화를 자녀에게 전수하고 주류사회에서 마주하게 될 차별과 편견에 대비시키는 일련의 과정”(이지연, 그레이스정, 2020, p. 376)으로 정의되며, 결혼이주 어머니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집중했다. 결혼이주 어머니의 이중민족사회화를 탐구한 선행연구들은 소수민족을 가지는 어머니가 자신의 민족적 배경을 자녀에게 어떻게 전수하고 있는지를 알게 하여 이중민족사회화 연구에 기여했다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중민족사회화에서 아버지의 역할과 수행에 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본 연구를 통해서 보고되었다. 본 연구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으로 구성되는 외국의 다문화가족과 구별되게, 출신국에 따라 주류민족과 소수민족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남성이 주류민족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족에서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적 배경 관련 양육을 살펴봄으로써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연구에 기여하였다. 그동안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모국어 사용에 지지하는 정도, 이중문화 지향성의 수치를 척도로 측정한 양적연구만 수행되었다(김혜성, 그레이스정, 2019; 허청아, 그레이스정, 2015).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 아버지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의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이중민족사회화의 하위개념을 한국인 아버지의 목소리를 통해 살펴본 것이기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들은 아내의 소수민족 배경에 대해 직접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아내의 모국어 교육에 자녀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자녀가 출신국에 대해 알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 아내의 출신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 했다. 그리고 특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는 한국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진로 부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주류민족에 속하는 아버지들은 한국에 존재하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적 시선에 대해 자녀에게 미리 인지시키고, 자녀가 이를 수용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처럼 한국에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이중민족사회화를 수행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한국에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현실적인 이중민족사회화의 수행을 살펴봤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보고하였다. 또한,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에서 가족 단위의 이중민족사회화에 관한 논의를 끌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연구에서는 가족단위의 이중민족사회화에 관해 탐구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셋째,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들을 동질적 집단이 아닌 입체적인 집단으로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문화가족 아버지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 양상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다. 먼저,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 집단은 자녀에게 이중민족정체성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에 관해 배우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차별을 수용하거나 자기 계발(공부, 운동)을 통해 대처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이에 반해 다문화가족에 정체성이 없는 아버지들은 자녀가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정체성을 가지기를 원하고 있으며,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관해 반대하거나 관여하지 않고 있다. 또한, 자녀가 경험하고 있거나, 경험하게 사회적 차별에 관해 완강히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본 연구의 결과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들은 단일한 특성만을 가지는 동질 집단이 아니며, 다양한 특성을 가진 이질적인 집단임을 보여준다. 다문화가족 집단 내 한국인 아버지의 다양성을 보여 준 본 연구는 개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개입방안 및 프로그램 제공에 기여할 수 있다.

넷째,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에 대한 고정관념 해소에 기여했다. 우리나라 다문화가족은 매매혼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이 강하며(장유민 외, 2021), 한국인과 결혼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젊은 여성과 하는 결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다문화가족의 부정적 이미지는 대중매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다문화가족 아버지의 폭력(강나림, 2021)에 관한 기사가 최근에도 나오고 있으며, 결혼이주한 아내의 한국 부적응에 주요한 원인을 제공하거나, 무기력한 존재로 해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김계하 외, 2013). 본 면담에 참여한 아버지들도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인식하고 있었다. “남자가 술 먹고 패는 거. 뭐야 음식냄새 난다고 아마 티비에서 봤어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뭐.. 욕하는거 그런거 절대 안해요(최영수씨)”.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는 양육 경험이 부족하며, 자녀 양육에 관여하지 않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기술하고 있다(김낙흥, 장소정, 2012; 이경화, 임희정, 2012).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집단 안에서도 아버지들은 차이가 있으며, 아내의 양육을 돕고, 자녀가 이중민족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아버지 집단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는 일부 다문화가족 아버지들의 부정적인 행동만이 과도하게 보고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실천적 제언을 제안한다.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에게 자녀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대처에 관한 가이드가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문화가족에 정체성을 느끼고 있는 아버지 집단과 정체성을 느끼고 있지 않은 아버지 집단 모두는 자녀에게 사회적 차별에 대처하는 구체적 가이드를 제공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아버지는 이중민족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차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일 수 있다. 실제 면담에서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집단의 2명을 제외한 대다수 아버지들은 학교의 선생님이 잘 대처해 주기를 바라거나, 그냥 단순히 자녀의 친구들에게 ‘다문화가족이라고 무시하지마’식의 일시적인 갈등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말 정도를 자녀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으며, 장기적인 대처방식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버지들에게 이중민족자녀들이 경험하고 있거나, 앞으로 성장 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는 차별들에 대해 알려주고, 이 차별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자녀의 발달에 긍정적일 수 있는지 다양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요구된다.

더불어, 다문화가족으로서 정체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및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족에 대해 아버지의 정체성이 중요한 주제로 나타난 본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을 위한 부부단위의 다문화가족프로그램을 제안한다. 다문화가족 정체성을 느끼고 있는 아버지 중에는 부부단위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부부단위의 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아버지들의 경우 센터이용을 본인도 하지 않고 아내의 이용에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가족센터에서 실시된 부부단위의 프로그램의 효과를 찾아보기 위해 문헌을 고찰한 결과, 선행연구에서 다문화가족 아버지들은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았다(김선미 외, 2017; 이현아, 2020). 앞으로의 후속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센터 프로그램의 효과와 경험을 살펴보는 연구가 수행되어 부부단위 프로그램에 아버지들의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또한, 가족센터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후속관리가 필요하다. 과거 센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엄정호씨는 “막상 가서 보면 아는 사람들끼리만 얘기하고, 그럼 내가 보면 ‘아 내가 여기 뭐하러 왔지’ 이런 생각이 들고 좀 반갑게 맞이해주고 같이 어울려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어울리는 사람끼리만 어울려서 또 하나의 단체를 만들어 버리니까 이게 거리감이 생기는 거예요. 가고 싶어도”라며 센터 안에서 적응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을 높이고, 가족센터에 아버지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연구를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프로그램과 후속관리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앞으로의 후속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들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체성에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이라는 집단에 대한 아버지의 정체성에 따라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이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도출되었는지 밝히지 못했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후속연구에서는 보다 많은 수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 대상으로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체성을 탐구하여 이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자녀의 연령에 따라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이 달라지는지 심도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면담 중 중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들의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은 초등학생을 둔 다른 아버지들과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녀의 진로에는 관여를 하고 있어 차이가 나타났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경우 진로, 진학 및 직업(직업 선택, 보수 등)에 대한 고민이 25.3%로 나타났고, 만 13세 이상에 한정하여 분석한 결과, 진로, 진학, 취업에 대한 고민이 48.2%로 대략 1.9배 정도 더 늘어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여성가족부, 2019). 즉, 자녀가 자신의 미래와 진로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는 중학교에 진입하게 되면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진로에 대한 관여가 증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 자녀를 둔 2명의 아버지만을 살펴봤기에 연령효과를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농촌과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지역적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10만 인구가 거주하는 △시의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다. 농촌과 도시지역 결혼이주여성의 가족갈등과 생활만족도를 살펴본 김진희와 박옥임(2008)에 따르면, 가족갈등은 도시지역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농촌과 도시지역의 결혼이주여성의 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요인은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후속연구에서는 농촌과 도시지역을 구분해서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이 후속연구에서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구는 질적연구를 통해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의 5개 영역을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서 집단별 차이가 나타나는 영역에 중점을 두어 연구결과를 서술하였기에 연구에서 살펴본 이외의 요인들은 연구결과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면담 중에는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들을 물어봤고 결혼생활뿐만 아니라, 결혼 전 참여자의 학창 시절, 고향, 직장 경험, 가족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어느 한 시점이 아닌, 민족적 주류에서 민족적 소수가 포함된 집단으로 사회적 인식의 전환 경험에서 야기되는 어려움 및 적응과정과 같은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행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아버지의 ‘아버지’로서의 역할에만 초점을 뒤서 결혼 후 직면하게 되는 아버지 역할의 어려움을 서술하고 있다(이경화, 임희정, 2012; 이은희, 이정란, 2012; 정혜원, 2017; 조미영, 주영은, 2013; 최예지, 2016). 하지만, 국제결혼 전 한국인 아버지의 개인적인 경험도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주요한 연구결과로 서술하지 않았지만, 면담에서 최영수씨는 어린시절 학구열이 높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다른 형제와 다르게 자신만 서울로 대학을 가지 못했기에 부모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고, 학업적으로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다문화가족의 자녀인 자기 아들의 학업적 능력에 대해서도 걱정하며, 공부를 통해 자녀가 차별에 대처하기를 원했다. “공부만 잘하면 남들이 부러워할 것 아니냐”, “특히, 공부 잘한다는 게 기분이 제일 좋아”, “어떻게든 벌어서 가르쳐야지”. 또한, 권경운씨, 박상철씨, 엄정호씨는 결혼 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일을 했었는데, 그때 같이 일했던 경험이 결혼 후에 아내의 출신국을 이해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이처럼 후속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 한국인 아버지의 이중민족사회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제1저자의 석사학위논문의 일부를 수정 및 보완한 것임

Notes
1)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집단과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은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영역과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 영역에서 구별되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아버지 집단으로 재명명하고 영역을 서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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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이름
(가명)
만 나이
(아내와
나이차이)
본인
직업
본인 월평균
소득
본인 학력 혼인기간 자녀 만 나이
(학년)
아내 만
나이
아내 직업 아내 학력 아내 국적
최영수 56세
(19살)
공장 201∼250만원 전문대학 10년 8세(초2) 37세 회사원 중학교 캄보디아
권경운 50세
(17살)
건축 201∼250만원 고등학교 13년 2세, 5세,
9세(초3),
11세(초5)
33세 가사 중학교 베트남
박정남 57세
(24살)
농업 251∼300만원 초등학교 11년 9세(초3),
10세(초4)
33세 농업 고등학교 네팔
김정호 66세
(30살)
농업 251∼300만원 초등학교 13년 11세(초5) 36세 회사원 초등학교 캄보디아
황광수 46세
(9살)
농업 151∼200만원 고등학교 13년 12세(초6) 37세 회사원 초등학교 캄보디아
김영환 47세
(16살)
설비 301
이상
고등학교 10년 6세, 7세(초1),
9세(초3)
31세 공장 중학교 캄보디아
박상철 55세
(16살)
건설업 251∼300만원 고등학교 10년 7세(초1),
8세(초2)
39세 가사 중학교 베트남
강동수 57세
(14살)
농업 101∼150만원 중학교 18년 10세(초4),
12세(초6)
43세 농사 대학교 중퇴 필리핀
윤상호 53세
(22살)
버스
기사
151∼200만원 고등학교 10년 8세(초2),
9세(초3)
31세 회사원 전문대학
(2,3년제)
필리핀
이정훈 56세
(11살)
생산직 151∼200만원 고등학교 13년 8세(초2) 45세 생산직 전문대학
(2,3년제)
필리핀
노창수 52세
(16살)
공장 301만원
이상
고등학교 7년 5세,
7세(초1)
36세 밤공장 대학교 필리핀
엄정호 52세
(21살)
배관
설비
251∼300만원 고등학교 11년 8세(초2),
10세(초4)
31세 주간
알바
고등학교 필리핀
오경수 67세
(31살)
자영업 151∼200만원 고등학교 14년 10세(초4),
13세(중1)
36세 밤까기 중학교 캄보디아
장명호 60세
(6살)
농업 201∼250만원 중학교 20년 14세(중2),17세
(고2),18세(고3)
54세 가사 중학교 태국

표 2.

주제분석을 통해 범주화된 주요 주제 목록

하위코드 주제 핵심주제 범주
양육참여 엄마를 좀 이해하자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버지 집단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본인 생각을 듣고 그런 다음에
어떻게 할 건가 결정해야죠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아 그렇구나 같이 동의하고.
한국은 그런데 조금 차이가 있구나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편견이 조금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 집사람이 외국인이라 이해를 하고
양육참여 이제 엄마가 노력을 많이 해야겠죠?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집단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다문화가정이라 하면 결혼문제 있어서도
조금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좋죠, 뭐 알려주고 그러면 자기들도 배우는 거고
양육참여 애들은 다 엄마 책임이지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
자녀의 이중민족정체성에 대한 견해 후진국이니깐 구태여 뭐 거기 가서 살라고 할
필요가 없지
자녀가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태도 한국어하고 같이 접목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고요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인식 아내가 얼마만큼 하냐에 따라서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아버지 집단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 집단 + 다문화가족임을
거부하는 아버지 집단)
자녀가 경험할 잠재적 차별에 관한 대처방식 지금 뭐 나가서 다문화인지 어떤 건지 알아?